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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역경 다룬 책, 영어·불어 출간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 문제가 국제적인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탈북자들의 역경을 담은 두 권의 책이 각각 프랑스와 미국에서 출간 또는 출간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두 책 모두 저명 외국 언론인들이 저술했는데요, 유미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탈북 여성이 겪은 고난을 그린 ‘북한, 지옥 탈출 9년’이라는 제목의 책이 프랑스어로 출간돼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김은선이라는 가명의 한 탈북자가 겪은 탈북 과정을 생생하게 소개한 이 책은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 피가로’ 신문의 서울 주재 특파원 세바스티앙 팔레티 씨가 펴냈습니다.

김 씨는 어머니와 함께 세 차례에 걸친 시도 끝에 중국으로의 탈출에 성공해 지난 2006년 한국에 도착했습니다.

한 가족의 처절한 탈북 과정이 이 책을 통해 프랑스어로 생생하게 전해지자 프랑스 TV와 신문, 잡지 등이 내용을 보도하는 등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팔레티 특파원은 6일 프랑스 파리의 한국문화원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인들은 전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공산국가 북한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그동안 북한 사람들을 만날 기회는 없었다”며 이 책이 프랑스에서 주목 받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탈북 시도 9년만에 한국에 와 지난 2009년 대학에 입학한 김 씨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북한의 실상을 알리고 싶었다”며, “프랑스인들이 북한의 실상을 제대로 알고 끝없는 관심을 가져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오는 29일 미국에서 출판되는 ‘14호 수용소 탈출’(Escape from Camp 14)’이라는 제목의 책 역시 한 탈북자의 역경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평생을 갇혀 살다 극적으로 탈출한 신동혁 씨의 이야기로,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 동아시아 지국장을 지낸 블레인 하든 씨가 펴냈습니다.

지난 1982년 완전통제구역인 정치범 수용소 14호에서 태어난 신동혁 씨는 23살이 되던 2005년, 극적으로 탈출에 성공해 중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 태어나 탈출에 성공한 사람은 지금까지 신 씨가 유일합니다.

하든 씨는 서울특파원 시절 신동혁 씨에 대한 인터뷰 기사를 `워싱턴포스트’에 게재했고, 당시 기사는 미국 독자들로부터 큰 충격과 반향을 불러일으켰었습니다.

하든 씨는 지난 해 한 주간잡지와의 인터뷰에서, 기사를 통해 다 들려주지 못했던 신 씨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하든 씨는 북한은 전세계 다른 어떤 전체주의 국가보다 더 오래 지속돼 왔지만 철저히 폐쇄돼 알려지지 않았다며, 신 씨의 삶은 외부 사람들에게 북한이 독재를 위해 유지하고 있는 상상을 초월한 잔인함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유미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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