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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니지 전 대통령 궐석 재판 20일 열려


북아프리카의 나라 튀니지의 지네 알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에 대한 궐석 재판이 20일 열립니다. 6달 전 자스민 혁명으로 쫓겨난 벤 알리 전 대통령은 사우디 아라비아로 도피했기 때문에 궐석 재판이 열리는 건데요. 튀니지인들은 이 재판으로 과거의 아픈 기억들이 막을 내리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입니다.

튀니지 당국은 지네 알 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민사법원과 군사법원에서 모두 열릴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재판은 20일 시작되지만 벤 알리 전 대통령은 재판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벤 알리 전 대통령이 도피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튀니지 당국의 송환 요청에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벤 알리 전 대통령은 국가 내란과 살인 음모, 고의적 살인, 마약 밀매, 뇌물 수수 등 수십 건의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법원이 그의 혐의들에 대해 유죄를 선고할 경우 벤 알리 전 대통령은 교도소에서 징역형을 살아야 합니다. 벤 알리의 변호를 담당하는 한 변호사는 AP통신에 벤 알리 전 대통령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벤 알리 전 대통령은 튀지니를 자스민 혁명으로 물들게 한 민주화 시위대에 축출돼 지난 1월 사우디 아라비아로 도피하기 전까지 23년 간 독재 권력을 휘둘렀습니다. 벤 알리가 재판에 참석하지 않은 채 궐석재판이 열린다는 소식에 튀니지 인권 운동가들은 크게 실망하고 있습니다. 튀니지 인권연맹을 이끌고 있는 목타르 트리피 회장의 말입니다.

벤 알리 전 대통령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려는 법적 절차는 대환영이지만 그가 재판에 불참한다는 소식은 통탄할 일이란 겁니다. 트리피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벤 알리 전 대통령의 신병을 인도하도록 미국과 다른 강대국들이 사우디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많은 튀니지인들은 벤 알리 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막대한 규모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지난 1월 반정부 운동기간 중 민주화 시위대는 벤 알리와 측근들의 수십 개에 달하는 사업체와 호화 주택들을 뒤엎고 불질렀습니다.

이제 튀니지 대부분의 지역에는 다시 평온이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소요 사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수도 튀니스에는 거리를 순찰 중인 군인들과 이따금 지나가는 탱크의 모습도 눈에 띕니다.

튀니지는 오는 10월 선거를 통해 제헌의회를 구성한 뒤 새 헌법을 제정하고 이후 총선과 대통령 선거를 치를 예정입니다.

벤 알리 전 대통령의 궐석 재판을 하루 앞둔 19일, 튀니지 민주화 인사들의 얼굴에는 격세지감이 묻어납니다. 튀니지 진보민주당의 누레딘 하밀라씨는 과거 벤 알리 정권에 당한 구타와 고통들이 떠오른다고 말합니다.

하밀라 씨는 옛 정권의 만행을 감안한다면 벤 알리를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하밀라 씨는 그러나 재판은 과거의 일부분이며, 튀니지는 이제 미래의 빛을 향해 나아가야만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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