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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민주화 시위 국가별 현황


튀니지와 이집트에서 시작된 민주화 시위가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아랍세계 각 나라들 마다 조금씩 상황이 다른 것 같은데요, 먼저 리비아와 이집트, 예멘부터 정리해 주시죠?

답) 네, 리비아에서는 군부 내 무아마르 가다피 지지세력이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반정부 시위대가 수도 트리폴리로 접근하자 가다피는 수 천 명의 용병과 비정규군을 소집한 상태입니다.

이집트에서는 1천여 명의 경찰관이 내무부의 해직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군인들이 공포탄을 발사하자 건물에 불을 지르고 화염병과 돌을 던지며 저항했습니다.

예멘에서는 수 천 명이 수도 마나마 진주광장의 반정부 시위에 합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집권당 의원 7명이 탈당해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예멘의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총기 등 각종 무기가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무슨 얘기인가요?

답) 국제 무기조사기관인 ‘스몰암스 서베이’가 2007년에 실시한 조사에서, 예멘 국민 1백 명 당 60정의 총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총기 보유율이 높은

상황인데요, 중앙정부가 허약한 상태에서 국민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그처럼 많은 총기를 보유하게 된 것입니다.

반정부 시위대나 친정부 시위대 모두 총 뿐아니라 수류탄, 박격포탄을 보유하고 있고, 심지어 탱크를 보유한 부족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시위 중에 이런 무기들이 사용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문) 사우디 아라비아와 바레인 상황은 어떤가요?

답)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 정부는 국민들에게 무이자 주택대출과 실업자 지원, 대대적인 부채탕감 등의 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이 같은 조치에 약 3백60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또 공무원 급여를 15% 인상하고, 2014년까지 교육과 사회기반시설 확충, 의료분야 지원 등에 4천억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레인에서는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국왕이 왕정 타도를 기도한 혐의로 복역 중인 시이파 정치범 23명을 포함해 3백 여명에 대한 석방을 명령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알-칼리파 국왕이 리야드에서 압둘라 사우디 국왕을 만났습니다.

문) 두 나라 모두 유화책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네요?

답) 그렇습니다. 사우디의 조치는 불만 세력을 무마해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동쪽에 인접한 바레인의 반정부 시위가 번질 것을 우려해 일찌감치 민심 수습책을 내놓은 것인데요, 하지만 정치개혁이나 사회개혁 조치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불만의 불씨는 남아 있다는 지적입니다.

바레인의 조치는 입헌군주제를 요구하는 시아파 시위대에 대한 양보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아파 야권은 정치범 석방에 대해서는 환영하면서도 내각이 사퇴하고 공정하고 자유로운 총선거가 실시되기 전까지는 정부와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바레인 국왕이 사우디 국왕을 만난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바레인 인구 50만 명 가운데 70%가 이슬람 시아파지만, 권력은 수니파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시아파는 자신들이 직업과 교육, 정치 등에서 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번 시위를 통해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 직면한 바레인의 수니파 국왕이 이슬람 수니파의 종주국인 사우디 아라비아 국왕을 찾아가 사태 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입니다. 사우디는 이웃 바레인에 시아파 정권이 들어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문) 마지막으로 이란과 이라크, 팔레스타인의 상황은 어떤지 전해 주시죠? 세 나라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것 같은데요?

답) 이란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주춤한 모습인데요, 대신 정부가 나서 다른 나라의 반정부 시위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가다피가 리비아 국민들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라크에서는 고위 시아파 종교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시위에 참가하지 말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쿠르디스탄 지방에서 경찰관 한 명이 시위대와의 대치 과정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한편, 팔레스타인의 요르단 강 서안에서는 팔레스타인 청년조직 샤레크가 기자회견을 열고, 요르단 강 서안을 장악한 파타 운동과 가자지구를 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하마스 사이의 분열 종식을 촉구했습니다.


지금까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아랍세계를 휩쓸고 있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한 각국의 상황을 자세히 알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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