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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중전회' 시진핑 장기집권 시동...미국 ‘필리핀과 결별’ 부인


24일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가 개막된 베이징 징시 호텔 주변에서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
24일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가 개막된 베이징 징시 호텔 주변에서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중국 공산당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 이른바 ‘6중전회’가 나흘 일정으로 오늘(24일) 베이징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외신들이 전망해온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여부가 이번 회의에서 판가름될 전망입니다. 지난주 미국과 ‘결별’을 선언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필리핀을 방문한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미국과 필리핀은 여전히 가까운 동반자”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서 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난민 수천명이 수용돼 있는 프랑스 칼레 난민촌이 오늘부터 폐쇄된다는 소식, 어떤 사정인지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 가운데 하나죠? 공산당 전체회의가 오늘 시작됐군요?

기자) 네. 당 중앙위원 200여명과 후보위원 170여명 등 중국 공산당 핵심 인사 370여명이 참석해서 주요 정부 정책과 공산당 지도방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6중전회’, 제18기 중앙위원회 제6차 전체회의가 오늘(24일)부터 오는 목요일(27일)까지 베이징에서 진행됩니다. 두 가지가 핵심 의제입니다. 하나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 초부터 강조해온 ‘반부패 개혁’을 제도화하는 일이고요, 다른 하나는 공산당 수뇌부의 후계구도 확립을 준비하는 일인데,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뒷받침하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진행자) 첫 번째 의제부터 살펴보죠. 중국 공산당이 ‘반부패 개혁’을 제도화한다, 어떻게 하는 겁니까?

기자) 중국 역사상 가장 엄격한 반부패 규정으로 평가되는 ‘당내정치생활준칙’이 이번 회의에서 확정될 예정입니다. 준칙이 제정되면, 당과 정부 관리들의 부패를 관리 감독하는 규정이 대폭 확대되고요, 이 기준에 어긋나는 사람은 곧바로 자리에서 물러나 사법처리 됩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최근 부패관리들을 당과 정부에서 ‘청소’해내는 ‘부패와의 전쟁’을 ‘4대 전면’ 지침 가운데 첫 번째로 꼽히는 엄격한 당 관리, 이른바 ‘종엄치당’과 연결시켜서 강조해왔습니다.

진행자) 중국 관영매체들은 최근 ‘반부패 운동’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고요?

기자) 네. 중국관영 언론은 6중전회 일정을 앞두고 이달초부터 당의 반부패 운동 관련 소식을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관영 CCTV는 최근 벌어진 공직자 부패사건 40여건을 취재해 특별편성한 8부작 다큐멘터리 ‘영원히 길 위에서’를 지난주부터 저녁 8시 ‘황금시간대’에 전국으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저우융캉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이 법정에서 부패 죄를 시인하는 장면이 직접 전파를 탔고요, 하급 지방관리들이 민원인이나 동료들과 함께 식사할 때 어느 한쪽이 밥값을 모두 부담하는 게 아니라 당 지침에 따라 각자 먹은 만큼만 식대를 내는 모습도 담겼습니다. 중국 인터넷에는 이 다큐멘터리의 시청 소감이 몰리는 등 상당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6중전회’에서 공산당 수뇌부의 후계구도 윤곽이 잡힐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반부패 개혁’ 제도화와 함께 이번 ‘6중전회’ 핵심의제가 인사문제를 준비하는 겁니다. 내년에 열릴 당 대회 인선의 틀을 논의하는 건데요.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7상8하’ 원칙, 다시 말해 ‘67세면 새로운 직위에 오를 수 있고, 68세면 은퇴해야 한다’는 당 고위직 인사 원칙을 허물게 될지 여부입니다. 이 원칙을 그대로 적용하면 상무위원 7명 가운데 시진핑 주석과 리커창 총리를 뺀 나머지가 전부 내년에 물러나야하고요, 특히 시 주석의 ‘반부패 개혁’ 운동을 앞장서서 진행해온 왕치산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현재 68세이기 때문에 유임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내년 당 대회에서 이 원칙을 변경하기 위한 준비를 이번 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2020년 제20차 당 대회 때 69세가 되는 시 주석의 임기 연장도 ‘7상8하’ 원칙 폐기 여부에 달려있습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이 강조해온 정책을 뒷받침할 사람들을 계속 끌고 갈 수 있도록 인사 원칙을 바꿀 수 있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어권 매체들은 물론이고 서방언론들도 이번 회의를 전후해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지배’ 체제가 강화되고, 장기집권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해왔는데요, ‘반 부패 개혁’은 다른 정파 사람들을 쳐내는 도구로 사용되고, 인사원칙 변경은 ‘내 사람’ 심기를 강화하기 위한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진행자) 실제로 시진핑 국가주석이 속한 정파가 당과 정부의 요직을 속속 장악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재 중국의 정치구도는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정치적 자산인 ‘공청단’, 공산주의청년단 계열과 장쩌민 전 주석 영향력 아래 있는 ‘상하이방’ 세력, 그리고 혁명원로 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 집단이 얽혀있는 형세인데요, 시진핑 주석이 속해있는 태자당 인사들이 2012년 이후 속속 요직을 장악해왔습니다. 공청단 계열과 상하이방 세력은 당국의 ‘반부패 개혁’ 작업 와중에 자리에서 물러나 부패와 비리 혐의로 최고 종신형까지 받는 등 크게 위축된 상황입니다.

진행자) 시진핑 주석의 1인 지배 체재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시진핑 주석의 권력 강화 분위기는 최근 중국 공산당과 정부 주변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영수’라는 호칭은 공산주의 중국의 토대를 세운 마오쩌둥 전 주석에게만 허용됐었는데요, 관영 인민일보가 최근 이 호칭을 시진핑 주석에게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총리의 업무 영역인 경제 분야까지 최근 시 주석이 직접 챙기기 시작하면서 마오쩌둥 당시 못지않은 '1인지배'체제가 이번 회의를 계기로 강화될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지배적인 전망입니다.

진행자) 이해를 돕기 위해, 중국 정부의 의사 결정 구조를 살펴보죠.

기자) 중국 정부는 ‘민주주의’를 표방한 형식에 따라, 4곳으로 권력이 분점 돼있습니다. 법을 만드는 입법권은 전국인민대표자회의가, 법을 집행하는 사법권은 인민법원이 행사하고요, 정부 각 기관을 운영하는 행정권은 국무원이 담당합니다. 군령권은 인민해방군이 행사합니다. 하지만 공산당 1당독재의 대원칙에 따라서, 이 모든 국가권력이 공산당에 집중돼있는데요, 당은 5년마다 2천여명의 인민대표들이 참가하는 ‘중국 공산당 전국대회’를 열고요, 그 사이에 ‘중전회’를 개최해서 국가 중대사를 논의합니다.

진행자) 중전회에서 논의하는 국가 중대사란 어떤 것들인가요?

기자) 전국대회의 매 차수마다 처음 열리는 ‘1중전회’에서는 당 총서기, ‘2중전회’에서는 국가주석과 총리를 뽑고, ‘3중전회’에서는 새로운 국가지도부의 지도방침과 정책 방향을 결정합니다. ‘4중전회’와 ‘5중전회’에서는 당시 국가적 현안이 논의되는데요, 지난해 열린 5중전회에서 중국이 35년간 유지해온 산아제한 정책인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모든 부부에게 2명까지 출산을 허용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6중전회’에서는 다음 해 열리는 당대회에서 논의할 차기 지도부 인선을 위한 준비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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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지난주 필리핀 대통령이 ‘미국과의 결별’을 선언해서 논란이 일었는데, 미국 정부가 입장을 내놨다고요?

기자) 네. 필리핀과 태국,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3개국을 순방중인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오늘(24일) 필리핀 주요 외교 당국자들과 만났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여전히 필리핀과 확고하게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라고 강조한 뒤, 필리핀 정부의 잇딴 마약사범 의심자 즉결처형에 대해 “좋은 방향이 아니고, 필리핀 사회에 도움이 되지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4일 필리핀 마닐라 외교부 청사에서 페르펙토 야사이 장관과 만난 직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24일 필리핀 마닐라 외교부 청사에서 페르펙토 야사이 장관과 만난 직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진행자) 러셀 차관보가 미국과 필리핀의 동반자 관계를 강조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지난주 중국 방문 일정 중에 “미국과의 결별을 선언한다”는 등 여러 차례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필리핀의 전통적인 친미 외교노선에서 벗어날 뜻을 밝혔습니다. 중국을 새로운 전략적 동반자로 택하겠다고 발표하는 와중에 한 발언이었는데요, 미국 외교 당국과의 사전 조율없이 나온 내용이라 미국 정부는 “당황스럽다”는 논평을 내놨었습니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파장이 커지자 지난 토요일(22일), 미국과의 관계 단절을 의미한 것은 아니었다며 한발 물러났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과의 외교 관계는 필리핀의 국익과 관계가 있기 때문에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그러면서도 필리핀만의 자주적인 외교 정책을 수립할 것이라며 미국과 거리 두기에 나섰습니다.

진행자) 러셀 차관보가 중국과 필리핀의 최근 움직임에 대한 미국의 입장도 밝혔습니까?

기자) 네, 러셀 차관보는 미국은 중국과 필리핀 사이의 긴장이 완화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두 나라의 관계 회복이 미국과 필리핀의 오랜 유대 관계를 훼손하면서 이뤄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러셀 차관보는 또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의 논란많은 발언과 발표들이 많은 나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런가 하면 두테르테 대통령이 곧 일본을 방문한다고요?

기자) 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화요일(25일)부터 사흘동안 일본을 방문합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 농업개발 자금으로 50억 엔, 미화로 약 4천800만 달러 차관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정상회담을 통해 두테르테 정권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도 밝힐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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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동과 아프리카 출신 난민 수천명이 살던 대형 난민촌이 폐쇄된다고요?

기자) 네. 시리아와 이라크를 비롯한 대규모 분쟁지역을 탈출해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 8천여명이 수용된 프랑스 칼레 지역의 난민촌에 대해 프랑스 정부가 오늘(24일) 부터 폐쇄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에 모여있던 난민들은 불안과 초조에 시달리고 있다고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난민촌을 폐쇄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불결하고 열악한 수용환경 때문입니다. 프랑스 정부는 전국 7천여 곳에 대체 거주시설을 마련하고, 오늘 버스 60여 대를 동원해 3천여 명을 이주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당국은 이주 작업을 오는 주말까지 완료한 뒤 칼레 난민촌의 천막과 관련시설을 모두 없앨 예정입니다.

진행자) 안좋은 시설에서 벗어나 대체 거주지역으로 보내준다는 건데, 난민들이 불안해하는 이유가 뭐죠?

기자) 최종 정착지가 어디로 정해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난민들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어디로 가게될지,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다짜고짜 생활터전을 옮기라는 지시를 따른다는 게 여간 불안한 게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칼레 난민촌에 수용된 인원들은 프랑스에 정착하길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국행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영국이 지난 6월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한 이후 심화되고 있는 ‘반이민’ 여론 때문에 이들의 희망이 그대로 이뤄질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프랑스 당국의 계획은 뭡니까?

기자) 프랑스 정부는 칼레 난민촌 수용자들을 일단 난민 재배치 사무소로 이송한 다음, 절차를 밟아 전국 각지의 주거시설로 옮기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최종 정착지가 어떻게 결정될지는 확실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프랑스 이민 당국은 이주 절차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프랑스로 망명을 신청할 수 있는 권한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영국행을 희망하는 난민 2천여명이 칼레 난민촌에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진통이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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