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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에 첨단기술특구 추진 중"


북한은 황금평 위화도와 라진선봉 지역을 경제특구로 개방하는 것 외에도 평양 부근에 첨단기술특구를 건설 중이며, 곧 개방할 것이라고, 북한의 대외무역기구인 조선국제무역촉진위원회 김정기 서기장이 밝혔습니다.

한국의 무역투자진흥기관인 ‘코트라’ 타이베이무역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기 서기장은 지난 2월 말 투자유치 설명회 참석차 타이완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보고서는 타이완을 방문한 북한의 최고위 인사인 김 서기장이 이 첨단기술특구가 곧 문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김 서기장은 더 이상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 민간단체인 기은경제연구소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조봉현 연구위원은 북한 당국이 지난 해부터 평양에 정보기술단지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서기장이 바로 그 것을 언급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연구위원] “ IT나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 개발과 연구단지 이런 것은 가능하거든요. 뭐 그것을 얘기했을 것입니다. 북한의 IT 기술 실력 정도면, 일정기간 교육만 시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거든요”

조 연구위원은 평양에 첨단기술특구가 개방되면 북한도 첨단기술을 전수 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조 위원은 일부 기업들의 경우 이미 북한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많은 나라 기업들이 북한의 새 특구에 진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봉현 연구위원] “아무리 못 들어가도 1백 개 이상은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중국 쪽 기업들이 아무래도 많이 들어갈 것 같고요, 뿐만 아니라 북한은 중국 뿐아니라 유럽이나 이런 국가들을 많이 유치하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싱가포르부터 해 가지고 그런 쪽 기업들도 많이 들어가지 않을까 싶은데요.”

조 위원은 평양의 첨단기술특구는 황금평 위화도 특구나 라선특구 처럼 대규모 북한 인력이 투입되는 특구가 아니기 때문에 북한 당국이 이를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기 서기장은 타이완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서 북한경제가 쇠퇴한 3가지 주요 요인에 대해 언급해 관심을 끌었습니다.

북한의 고위 관리가 공개된 자리에서 북한경제가 쇠퇴했음을 인정하고 그 원인을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보고서는 김 서기장이 사회주의국가의 붕괴를 첫 번째 원인으로 꼽았다고 전했습니다. 1970년대와 80년대만 해도 북한은 한국과 타이완에 견줄 수 있을 정도로 경제가 발전했지만, 1990년대 초부터 유럽의 사회주의국가들이 붕괴하면서 북한과 이들 국가간 경제무역협정이 유명무실하게 되자 경쟁에서 뒤쳐지게 됐다는 것입니다.

김 서기장은 또 북한이 대부분의 자원을 국방과 군사 분야에 사용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국방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경제를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김 서기장은 이밖에 북한은 1995년부터 4년 연속 자연재해가 닥쳐 경제와 식량 생산에 심각한 타격을 받았으며, 여전히 식량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는 것도 북한경제 쇠퇴의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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