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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으로 체제 결속 노려...고립은 심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첫 수소탄시험성공에 기여한 핵 과학자들과 기술자, 군인건설자, 노동자, 일군들에 대한 '당 및 국가표창' 수여식이 진행되었다고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첫 수소탄시험성공에 기여한 핵 과학자들과 기술자, 군인건설자, 노동자, 일군들에 대한 '당 및 국가표창' 수여식이 진행되었다고 지난 13일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 2주가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핵실험으로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많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당국은 요즘 4차 핵실험을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업적으로 포장하기 위해 각종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는 박봉주 총리 등 10만 명이 참가한 가운데 ‘수소탄 완전성공 축하 군중대회’가 열렸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KCNA]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에 완전성공을 열렬히 환영하는 우리 천만 인민은…”

탈북자 출신인 세계북한연구센터 안찬일 소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자신의 권위를 세우기 위해 핵실험을 강행했고, 그 목표를 달성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원자탄보다 무서운 수소폭탄을 갖게 됐다는 것을 만연시키면 북한 주민들은 어떤 적과도 싸워 이길 수 있다고 안심할 수 있고, 그런 측면에서 김정은이 목표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 제1위원장이 핵실험으로 얻은 것은 그게 전부입니다. 북한은 핵실험으로 추가적인 제재와 북-중 관계 악화,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국제적 고립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우선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를 위한 결의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결의안에 북한에 대해 한층 강화된 해운과 금융제재 방안을 포함시킨다는 방침입니다.

이와는 별도로 미국 의회는 지난 12일 양자 차원의 대북 제재를 위한 ‘2015 북한 제재 이행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일본도 독자적인 대북 제재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대북 제재가 가해질 경우 경제가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핵-경제 병진 노선’ 추진도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제를 살리려면 외부에서 자금과 기술, 물자를 들여와야 하는데 4차 핵실험으로 외부 자원을 도입하기가 한층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기업연구소 (AEI)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박사는 북한경제가 핵실험으로 엄청난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에버스타트] "From the regime’s point of view.."

가뜩이나 경색된 북한-중국 관계도 한층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북-중 관계는 지난해 10월 중국 류윈산 정치국 상무위원의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 참석으로 해빙 조짐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지난 6일 핵실험을 실시하자 중국은 ‘결연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안찬일 소장은 핵실험으로 인해 김정은 제1위원장의 베이징 방문도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현재 북한의 핵실험이나 ICBM 가능성을 볼 때 김정은의 베이징 방문은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중국은 북한이 필요로 하는 석유의 90%와 소비재 80%, 그리고 식량을 공급하는 북한의 최대 후원국입니다.

남북관계도 장기 경색 국면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하자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강력 규탄하며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박근혜 한국 대통령] “그동안 우리와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임을 누차 경고해 왔습니다. 이제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 대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합니다.”

실제로 한국 정부는 북한의 핵실험을 남북 8.25 합의 위반으로 간주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는 한편 한국민의 개성공단 출입도 제한하기 시작했습니다.

안찬일 소장은 핵실험으로 올해 남북관계는 사실상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안찬일] "2016년은 벽두부터 초긴장 상태이고 이런 상태가 연말에 대화를 할 분위기로 바뀔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의 북한의 이번 핵실험으로 북한이 미국 오바마 행정부와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도 사라졌다고 지적합니다.

미국과 한국은 그동안 6자회담 재개를 통해 북한과의 대화 재개와 관계 개선을 모색해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핵실험 강행으로 그 같은 전략적 기회를 스스로 없애고 말았다고 래리 닉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녹취: 닉쉬]”I don’t think you really expect much in diplomatic…

지금의 상황에서 외교적 노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결국 김정은 제1위원장은 핵실험을 통해 자신의 권위를 세우는 대신 국제사회의 강화된 제재와 북-중 관계 악화, 그리고 국제적 고립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됐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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