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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북한 내 경사지 관리법 활발히 전파


스위스 외무부 산하 개발협력처가 북한의 헐벗은 언덕에 나무와 농작물을 심는 경사지 관리법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이 기구는 내년으로 예정된 철수를 앞두고 북한 지도층에 대한 교육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스위스 외무부 산하 개발협력처 SDC는 올해 황해북도 연탄군과 린산군에 경사지 관리법 시범사업을 새롭게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카타리나 젤웨거 SDC 북한 담당관은 15일 평양에서 가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은 농경지가 제한돼 식량 생산이 충분치 않아 주민들이 경사지를 경작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젤웨거 담당관은 따라서 SDC가 언덕이나 경사지를 지속가능한 환경친화적 방법으로 경작하는 산림농업을 전수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SDC는 시범지역에서 주민들이 경사지에 사과, 복숭아, 배 등 과일나무와 밤나무, 소나무 등을 심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밀, 감자, 고구마, 밭벼와 채소 등 다양한 작물을 심어 식량 생산을 늘리고, 산울타리를 따라 잔디와 관목을 심어 토끼와 염소, 돼지 등 가축을 사육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SDC의 시범사업은 북한의 국토환경보호성과 공동으로 지난 2003년부터 실시되고 있습니다.

젤웨거 담당관에 따르면 당시 황해북도 수안군에서 시작된 사업은 2009년까지 황주군, 서흥군, 연산군, 사리원시 등 5개 지역으로 확장됐고, 올해는 연탄군과 린산군도 대상 지역에 포함됐습니다.

현재 SDC는 북한 당국과 경사지 관리법을 북한 전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SDC와 북한 당국은 지난 5월 초에도 유엔개발계획 UNDP과 식량농업기구 FAO, 세계식량계획 WFP 등 유엔 산하기구들과 영국의 ‘세이브 더 칠드런’, 아일랜드의 ‘컨선’, 독일의 ‘저먼 애그로 액션’ 등 비정부기구 관계자들과 경사지 관리법을 논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식량안보가 경사지 관리의 최우선 목표임을 확인했다고 SDC는 밝혔습니다.

SDC는 북한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개발협력의 하나로 북한 지도층에 대한 교육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젤웨거 담당관은 올해 스위스, 중국, 네팔 등지로 연수가 계획돼 있고, 이달 초에는 6명의 북한 관리들이 중국에서 작물과 토양 관리에 대한 기술을 익혔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젤웨거 담당관은 내년 말까지 SDC를 평양에서 철수시키기로 한 스위스 의회의 결정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SDC는 현재 철수를 앞두고 북한 내 사업을 다른 국제기구나 현지 협력자들에게 넘기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젤웨거 담당관은 그러나 스위스 정부는 SDC 철수 이후에도 어떤 형태로든 북한에 사무실을 두고 협력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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