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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법원, “총기 소지는 헌법상 기본권”

  • 김연호

미국 대법원, “총기 소지는 헌법상 기본권”

미국 대법원, “총기 소지는 헌법상 기본권”

미국 대법원이 미국인들의 총기 소지 권리를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총기 소지 권리는 연방정부 뿐아니라 주 정부나 지방 정부도 침해할 수 없는 기본권리라는 게 대법원의 입장인데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앞으로 총기 규제에 관한 소송이 봇물을 이룰 전망입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 미국인들은 대법원의 이번 판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요?

답) 그렇습니다. 미국사회에서 개인의 총기 소지는 굉장히 민감한 문제이고 각자의 이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첨예하게 입장이 갈리고 있습니다. 자기 손으로 스스로를 보호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총기와 관련된 범죄와 사고도 끊이지 않아서 논란이 많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대법원이 사법부의 권위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이번 판결에 미국인들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 총기 소지를 정부가 막을 수 있느냐가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이었는데, 대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렸습니까?

답) 대법원은 연방정부 뿐아니라 주 정부나 지방 정부도 개인의 총기 소지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미국에서 개인이 총기를 소지할 수 있는 근거가 돼 온 수정헌법 2조가 주 정부와 지방 정부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겁니다. 대법원은 헌법상 총기 소지 권리가 국민의 기본권 가운데 하나로 인정된다며 이같이 판결했습니다.

) 그런데 대법원이 이미 2008년에 워싱턴 DC의 권총 소지 금지법을 위헌이라고 판결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미국 수정헌법 2조는 총기 소유에 관한 헌법상의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데요, 대법원은 이 조항에 근거해서 개인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총기류를 자위수단으로 소유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따라서 워싱턴 DC가 유지해오던 개인의 총기 소유금지 규정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겁니다.

) 이렇게 이미 판결이 나와있는데 대법원이 다시 총기 소지 권리에 관한 판결을 내린 이유는 뭡니까?

답) 대법원의 2008년 판결이 워싱턴 DC와 연방정부 건물에만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에는 모두 50개의 주가 있는데요, 워싱턴 DC는 이 50개 주에 들어가지 않고 미국의 수도로서 독특한 법적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주 정부나 지방 정부에도 2008년 판결이 적용되는지에 대해서는 그 동안 논란이 많았습니다. 특히 지난 28년 동안 총기 소지를 금지해온 미국 중부 도시 시카고에서 논란이 많았는데요, 오티스 맥도널드라는 사람이 시 당국을 상대로 대법원에 위헌 소송을 냈습니다. 범죄조직과 마약상인들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권총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게 맥도널드 씨의 주장이었습니다.

) 하지만 시카고 시 당국이 총기 소지를 금지했을 때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텐데요.

답) 시카고 시에서 총기 살인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런 규정이라도 있어야 상황 악화를 막을 수 있다는 게 시 당국의 입장입니다. 강력 범죄가 많은 시카고에서 만큼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총기 소지를 규제해야 한다는 겁니다.

) 대법원 판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크게 갈렸죠?

답) 그렇습니다. 9명의 대법관들 가운데 이번 판결에 찬성한 사람은 5명이었고 4 명은 반대했습니다. 대법관들의 이념적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 겁니다. 진보성향의 대법관들은 주 정부와 지방 정부들이 각 지역 실정에 맞게 시민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마련한 총기 규제를 막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 이번 판결로 대법원이 총기 소지 옹호론자들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볼 수 있을 텐데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답) 미국총기협회 같이 총기 소지를 지지하는 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미국 역사상 위대한 순간이었다며 크게 환영했습니다. 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에 대해 명확한 해석을 내린 만큼 총기 소지 권리에 관한 그 동안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는 게 이들 단체의 입장입니다.

) 반면에 총기 소지 규제론자들의 실망이 컸겠어요.

답) 네, 당장 시카고 시 당국이 큰 고민을 안게 됐습니다. 리처드 델리 시장은 지난 28년 동안 시행해온 총기 소지 금지법을 시행할 수 없게 됐다고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규제 찬성론자들은 지방 정부들이 지역 실정에 맞게 합리적인 범위 안에서 실시해왔던 총기 규제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큰 겁니까?

답) 대법원 판결에서는 특정 지역의 총기 규제가 거론되지 않았고 어떤 총기 규제법이 위헌이라는 말도 없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단정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각 지역마다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법률 소송이 봇물을 이룰 전망인데요, 사안별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범죄자나 정신이상자들의 총기 소지, 그리고 학교나 정부청사와 같은 곳에서의 총기 소지를 금지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법원도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규제는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총기 소지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정한 미국 연방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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