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탈북자 2만 명 시대 4] 탈북자 정착 실태와 지원 정책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2010년 맞춤형 취업박람회’에 참석한 탈북자들

지난달 27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2010년 맞춤형 취업박람회’에 참석한 탈북자들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자들의 수가 이달 안에 2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보내 드리고 있는 한국 내 탈북자들의 삶을 다룬 특집방송, 오늘은 네 번째, 마지막 순서로 ‘탈북자들의 정착 실태와 지원 정책’에 대해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지난달 초 한국 국회에서 열린 통일부 국정감사장. 한나라당 김영우 의원은 자체 설문조사 결과 나타난 탈북자들의 저소득 실태와 이들이 겪는 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했습니다.

“개인소득을 보면 56%가 50만원 미만, 그러니까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그런 소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50만원에서 1백만원 사이가 21% 그러니까 결국 77%가 1백만원 미만의 저소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이 한국에 들어오면 한국 정부로부터 정착에 필요한 각종 지원 혜택을 받습니다. 1인 세대 기준으로 6백만원의 기본금과 주거지원금 1천3백만원을 받고 자녀의 교육비, 그리고 보호기간인 5년 동안은 직업이 없으면 월 40만원의 생계 급여도 받습니다.

그러나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 적응해 직업을 얻고 자립하기까지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탈북자 고용률은 2005년 이후 40% 수준을 맴돌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 사람들의 고용률의 70% 수준입니다.

일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단순 저임금 직종에 몰려 있습니다. 지난 2006년에서 올 6월까지 고용노동부가 실시한 직업훈련을 거쳐 직장을 구한 이들을 보면 단순생산직이 29%로 가장 많았고 식당 등 서비스직이 12%, 기타가 40%로 나타났습니다. 사무직은 12%에 불과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탈북자들이 교육 수준이 낮고 한국사회에 익숙하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탈북자는 전체의 7%에 불과합니다.

한국사회에서 유용한 기술도 없고, 학력도 달리는 탈북자들은 대개 당장 돈을 조금 더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일용직을 전전하게 됩니다.

탈북자 출신으로 탈북자 창업 지원단체인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이끌고 있는 김대성 대표입니다.

“한국사회 시스템 4대 보험 같은 문제 그리고 취업해서 앞으로 장기적으로 인생설계를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것들을 수반해서 가르쳐줘야 하거든요. 그런 계산을 잘 못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아파트 나가 일당 뛰고 보름도 못 일하고 나가서 몇 달 누워있고 이런 상황이란 말입니다.”

통일부도 탈북자 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탈북자들의 상황에 맞춰 탈북자들에게 한꺼번에 지원금을 주던 방식에서 취업 교육를 시키고 직업을 갖도록 지원하는 것으로 지원 정책의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통일부 관계자입니다.

“지금은 취업을 한다든지 직업훈련을 한다든지 거기에 따라서 장려금이 나가는데요, 예전에는 오기만 하면 무조건 최저 임금액의 50배, 70배 이런 식으로 해서 돈을 줬는데 그 금액이 통상 3천만원쯤 됐어요, 2007년도에 6백만원으로 내려갔습니다.”

탈북자들은 한국에 들어오면 바로 하나원에서 교육을 받습니다. 이때 남성의 경우 중장비 등 2개, 여성들은 피부미용, 전자조립, 품질관리, 봉제 등 4개 직종 가운데 하나를 골라 직업훈련을 받도록 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인데다 개개인의 사정에 대한 상담도 없이 직업훈련을 받기 때문에 이때의 교육이 실제 직업을 얻는데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이화여대 통일연구원 김화순 박사입니다.

“하나원을 나와서 지역사회 들어가게 되면 이 분들한테 사실은 수백 수천개의 훈련 과정이 열려져 있는 거예요. 본인들은 모르는 거에요. 내가 뭘 해야 될 지 내가 뭐에 적성이 맞는지…”

김 박사는 단계적인 접근법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하나원에서는 탈북자들에게 한국사회의 다양한 직업들에 대한 사전 정보를 줍니다. 그리고 실제 사회에 나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때 상황에 맞춘 상담을 해주고 그다음에 필요한 직업교육을 받도록 하는 것입니다.

한국식 회사 생활을 경험해 보지 못한 탈북자들은 직장생활 에서 오는 갈등과 스트레스를 잘 견디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탈북자들의 직장 내 고민을 상담해 주고 있는 한 탈북자는 많은 탈북자들이 어렵게 직장에 들어가도 동료나 상사와의 불화로 직장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습니다.

“100% 취업을 했다면 퇴사율이 50% 정도로 보시면 돼요, 계속 취업 시켜놓고 사후관리 하다 보면 처음엔 너희도 좀 견뎌라 그리고 회사에도 이 분들이 적응기간이니까 좀 이 기간 동안 서로 배려하면서 타협해 보자고 하는데 3개월이면 잘 가는 거에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김 대표는 하나원에서 받는 한번의 사회적응 교육으로 끝내지 말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보충교육이 이뤄지도록 하면 교육효과를 훨씬 더 높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전국 서른 곳에서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간 지역적응기관인 하나센터가 앞으로 이런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것은 올해 처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처음 하는 분들에게 너무 높은 수준을 요구할 수 없으니까 사업이 2,3년 지나면 처음 하시는 분들이 노하우가 생기고 워크숍 같은 것을 만들어서 교육도 하고 성공사례도 공유하는 부분들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많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화여대 김 박사는 특히 직장 내에서의 갈등을 중재해 줄 전문상담사 제도도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뿐아니라 기업주나 직장 동료들이 갖고 있는 탈북자에 대한 편견이나 문화 차이에서 오는 오해를 줄이는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근본적인 해결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새 삶을 시작하는 탈북자들이 2만 명이 됐습니다. 이들이 한국사회에 잘 자리잡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정부 뿐 아니라 민간 차원에서 노력들이 손을 맞잡아야 합니다. 이들의 성공적 정착은 다가올 통일 시대의 성공을 점칠 수 있는 잣대이기 때문입니다.

한국 내 탈북자 2만 명 시대를 맞아 네 차례에 걸쳐 보내 드린 특집기획, 오늘 순서를 끝으로 모두 마칩니다. 애청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