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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김정은의 북한] 1. 태양절의 주인공 김정은


태양절 행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거수경례로 답하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태양절 행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거수경례로 답하는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김정은 체제의 북한이 빠른 속도로 권력승계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4개월 사이 인민군 최고 사령관과 노동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 핵심 직책을 차례로 거머쥐었는데요.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의 새 지도체제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김정은과 그의 권력 체계를 조망하는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지난 7일부터 17일까지 평양을 다녀온 백성원 기자가 현장에서 본 김정은의 면면과 주민들의 반응을 전해 드립니다.

지난 4월 15일 북한에서 1백 번째 생일상을 받은 사람은 김일성 주석입니다.

실패로 끝난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군사력을 과시한 인민군 열병식 모두 김 주석에 바치는 선물로 간주됐습니다.

하지만 올해 태양절에 그 선물을 대신 받은 주인공은 김 주석의 손자인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었습니다.

[녹취: 열병식 참석 군중 함성]

우레 같은 함성과 박수 속에 등장한 김정은 제1위원장은 지난 15일 첫 공개연설까지 하며 자신의 시대 개막을 알렸습니다.

[녹취: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우리가 믿는 것은 대포나 로켓을 비롯한 그 어떤 현대식 무장 장비가 아니라 사랑하는 병사들이며, 병사들을 위하여 지휘관도 있고 최고 사령관도 있는 것입니다.”

선군을 강조하고 자주권을 내세우면서도 김1위원장은 높낮이가 거의 없는 목소리로 시종일관 연설문에서 눈을 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군중들은 그의 무덤덤한 구호와 손짓에도 열광합니다. 그리고 그에게서 김일성 주석의모습을 읽어내려 합니다.

[녹취: 기자] “들으시고 어떻셨어요?

[녹취: 평양 시민 1] “위대한 수령님 꼭 같으신 우리 최고사령관 동지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녹취: 평양 시민 2] “우렁우렁 하면서 대인들의 그… 수령님, 목소리가 딱 같습니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축하하고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을 애도한다지만 태양절 북한은 온통 김정은 제1위원장 띄우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인민군 병사도 그를 우선 거론합니다.

[녹취: 인민군 병사 김남식] “이번 행사를 통해서도 다시 한번 제 결심이 굳어진 것은 내 한 생을 군복을 입고 우리 수령님과 장군님과 꼭 같으신 우리의 최고 영도자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를 총대로써 받들어 나가겠다는 결심을 더욱 다진 것입니다.”

앞다퉈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건 군복을 입은 병사들만이 아닙니다.

대동강변에 무리지어 앉아 태양절 불꽃놀이 행사를 기다리는 평양시민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현장에 도착하자 일제히 일어나 함성을 지릅니다.

[녹취: 평양시민 만세 함성]

[녹취: 기자] “왜 만세하세요?”

[녹취: 평양시민] “우리 당과 우리 인민의 최고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나오셨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는 주위 사람들을 따라 엉겁결에 벌떡 일어나 구호를 외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녹취: 평양시민 만세 함성] [녹취: 기자] “누가 나오셨어요?”

[녹취: 평양시민] “글쎄, 안 뵈서 모르겠습니다.”

[녹취: 기자] “근데 왜 만세 하셨어요?”

[녹취: 평양 시민] 침묵

이들에겐 경제와 군사력, 과학기술 발전의 정점에 언제나 김정은이 서 있습니다.

심지어 과일나무가 잘 자라는 것도 모두 그의 영도력 덕분입니다.

[녹취: 대동강 과수종합농장 해설강사 김미혜] “우리 농장을 하나 놓고 보아도 그렇습니다. 우리 농장에서 생산되는 사과라는 게 일반 고위급 간부들이야 이런 걸 생각합니까? 인민들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몇이나 되겠는지. 우리 김정은 동지는 인민들을 위해서는 그 무엇도 아끼시지 않는 이런 분이십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해외에서 로켓 기술을 연구한 과학자마저도 김정은 제1위원장으로부터 가르침을 받는다고 말합니다. 세 번째 쏘아올린다는 위성 개발까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진두지휘했다는 겁니다. 기자가 평양 우주관제종합지휘소 백창호 소장와 나눈 대화 내용입니다.

[녹취: 백창호 소장, 평양 우주관제종합지휘소]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서 우리 발사를 몸소 하나하나 가르쳐 주시고 세심히 보살펴 주시기 때문입니다.”

[녹취: 기자] “김정은 부위원장께서 기술적인 부분까지 지도를 하셨나요?”

[녹취: 백창호 소장, 평양 우주관제종합지휘소]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는 현대과학 기술에도 매우 밝으십니다. 다재다능하고 문무재덕을 겸비한 위대한 영도자이십니다. 그래서 계속 지금 세심한 가르침을 주고 계십니다.”

그래서 실패를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1998년 쏘아올린 ‘광명성 1호’도, 2009년 발사한 ‘광명성 2호’도 북한 주민들의 기억 속엔 성공한 ‘위성’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습니다. 김정은의 북한은 발사 실패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녹취: 기자] “13일 발사가 어떻게 됐는지는 알고 계십니까?”

[녹취: 북한 안내원] “예, 알고 있습니다.

[녹취: 기자] “어떻게 된 걸로 알고 있습니까?”

[녹취: 북한 안내원] “우리 정식 보도 나왔죠? 12시에. 우리가 자기 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했다고, 실패했다고 보도 나왔습니다.”

북한의 로켓 발사 당시 평양을 방문했던 미국 조지아 대학의 박한식 교수는 지난 14일 평양 현지에서 이뤄진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를 통해 김정은 시대를 가늠해 볼 만하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박한식 교수] “김정은 대장이 있는대로 발표해, 이렇게 했지 않나 싶습니다. 만약 그랬다고 하면 상당히 저는 고무적으로 봅니다, 앞으로의 상황을. 뭐 기만적이라고 할까, 이런 식으로 안개 속에서 하지 않고 투명성을 가지고 한다… ”

하지만 앞서 발사 실패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한 평양시민은 외부 인사를 상대하는 해외동포원호위원회 소속 직원이었습니다.

그래서 일반 평양 시민에게 다가갔습니다.

[녹취: 기자] “위성 발사가 실패했다는 소식은 어떻게 들으셨습니까?”

[녹취: 평양시민] “실제 듣진 못했습니다. 듣진 못하고, 아직 우리나라에서 공개된 건 없고, 아직 정확한 내용은 모르겠습니다.”

[녹취: 기자] “아직 못 들으셨군요?”

[녹취: 평양시민] “아직 못 들었습니다.”

발사가 실패로 끝난 지 이틀이 지난 뒤였습니다.

김일성 주석의 1백 번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준비한 야심찬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올해 태양절은 김정은 제1위원장 시대 개막을 자축하는 자리가 됐습니다.

하지만 그토록 위업을 쌓아올렸다는 젊은 지도자는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났습니다.

[녹취: 평양시민] “김정은 동지에 대해서 신심도 더욱 크게 생겼고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녹취: 기자] “김정은 부위원장을 처음 아신 건 언제죠?”

[녹취: 평양시민] “당 대표자회 때 처음 노동신문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녹취: 기자] “2010년 9월이네요?”

[녹취: 평양시민] “예.”

[녹취: 기자] “그 전엔 모르셨나요?

[녹취: 평양시민] “그 전에는 얼굴은 잘 몰랐습니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흔적으로 뒤덮인 평양 시내.

평양시 중구역 만수대 언덕에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동상이 나란히 섰고, 가는 곳마다 두 사람의 훈시가 가득합니다.

그리고 이제 그 위에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름이 선명히 더해졌습니다.

미국의 소리 백성원 입니다.

진행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북한 권력체계를 조망하는 `미국의 소리’ 방송의 기획보도, 내일은 두 번째 순서로 김정은 지도체제의 특징과 한계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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