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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66주년 맞는 남북한 - 극단적 대조


수출 화물 선적작업을 하는 부산항
수출 화물 선적작업을 하는 부산항

지금으로부터 66년 전인 1945년 8월15일 한민족은 일제의 식민 지배에서 해방 됐습니다. 그 후 6.25와 분단을 겪으면서 남북한은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한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지만 북한은 아직도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광복절 66주년을 맞아 남북한의 명암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인들은 한 장의 사진을 통해 광복 66주년을 맞은 남북한의 격차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의 도널드 럼스펠드 전 국방장관이 자신의 집무실에 걸어 놓아서 유명해진 이 사진은 인공위성이 한밤 중에 한반도 상공을 촬영한 것입니다.

이 사진은 불야성을 이룬 남한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같은 대도시는 물론이고 지방 곳곳이 대낮 같이 밝은 모습입니다.

반면 북한은 어둠 그 자체입니다. 불이 켜진 곳이라고는 평양 도심 일부일 뿐 나머지는 암흑천지입니다. 함흥, 원산, 청진, 사리원, 신의주 그 어느 곳에도 불빛은 보이지 않습니다.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의 오승혜 교수는 이 사진이 남북한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합니다.

“한반도 위성사진을 보면 불빛으로 밝은 남한과 암흑천지인 북한은 해방 이후 남북한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인공위성이 촬영한 이 사진은 남북한의 경제력 격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방된 지 66여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습니다. 한국은 한 해에 5천억 달러 이상을 수출하며, 한국인이 만든 최첨단 반도체와 무선전화, 자동차, 선박은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5대양 6대주에서 날개 돋인 듯 팔리고 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도 2만 달러가 넘습니다.

반면 북한경제는 ‘가난’ 그 자체입니다. 북한은 해방된지 66주년이 됐지만 아직 ‘배고픔’이라는 기초적인 문제도 해결 못한 상태입니다. 북한은 지난 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기간 중 수십만이 굶어 죽은 데 이어 아직도 식량난을 겪고 있습니다. 또 북한 공장의 85%는 돌아가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난으로 어린 꽃제비들은 길거리를 헤메고, 많은 사람들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 연구원은 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시절 북한 인구의 3-5%에 해당되는 60만 명이 기근으로 사망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와관련 한국 김대중 정부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강인덕씨도 ‘고난의 행군’ 시절 수십만명이 굶어죽었다고 말했습니다.

“유엔의 인구통계자료를 분석해도 인구가 줄은 것은 분명한데, 3백만은 모르겠고, 몇십만이 굶어죽은 것은 사실이죠”

정치 분야의 남북 격차는 더욱 심합니다. 남한은 70-80년대 군사독재를 겪었지만 경제를 발전시켰고, 그 후 민주화를 이뤘습니다. 한국은 초대 이승만 대통령부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등 10여 명의 대통령이 등장해 정권교체를 이뤘습니다. 한국인들은 5년마다 한번씩 선거를 통해 자신의 마음에 드는 대통령을 선출하고 있습니다. 또 신문, 방송 등 언론은 매일같이 대통령을 비롯해 권력을 비판하는 등 언론자유를 누리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의 정치 상황은 봉건시대를 연상시키고 있습니다. 해방 이후 지난 66년 간 북한에서는 단 한번의 권력교체가 있었습니다. 지난 1994년 7월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자 그의 아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력을 물려 받았습니다. 권력세습이 이뤄진 것입니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오늘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의 아들인 김정은에게 또다시 권력을 물려주려 하고 있습니다. 3대세습이 진행중인 겁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탈북인총연합회 대표는 북한의 정치가 봉건시대로 후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가 광복 66주년인데, 북한에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3대세습이 진행중인데 이는 사회주의가 아니라 봉건주의로 역사가 후퇴하는 거죠…”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의 당,정,군은 물론이고 입법, 사법과 언론을 한 손에 틀어쥐고 이른바 ‘수령독재체제’를 구축했습니다. 인권 상황은 더욱 열악합니다. 언론자유가 없는 것은 물론 10만 명 이상의 북한주민들이 정치범 수용소에 갇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북한인권위원회의 척 다운스 사무총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마치 고대 이집트의 왕인 ‘파라오’ 같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북한주민이 선거로 선출한 지도자가 아니라 권력을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무자비한 독재자라는 것입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남북한에 이처럼 커다란 격차가 생긴 배경과 관련 ‘체제’와 ‘지도자’두 가지 요인을 꼽고 있습니다.

경제 전문가인 마커스 놀란드 박사는 북한이 지난 50년대 사회주의를 위해 시장을 없애고 소련식 중앙계획 경제체제를 추구한 것은 큰 잘못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조지타운 대학교의 한반도 전문가인 데이비드 스타인버그 교수는 최고 권력자에 대해 비판을 할 수없는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남한과 미국같은 경우 국민과 언론의 의견을 받아들여 정책을 세우지만 북한같은 독재 체제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이 한번 결정을 내리면 아무도 그 정책을 수정할 수 없기 때문이 문제가 커진다는 겁니다.

남한과 북한은 일본과의 관계에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남한은 지난 1965년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 한뒤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일 간에는 한해 3백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오가며, 사업을 하며 친분을 쌓고 있습니다.또 한국의 가수와 연예인들을 일본에서 ‘한류’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반면 북한은 아직도 일본과 국교를 정상화 하지 못한 것은 물론 핵과 ‘일본인 납치’문제를 둘러싸고 냉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래와 관련 두 가지 상반된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나는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을 본받아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개방에 나서는 것입니다. 중국은 지난 1978년 개방을 해서 30년 뒤 올림픽을 치르는 나라가 됐습니다. 또 베트남도 80년대 개방 이래 착실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습니다.

마커스 놀란드 연구원은 북한도 베트남처럼 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놀란드 박사는 북한이 베트남으로부터 경제발전 뿐만 아니라 과거 적대국이었던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가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북한인권위원회의 척 다운스 사무총장을 비롯한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개방을 할 경우 자신의 독재체제가 흔들릴 수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개방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도 북한이 개방을 안할 수도 없고, 할 수도 없는 딜레마에 처해있다고 말했습니다.

“ 개혁개방으로 안갈 수 없지만 김정일 체제가 있는 한 어려울 것이다”

남북한은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화해와 협력을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두차례에 걸친 북한의 핵실험과 천안함과 연평도에 대한 공격은 남북관계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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