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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 장남과 차남 등, 안정적 후계 구축 위해 영결식 불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례절차가 29일 중앙추모대회를 끝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과 차남인 김정철 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는데요. 김정은으로의 안정적인 후계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정주운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영결식이 사망 11일만인 28일 오후 2시 평양 금수산기념궁전에서 눈이 내리는 가운데 거행됐습니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방송매체가 방영한 영결식 장면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아들이자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정은이 이날 김 위원장을 실은 영구차를 호위하며 등장했습니다.

김 부위원장 뒤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부장의 남편,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등 새로운 북한 지도부를 이끌 8명도 함께했습니다.

다음 날인 29일 열린 중앙추모대회에서는 김정은 부위원장 외에도 김정일 위원장의 딸로 추정되는 김여정이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주석단 옆으로는 장성택 부위원장과 김경희 부장 등이 함께 섰습니다.

하지만 이들 외에 김 위원장의 다른 가족들은 영결식과 추모대회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의 아들 3명 가운데 장남인 김정남과 차남인 김정철, 그리고 김 위원장의 이복 동생인 김평일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 등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 위원장의 장남인 김정남은 마카오와 베이징을 오가며 생활해오다 김 위원장이 사망한 뒤 잠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의 둘째 아들인 김정철은 지난 2월 싱가포르에서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의 공연을 관람하는 장면이 언론에 포착된 이후 외부활동이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 김평일 대사는 지난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당시 영결식에 참석했지만, 북한 방송매체는 그의 모습이 담긴 화면을 내보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유교 국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가족 구성원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는 구성원들이 있다는 점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장자를 우선시 하는 문화가 강한 북한에서 삼남인 김정은이 후계자로 지명된 데 대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장남인 김정남과 차남인 김정철을 노출하지 않은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다른 전문가들은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후계구도가 불안정해 두 형의 참석을 막은 것이라는 추측도 내놓았습니다. 실제로 김정남과 김정철은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또 김평일 대사의 경우에는 안정적 후계구도의 확립을 돕기 위해 김정일 위원장의 영결식에 불참했을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북한은 추도대회를 끝으로 김 위원장에 대한 장례 절차를 모두 마쳤습니다. 북한의 새로운 지도부는 장례 절차를 통해 김정은 부위원장이 김정일 위원장을 잇는 영도자라며 충성을 맹세했습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으로 선군정치와 강성국가 건설, 핵 보유국을 재차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의 유훈을 바탕으로 통치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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