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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6자회담 재개 논의 활발


중국이 지난 주 단계적 6자회담 재개 방안을 거론한 이후 북한 핵 문제에 관한 논의가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회담이 열린다 해도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 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단계적 접근 방안은 중국의 우다웨이6자회담 수석대표가 언급한 것이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11일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가 베이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과 만난 뒤 이 방안에 대해서 말했습니다. 우다웨이 대표는 중국이 남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과 미-북 접촉을 거쳐 6자회담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미국과 한국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답) 지난 주말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해서 두 나라의 공식입장을 정리했습니다. 클린턴 장관과 김성환 한국 외교통상부 장관은 남북한이 먼저 만나 비핵화를 논의해야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두 장관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습니다.

문) 미국과 한국이 남북간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주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 외교통상부의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기자들을 만나 이런 입장을 밝혔습니다.

“비핵화 문제에 대해 남북이 논의해야 한다는 것은 저희가 지난 2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문제고 이미 우리가 제안을 던져놓은 상태에 있습니다. 북측의 반응을 보고 있습니다.”

문) 미국도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는 남북관계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 오지 않았습니까?

답) 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단계적 접근 방안 자체를 거부할 이유는 없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신미국안보센타(CNAS)의 패트릭 크로닌 박사의 말입니다.

“Both the South Korean …”

6자회담이 재개되기 위해서는 남북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원칙에 미국과 한국이 이미 합의했었다는 겁니다. 남북관계 개선이 먼저라는 미국의 기존입장과도 배치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도 오바마 행정부 안에서 북한과 핵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기 때문에 백악관과 국무부가 단계적 접근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문) 남북한이 비핵화 회담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두냐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답) 물론입니다. 하지만 미-북 접촉이 있고 6자회담도 남아있기 때문에 남북한 간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건 무리라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지난 주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도 남북대화에서 반드시 일정한 성과가 있어야만 미국과 북한이 접촉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회담의 순서가 아니라, 회담 과정을 거치면서 비핵화에 진전을 기할 수 있는지 여부라는 설명입니다.

문) 남북한이 마주 앉는다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을 텐데, 이 문제 때문에 회담이 다시 교착상태로 빠질 수 있지 않을까요?

답) 이 문제가 좀 애매합니다.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사건에 대한 논의를 남북대화 재개의 직접적인 전제조건으로 한국이 제시한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두 사건은 남북 대화와 접촉, 교류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주는 문제라고 했는데요, 리스 전 실장은 한국이 북한의 사과가 없으면 협상도 없다는 기존 입장을 바꾼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문) 미국 전문가들은 남북한 비핵화 논의를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어떤 목표와 의제를 갖고 북한과 비핵화 논의를 할 것인지가 아직 분명치 않다는 겁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관심이 있다는 증거를 전혀 보여주지 않는 것도 문제입니다. 리스 전 실장은 북한이 경제적 혜택을 대가로 핵 활동을 중단하기로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이런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미국 정치권에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핵 활동 중단을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도 풀기 어려운 숙제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국기업연구소의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선임 연구원도 지난 15일 `워싱턴포스트’ 신문 기고문에서, 북한이 최근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미국과 타협할 준비가 돼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새로운 대화를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면서 미국을 상대로 전략적인 양보를 압박할 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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