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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중국 외교부장 방한, 한국 중시 시각 반영”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이 26일 서울 외교장관 공관에서 만찬을 갖기에 앞서 정원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이 26일 서울 외교장관 공관에서 만찬을 갖기에 앞서 정원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이번 방한에 대해 한국의 분석가들은 중국이 외교전략 차원에서 한국을 상당히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준 행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또 북한의 추가 핵실험 움직임으로 예민한 시기에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준비하는 방문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전문가들의 평가와 분석을 정리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7일 1박 2일의 일정을 마치고 한국을 떠났습니다.

한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왕 부장의 이번 방한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을 앞둔 사전조율이 주 목적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신상진 광운대학교 교수입니다.

[녹취: 신상진 광운대 교수] “왕이 외교부장의 한국 방문은 앞으로 6월경으로 예상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한국 방문을 사전에 여러 가지 의제 조율을 하고 또 방한 일정도 확정을 하고 이런 여러 가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그런 차원에서 서울을 방문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죠.”

시 주석의 방한 기간 중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의제가 핵심적인 조율 대상이었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병광 박사입니다.

[녹취: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사] “시진핑 주석이 방한하게 되면 한-중간에 상호 공통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게 될 텐데 아무래도 양국이 가장 핵심적으로 논의해야 할 사항은 일단 북한 핵 문제가 될 테구요, 또 그것을 풀어 나가기 위해 6자회담을 어떻게 재개할 것인가, 서로간의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의제 조율 과정에서 한-중 간 또 하나의 쟁점은 두 나라 전략적 협력관계 강화 문제였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습니다.

한국 국책연구기관인 국립외교원 이상숙 객원교수입니다.

[녹취: 이상숙 국립외교원 객원교수] “중국이 베트남 문제도 있고 해서 중국에 대한 비난도 있고 하기 때문에 중국으로선 한국과의 전략적 협력관계가 강화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동북아 구도에서 한-중 협력이 가장 큰 중요한 문제라고 보면 맞을 것 같습니다.”

6자회담 재개 문제와 관련해선 두 나라 사이의 시각 차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는 평가입니다. 중국은 조속한 재개에, 한국은 북한의 진정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는 겁니다. 신상진 교수입니다.

[녹취: 신상진 광운대 교수] “중국은 일단 이런 상태로 계속 가는 것은 한반도 주변정세에도 안 좋고 또 미국이 아시아에 회귀하는 그런 명분을 줄 수 있고 그렇게 때문에 빨리 이 6자회담을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입장은 중국이 바꾸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이 보이고 있는 추가 핵실험 움직임에 대해서 만큼은 이번 왕 부장 방한을 통해 두 나라가 분명하게 한 목소리를 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상숙 객원교수입니다.

[녹취: 이상숙 국립외교원 객원교수] “양국간에 북한 문제에서 가장 초미의 관심사는 4차 핵실험이지 않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4차 핵실험에 대해선 중국과 한국 모두 반대하고 이를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방지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사항에 대해선 합의를 했다고 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방한에서 왕 부장의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태도가 유난히 두드러졌다는 데 주목했습니다.

왕 부장이 26일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서 새로운 지역과 국제 정세의 심각한 변화에 따라 한국을 더욱 긴밀한 협력 동반자로 선택하고자 한다고 밝힌 대목은 중국에게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그 어느 때 보다 커졌음을 반영한 발언이었다는 설명입니다.

박병광 박사는 중국이 미국이나 일본과의 관계가 경색 또는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동아시아 패권이라는 큰 목표 아래 한국을 자기 편으로 만들려는 의도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소 박사] “중국은 한국을 끌어 안고 가자는 전략적 입장을 취하고 있고 특히 대일본 압박에 있어서 한국과 역사공조를 통해서 일본을 압박하고자 하는 그런 요구 사항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의 의도는 일단은 미국과 일본 한국으로 대중 압박과 봉쇄를 느슨하게 한다고 할까 내지는 삼각견제 협력망을 흔들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거구요.”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국 정부는 미-한 동맹의 틀이 흔들리지 않는 범위 안에서 중국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최대한 가져간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의 방한 때 한-중 두 나라가 이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 지를 핵심 관심사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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