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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산불, 핵 시설까지 위협

  • 김연호

러시아에서 이상고온 현상으로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산불이 발생해 사상자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핵무기 연구소와 군사시설 인근까지 산불이 번져서 큰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산불 때문에 러시아 국민들의 걱정이 대단할 것 같은데, 산불이 어느 정도나 심각한 겁니까?

답) 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일 대규모 산불이 발생한 7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산불은 러시아 중서부 지역에서 번지고 있는데요, 모스크바, 블라디미르, 보로네슈, 랴잔, 니즈니노보고로드, 마이리엘, 모르도비아, 이렇게 7개 지역이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문) 피해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답) 사망자 수가 이미 50명을 넘었고, 이재민 수도2천 여 명이나 됩니다. 현재까지 재산피해 규모는 1억5천만 달러 정도 됩니다. 그 중에서도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5백km 가까이 떨어진 보로네슈가 큰 피해를 입고 있는데요, 한 마을에선 전체 3백 가구 중 절반가량이 재로 변했고 6백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문) 산불로 인해 발생한 연기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다구요.

답) 네. 특히 도시지역에서 두통과 소화기 질환을 호소하고 있는 주민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수도 모스크바의 피해가 심각합니다. 고층 건물이나 지하철 역도 예외는 아닙니다. 집 밖으로 나온 사람들은 연기 때문에 숨이 막히고 눈물이 계속 나온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시야도 30미터 정도 밖에 안 돼서 운전자들은 낮에도 자동차 전조등을 켜고 있습니다.

문) 산불 진화작업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습니까?

답) 러시아 비상사태부가 중심이 돼서 현재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비상사태부는 15만 명의 비상사태부 요원들과 군 병력, 경찰이 12만 헥타르에 달하는 지역에서 7백 여건의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한쪽에서 산불을 끄면 다른 쪽에서 새로 산불이 나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서 산불의 기세를 꺾기가 쉽지 않습니다. 소방관들은 이번처럼 대규모 화재 진압에 나선 것은 난생 처음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문) 산불이 이렇게 대규모로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뭡니까?

답)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 더위와 가뭄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의 중서부 지역은 1백30년 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운 여름을 맞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는 한 여름 평균기온이 섭씨 23도 정도지만 올 여름은 38도까지 치솟고 있습니다. 가뭄도 심각한 상황인데요, 지난 1972년 이후 최악이라고 합니다. 동유럽의 헝가리와 맞먹는 면적의 농토가 가뭄 피해를 입었습니다. 정부 당국은 가뭄과 관련해서도 지방 28개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문) 핵 시설이 이번 산불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걱정인데, 어떻습니까?

답) 핵무기 연구시설이 밀집해 있는 사로프 지역이 가장 우려되고 있습니다. 이곳은 모스크바에서 동쪽으로 4백 km 떨어진 곳인데요, 현재 3천 명의 소방관들이 투입돼서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도 대통령 주재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열어서 이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폭발물과 핵 물질을 모두 안전한 곳으로 옮겨 놨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다른 연구시설과 장비가 피해를 입을까 걱정된다는 설명입니다.

문)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산불 진화작업에 신속하게 나서지 않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데, 어떻습니까?

답) 피해지역이 워낙 방대하고 산불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이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따라서 러시아 정부도 발 빠르게 후속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는 오는 10월까지 화재로 소실된 모든 가옥을 다시 지어주겠다면서, 이 사업에 1억 6천만 달러를 긴급 할당했습니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문책성 인사조치도 있었습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콜롬마 해군 보급기지가 화재로 불타버리고 있을 때 지휘관들이 현장에 없었던 사실을 지적하고 해군 참모총장을 비롯한 군 고위관계자들을 직위 해제했습니다.

지금까지 러시아의 산불 사태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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