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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탈북자, 한국행 대기 길어져


최근 러시아에서 벌목공으로 일하던 북한 노동자 8 명이 한국에 입국한 것을 계기로 현지 탈북 노동자들의 실태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 등 제3국행이 결정되기까지 평균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며,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러시아 경찰에 체포돼 북한 당국에 인계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김영권 기자, 최근 러시아 내 벌목공이나 건설공 출신 탈북자들 일부와 직접 전화통화를 했다구요?

답) 네, 모스크바 인근 유엔 난민최고대표사무소(UNHCR)의 안전가옥에 머물고 있는 일부 탈북자들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문) 현재 몇 명이 그 곳에 있습니까?

답) 탈북자들에 따르면 지난 1일 현재 32명이 있는데요, 모두 한국에 가기 위해 대기 중입니다. 이들은 평균 1년 이상 이 곳에 머물고 있다고 합니다.

문) 동남아시아에서는 1-2달이면 한국에 갈 수 있다고 하는데, 러시아는 상당히 속도가 느린 것 같군요.

답) 지난 해 여름까지만 해도 평균 6개월 정도면 갈 수 있었는데 이후 지난 4월 초까지 길이 막히면서 정체현상이 빚어졌습니다. UNHCR과 한국 정부는 모두 민감한 사안이란 이유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저희가 UNHCR의 탈북자 안가 전화번호를 입수해 지난 해 여름까지 2년 가까이 탈북자들과 정기적으로 통화할 수 있었는데, 지난 여름 갑자기 전화번호가 바뀌면서 연락이 끊겼었습니다.

문) 안가에 있는 탈북자들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 매우 만족스럽다는 반응입니다. UNHCR에서 임시난민증을 발급 받을 때까지는 매우 험난한 과정을 거치지만 일단 증명서를 발급 받은 뒤부터는 안전하고 생활도 여유롭다는 겁니다. 탈북자들은 한국 정부가 안전가옥에 머물 수 있는 집세 뿐아니라 매달 생활비 2백 달러와 생활용품, 의료 지원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1년에 두 번씩 한국에서 전문 상담사가 방문해 심리 안정 등 여러 배려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난민으로 인정받는 절차와 보호는 UNHCR이 담당하지만 재정 등 부대비용과 상담은 한국 정부가 부담한다는 얘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탈북자들은 긴 대기기간만 제외하면 큰 문제가 없고 이동도 비교적 자유롭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최근 8 명이 한국에 입국하면서 자신들도 곧 한국에 갈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습니다.

문) 그럼 임업소를 이탈한 북한 노동자들이 한국에 가려면 한국대사관이나 영사관에 전화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겁니까?

답) 그렇지 않습니다. 탈북자들이 일단 한국 외교공관 진입에 성공하면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외교적 문제 때문에 한국 외교관들이 직접 탈북자들을 도울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지 한인 선교사나 민간단체의 지원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영사관은 러시아 당국의 삼엄한 경계로 진입이 힘들고, 모스크바의 UNHCR까지 가는 경로는 거리가 매우 길고 험난해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고 합니다.

문) 러시아에는 현재 얼마나 많은 북한 파견노동자들이 있습니까?

답) 정확한 통계는 없습니다. 벌목공의 경우 과거에는 1만 명에 달했지만 2000년 대 초반부터 크게 줄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교도통신’은 지난 2009년 러시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아무르 지역에 1천 7백 명, 하바로프스크에 1천 여명의 벌목공들이 일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반면 돈벌이가 좋은 건설 노동자들은 최근 몇 년 동안 크게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조선일보’는 지난 해 현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블라디보스톡에만 3천 명의 북한 건설 노동자가 일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리기 때문에 현지 업체들이 값싼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북한 노동자들을 많이 고용한다는 겁니다.

문) 3천 명이라면 규모가 상당하군요.

답) 그렇습니다. 최근 한국 언론들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세계 40여개 나라에 3만 명 이상의 노동자를 파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특히 김정은의 지시로 북한이 올해에만 1만 명을 추가 파견할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그 중에 얼마나 많은 노동자가 한국행을 시도하는 겁니까?

답) 탈북자들과 지원단체들은 수 백 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 간 임업소를 이탈한 탈북자는 1-2천 명 이상으로 추산되지만 이들이 모두 한국이나 자유세계에 가길 원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05년 한국에 입국한 아무르 주의 한 임업소 고위 간부 출신 탈북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1995년에서 2005년 사이 자신의 임업소에서만 6백 명이 탈출했다고 말했습니다.

문) 임업소를 탈출하는 주요 이유가 한국행이 아니라는 얘기군요.

답) 그렇습니다. 저희가 과거에 전해드렸듯이 주요 이유는 열악한 작업환경과 적은 수입 때문입니다. 2년 전 미국에 난민 자격으로 입국한 벌목공 출신 안드레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안드레 씨] “조국에서 떠날 때는 제대로 생산이 정상화되고 월급은 250-300 달러라고 하는데 실제로 가서 보면 그렇지가 않아요. (기술공도)100 달러도 손에 쥐기 힘들죠.”

벌목 환경은 매우 열악하고 여름에는 작업이 거의 없기 때문에 3년 꼬박 일해도 미화 1천 5백 달러를 받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문) 그런데 탈출한 노동자들에 대한 러시아와 북한 당국의 체포가 계속되고 있다구요?

답) 네, 벌목공 출신 탈북자들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이동 중 체포돼 북한 당국에 인도되는 동료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보위부 요원들이 직접 체포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탈북자 안드레 씨의 경우 2년 전 모 지역에서 블라디보스톡으로 이동해 한국 영사관에 진입했었는데요. 자신보다 조금 나중에 이동하던 동료 5명은 모두 기차에서 러시아 경찰에 체포돼 북한 당국에 인계됐다고 말했습니다. 1-2명씩 조용히 이동해야 하는데 단체로 움직이다가 모두 체포됐다는 겁니다.

문) 그럼 체포된 노동자들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답) 탈북자들에 따르면 본국으로 이송돼 처벌을 받습니다. 하지만 작업장 이탈과 사상 해이 문제 등을 적용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강제북송된 탈북자들처럼 심각한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고 모스크바의 탈북자들은 말했습니다.

문) 끝으로 국제사회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 유엔과 미국 국무부의 인권보고서는 북한 정부가 주민들을 동원해 노동착취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BBC 방송’과 미국의 일부 언론들은 현지 취재를 통해 벌목공들이 현대판 노예처럼 생활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고서와 언론들은 노동자들이 실제 받는 봉급의 대부분이 충성자금과 숙식비, 세금 명목 등으로 김정은의 통치자금 관리기구인 노동당 39호실에 송금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은 최근 정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 액수가 한 해 1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그렇군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김영권 기자와 함께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들의 상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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