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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부정선거 규탄 대규모 시위


선거 부정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모스크바 북쪽 사하로프 대로에 집결해서 반(反)푸틴 시위를 벌이고있다.

선거 부정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모스크바 북쪽 사하로프 대로에 집결해서 반(反)푸틴 시위를 벌이고있다.

3주전 러시아에서 시작된 부정선거 규탄 시위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겨울로 접어들면 시위가 끝날 것으로 봤던 러시아 당국의 기대가 무너졌습니다. 현지 상황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모스크바 북쪽 사하로프 대로에 24일 10만 명의 인파가 집결했습니다. 2주전 모스크바에서 열린 부정선거 규탄시위 때보다 훨씬 큰 규모입니다. 러시아 경찰은 그러나 시위대 규모를 이에 크게 못미치는 3만명으로 추산했습니다.

시위대는 이달 초 실시된 러시아 하원의원 선거에서 부정이 저질러졌다며 재선거 실시를 요구했습니다.

갖가지 색깔의 깃발 아래 모인 진보진영과 공산주의자들, 군주제 지지자와 무정부주의자들은 러시아에서 공정한 선거를 치르자는 데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커다란 스피커에서는 변호사이자 유명 블로거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습니다. 그는 푸틴 총리의 집무실로 돌진할 충분한 군중들이 모였다고 크게 외쳤습니다.

러시아인들이 평화적 시위를 전개하고 있지만, 내년엔 상황이 달라질거라는 겁니다.

푸틴 총리가 이끄는 통합러시아당은 나발니 등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4일 열린 대규모 시위는 푸틴 총리에 대한 민심 이반을 잘 보여줍니다.

시위대가 치켜 든 구호들 가운데 푸틴 총리가 콘돔을 목도리처럼 두른 사진이 눈에 띄었습니다. 푸틴 총리는 지난 주 시위대 상징으로 꼽히는 흰색 리본이 콘돔처럼 보인다고 독설을 쏟아내며 시위를 평가 절하하려 했었습니다.

두툼한 목도리와 겨울 잠바 차림의 시위대는 푸틴 총리와 러시아의 부패를 풍자한 랩 음악에 몸을 흔들기도 했습니다.

푸틴 총리는 시위대가 돈을 바라고 거리로 나섰으며,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반정부 시위 선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조롱했습니다.

61살의 한 시위 참가자는 ‘클린턴 장관이 뿌렸다는 돈은 어디에?’라는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행진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인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에 대해 24일 오전 정당과 대통령 후보 등록을 자유롭게 하는 새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급히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시위 발생 수시간 전 대통령 직속 인권 위원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사임과 의회 재선거를 촉구했습니다.

반대 진영의 목소리는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을 통해서도 전해졌습니다. 쿠드린 전 장관은 시위대에게 행한 연설에서 역시 선거위원 사임과 재선거를 요구했습니다.

쿠드린 전 장관은 1km 가량 늘어선 시위대를 향해 러시아 정부가 반대진영과의 대화에 나서야만 혁명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은 이날 푸틴 총리에게 내년 대선 출마를 포기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는 푸틴 총리가 이미 대통령 두 번과 총리 한 번 등 총 세 번의 임기를 거쳤다며 세 번이면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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