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대한적십자사, “북한 수해 구호에 쌀 5천t 등 지원”


한국의 대한적십자사가 오늘 (13일) 수해 지원 차원에서 북한에 쌀 5천t과 시멘트 1만t 등을 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 측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대해선 오는 17일 개성에서 적십자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의했습니다. 북한은 이례적으로 한국 측의 이 제안들을 하루도 안 돼 모두 받아들였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서울의 김환용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지난 4일 북한이 한국 측에 수해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 대한적십자사가 구체적인 지원 물자를 발표했죠?

답) 네 그렇습니다. 유종하 대한적십자사 총재는 오늘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에 보낼 수해 지원 물자의 품목과 규모를 구체적으로 밝혔습니다. 쌀 5천t과 시멘트 1만t 등 총 1백억원, 미화로는 8백50만 달러 규모입니다.

“쌀은 5 킬로그램짜리 1백만 포대 이것은 약 20만 명의 50일 분 식량입니다, 그리고 시멘트 40 킬로그램짜리 25만 포대 기타 컵라면 3백만개 그리고 일정량의 생활필수품과 의약품을 수해 지역인 신의주에 보내기로 했습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오늘 오전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북측에 이 같은 내용의 통지문을 전달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대해 오늘 오후 “구체적인 발송일자를 남측이 알려주면 그에 맞춰 접수할 준비를 하겠다”고 구두로 통보해왔다고 통일부는 밝혔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차원의 대북 쌀 지원은 이명박 정부 들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 이번에 발표된 쌀 지원 규모는 어떻게 결정된 것입니까?

답) 네, 대한적십자사는 이번 지원이 북한 수재민을 위한 인도적 차원의 긴급구호라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품목이나 규모도 그런 성격에 맞춰 결정했다는 설명입니다.

유 총재는 “신의주 지역 수재민이 8만~9만 명 정도로 알려져 넉넉잡아 10만 명이라고 해도 쌀 5천t은 이들이 1백일 간 먹을 양”이라며 “긴급구호로는 적절한 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지원물자를 살 돈은 정부 예산인 남북협력기금에서 충당되지만 이번 지원이 과거 한국 정부가 대규모로 했던 대북 지원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문) 이번 지원으로도 북한의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해소하기는 어렵겠지요?

답) 네 그렇습니다. 북한 농업전문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는 북한이 한국 측의 지원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올 가을 수확기까지 버틸 식량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쌀 지원 규모는 내심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수해와 관계없이 제가 보기엔 적어도 지금부터 가을 수확할 때까지 북한이 확보해야 할 식량이 대략 40만t 정도는 될 텐데 지금으로선 북한이 대책이 굉장히 막연할 겁니다.”

문) 대한적십자사의 지원 품목 가운데 북한이 요청한 중장비는 빠져있죠?

답)네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앞서 어제(12일) 당초 북한이 요청했던 지원 품목 가운데 중장비는 군사적 목적으로 전용될 수 있기 때문에 보내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이에 따라 오늘 발표한 지원 품목에서 중장비는 제외됐습니다.

유종하 총재는 “쌀은 수재민의 긴급식량이고 시멘트도 복구작업에 필요하다”며 “하지만 굴착기 등 장비는 규모도 크고 다른 문제점에 대한 검토도 필요해 적십자의 인도주의 판단을 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 북한의 추석 이산가족 상봉 제안에 대해선 관련 실무접촉을 갖기로 남북한이 의견을 모았죠?

답) 네, 북한은 추석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10일 한국 측에 제안했었는데요, 유 총재는 이에 대해 오늘 기자회견에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의 세부사항을 협의하기 위한 실무접촉을 오는 17일 개성에서 갖자고 제의했습니다. 북측은 이 제안에 대해서도 오늘 오후 한국 측에 통지문을 보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인편으로 전달한 통지문를 통해 접촉 장소를 개성 자남산 여관으로, 그리고 실무대표는 2명씩으로 하자고 알려왔습니다. 이처럼 북측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수용 의사를 전해옴으로써 상봉행사는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유 총재는 상봉 시기와 관련해 “적십자사에서 협의를 최대한 빨리 마치고 준비하면 추석을 지나 다음달 중에는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 총재는 “이산가족 상봉과 수해 지원은 무관하다”며 “이산가족 상봉은 정치 상황과는 별개로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한국 정부는 북측에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제안하겠다고 했던 것으로 아는데요?

답)네, 유 총재는 이 문제를 실무회담 때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습니다. 유 총재는 “이산가족 상봉은 긴급한 성질의 사업이므로 상시로 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며 “정례화 제안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말했습니다.

“상봉을 신청한 분들이 처음엔 12만 명을 넘었고 지금 상당한 분이 세상을 떠나셨고 8만 여 분이 남았습니다, 이산가족의 상봉의 수를 늘려야 한다…”

문) 수해 지원과 이산가족 상봉 등이 얼어붙었던 남북관계를푸는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답) 네 한국 정부는 앞으로 남북관계는 여전히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다는 입장입니다. 수재민들에게 한정된 이번 지원물자의 품목과 규모는 천안함 사태에 따른 5.24 조치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한국 정부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북한이 바라는 대규모 쌀 지원과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5.24 조치에 따른 남북관계, 북한의 식량 사정, 국민 여론 등을 종합해 판단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실무회담이 남북관계를 대화 국면으로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