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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참전 전역자 지원 강화

  • 유미정

미국의 바락 오바마 행정부는 전쟁 후유증으로 인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를 겪고 있는 참전용사들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을 대폭 강화할 방침입니다. 유미정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 먼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어떤 증상인지 설명해주시죠?

답) 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신체적인 손상과 생명의 위협을 받은 사고에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전쟁 외에 천재지변이나 화재, 신체적 폭행, 강간, 자동차나 비행기 사고 등을 겪은 뒤에 발생합니다. 증상은 사람에 따라 다양한데요, 밤 마다 악몽에 시달리고 환청이나 환각 증세, 또는 심각한 우울증세를 보이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받게 됩니다.

)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란 게 최근에 생겨난 질환입니까?

답) 그렇지 않습니다. 이 질환은 여러 다른 이름으로 불리면서 과거부터 존재했습니다. 미국의 남북전쟁에서는 ‘병사의 심장 (soldier's heart)’, 그리고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전투 신경증 (battle fatigue)’이라는 말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심각한 의학적 질병으로 판단하고, 이에 대한 치료와 사회적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문) 그렇군요. 그런데 오바마 행정부가 이 질환을 앓는 참전용사들에 대한 새로운 지원 방안을 내놓았다지요. 지금까지는 뭔가 문제점이 있었나 보군요?

답) 네, 지금까지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이유로 정부 보험금을 신청하는 신청자들에게 미국 국가보훈처에서 이 장애를 유발한 구체적인 원인들을 입증하도록 한 것이 큰 문제였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한 신청자와 보훈처 심사관의 대화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한 베트남전 참전용사가 밤에 식은땀이 나는 악몽과 총격전의 환상을 본다고 호소합니다. 자신이 안간힘을 쏟으며 폭격으로 심하게 손상된 전우의 시체에 손을 뻗으려는 장면이 자꾸 꿈에 되풀이 된다고 말합니다. 그러면 심사관이 베트남 어디에서 벌어진 일이냐고 묻습니다. 집도 없이 살아 가는 65살의 이 참전용사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30년이 넘은 일이었고, 그래서 기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참전용사의 신청은 장소 확인 불가능이라는 이유로 기각되고 맙니다.

이처럼 미 국가보훈처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관련해 정부 보험금을 타내기 위한 거짓 신청자들을 가려낸다는 목적으로 이 질환이 유발된 구체적인 정보를 입증할 것을 요구해 왔습니다. 하지만 참전용사 단체들과 미 의원들 사이에서는 참전용사가 이 질환의 원인을 입증하기 위해 총격전이나 폭격 등의 기록을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며, 또 현 제도는 직접 전투경험이 없는 군인이나 여군에게는 차별적으로 운영돼왔다며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습니다.

) 그러면, 오바마 행정부가 이번에 내놓은 개선책은 어떤 내용입니까?

답)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참전용사들에 대한 연방정부의 치료와 보상 지원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것이 골자입니다. 앞으로 참전용사들은 이 질환을 유발한 구체적인 원인을 입증하지 않아도 되며, 복무 당시의 시간과 장소 등 환경적인 상황만 제시하면 지원 대상자가 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최근 귀국하는 이라크와 아프간전 참전용사 뿐만 아니라 한국과 베트남 등 과거 다른 전쟁에 참가했던 군인들도 혜택의 대상으로 확대시켰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참전용사들이 고국으로 돌아왔을 때 보살피고 혜택을 베푸는 것은 미국의 경건한 책임”이라며 이번에 개선책을 내놓게 된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 앞으로 과거 신청이 기각됐던 참전용사들을 비롯해서 신청자 수가 크게 증가할 것 같은데요, 재정적인 문제는 없습니까?

답) 네, 지적하신 대로 일부에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규제를 크게 완화한 데 따라 앞으로 5~6년 간 10억 달러 이상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개인에게 제공되는 정부 지원은 무료 신체, 정신 건강 치료와 매달 적게는 몇 백 달러에서 많게는 2천 달러 이상의 지원금인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새로운 개선책이 젊은 미군들에게 경제적 의존성을 키우는 부작용도 초래한다고 지적합니다. 즉 노동을 할 수 있는 젊은 나이의 미군들이 치료 후 일을 찾기보다는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는 손쉬운 길을 택하도록 장려한다는 것입니다.

) 그렇군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미국 내 참전용사는 어느 정도로 추산됩니까?

답) 미국의 민간단체인 랜드연구소가 지난 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귀국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 가운데 약 20%가량인 30만 명이 이 질환이나 우울증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베트남 참전용사의 경우 약 30%인 83만 명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오바마 행정부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를 앓고 있는 참전용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소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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