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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사드 반대' 공조...트럼프, 북한에 '최대 위협' 지칭


렉스 틸러슨(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28일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렉스 틸러슨(오른쪽)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28일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지금 이 시간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배치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결연한 반대 의사를 확인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오늘(1일) 밝혔습니다. 중국 언론은 삼성과 현대 등 한국 기업들에 대한 불매운동을 본격적으로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이틀동안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회담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이어서, 태국 경찰이 방콕 인근 대형 사찰에서 승려들과 대치하고 있는 사정,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외교부가 한반도 사드 배치에 대해 또 언급했군요?

기자) 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1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 한국이 진행하는 사드 배치에 대해 강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다시 한번 표명했다”고 밝히고 “현재 한반도 정세가 복잡하고 민감하기 때문에, 관계 있는 각 당사자들은 정세를 긴장시키는 어떠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한반도 정세를 긴장시키는 행위로 비판한 건데요, 겅 대변인은 이어, “미국과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합리적인 우려를 존중하고 중국의 이익과 국제적인 지역 전략 균형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사드 배치 진행을 중단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진행자)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사드에 반대한다는 건데, 어떻게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겁니까?

기자) 중국 외교부의 쿵쉬안유 부장조리가 어제(28일) 베이징에서 개최한 중·러 동북아정세 협상대표자 회의에서 러시아 외교부 차관과 만나 이렇게 뜻을 모은 것으로 겅솽 대변인은 소개했습니다. 겅 대변인은 “중·러 양측은 한반도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결하는데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로 했다”면서, 두 나라가 “계속해서 사드 문제에 대한 조율과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서 “우리는 다시 한번 한국에 촉구하는데, 중·한 관계에서 거둔 성과를 귀히 여기고 중국 측의 합리적인 우려를 직시해서, 사드 관련 진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중국 관영 매체들은 한국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촉구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주한미군 사드가 배치될 땅을 제공한 한국기업 롯데가 중국 베이징에서 운영하는 대형 상점인 ‘롯데마트’가 불법광고물 방치를 이유로 ‘보복성’ 벌금 부과를 당한 것으로 어제(28일) 알려졌는데요. 중국 내 각 지역 언론이 롯데에 대한 불매운동을 부각하고 있는 가운데, 베이징과 지린성 등지의 롯데마트 앞에서는 매장철수를 촉구하는 시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1일) 관영 인민일보 국제전문지 환구시보는 삼성과 현대도 불매운동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진행자)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환구시보는 오늘(1일)자 사설에서, “중국은 삼성과 현대에 가장 큰 시장이며 이들 기업에 대한 제재는 복잡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이들 한국 기업에 대한 당국의 제재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어서 “중· 한 갈등이 가속하고 있어 이들 기업도 조만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적으면서, 롯데 외에 삼성과 현대에 대해서도 중국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진행자) 롯데와 삼성, 현대 등 특정 기업 외에 한국 산업 전반에 대한 제재도 촉구하고 나섰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환구시보는 한국이 중국에게 “있으나 마나 한 나라”라고 격한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국 제재는 불가피해졌다. 관광, 영화, 드라마 등 한국이 일방적으로 손실을 입을 분야부터 시작해서, 한국이 내상을 입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사드’ 때문에 중국 정부와 언론이 연일 이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건데, ‘사드’가 뭔지 짚어보고 넘어가야겠군요.

기자) ‘사드’는 공중에서 미사일을 잡는 미군의 탐지· 요격 체계입니다. 미군의 요격용 미사일로 유명한 게 ‘패트리엇’인데요, ‘패트리엇’ 등 기존 방어체계는 10~20km 이내 낮은 고도에서 높은 명중률을 보이지만, 도시규모 이상 넓은 지역을 타격하기 위해 높은 고도를 나는 탄도 미사일에 취약한 단점이 있습니다. ‘사드’는 150km 상공까지 요격이 가능합니다. 더 높은 고도에서 미사일을 방어한다는 뜻에서, 높을 ‘고(高)’자가 붙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거고요, 영어 약자로 THAAD, '사드'로 통칭합니다.

진행자) 미국과 한국이 왜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기로 한거죠?

기자) 지난해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 직후,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명목으로 ‘사드’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미국과 한국 정부가 합의했습니다. 어제(28일) 이 사드 포대를 설치할 땅을 롯데 측으로부터 제공받았는데요. 올해 대통령 선거가 실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5월까지 사드 포대를 경상북도 성주에 설치하기로 양국 당국자들이 최근 협상을 마친 것으로 한국 언론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건데, 중국이 반발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주한미군이 사드를 이용해 중국 내 군사시설을 들여다 볼 수 있다고 중국 측은 우려하고 있습니다. 사드 포대는 방어용 미사일 발사대 외에도, 동력장치와 전자장비, 냉각부, 통제 차량 등 다양한 부속 시설이 함께 구성되는데요. 이 가운데, 날아오는 미사일을 미리 포착하는 레이더가 포함됩니다. 미군이 사드에 운용하는 AN/TPY-2 레이더는 최대 탐지거리가 2천km에 달합니다. 그래서 북한을 넘어 중국 주요지점에서의 시설과 장비의 움직임을 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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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미국을 다녀갔군요?

기자) 네. 중국의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미국 정부 초청으로 어제(28일)까지 이틀 동안 워싱턴 DC에 머물렀습니다. 양 위원은 부총리 급으로, 왕이 외교부장을 지휘· 감독하면서 중국의 외교를 책임지는 사람인데요. 올해 초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새 정부가 출범한 뒤, 중국에서 가장 고위급 인사가 방문하는 것이어서 당국자 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갈지 관심이 쏠렸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중국 고위 당국자 간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습니까?

기자)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어제(28일) 양 위원과 회담했는데요, 국무부 측이 회동과 관련된 이야기를 간략하게 소개했습니다. 마크 토너 대변인 대행은 이날 성명을 통해 “틸러슨 장관과 양제츠 위원이 양국 간의 건설적 관계와 정기적인 고위급 접촉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면서, “세계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두 나라 사이의 호혜적 경제 관계 개선· 유지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전했습니다.

진행자)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가 진행됐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미 국무부는 “양측이 북한의 핵 프로그램 문제를 포함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덧붙였는데요,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외신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씨가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피살된 사건과 관련해, 북한이 화학무기의 일종인 ‘VX’를 사용한 데 대해 미· 중 양측이 의견을 나눴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미국 의회와 정치권 일각에서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에 대해서도 틸러슨 장관과 양 위원이 논의한 것으로 일부 매체들은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양 위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도 면담했다고요?

기자) 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제(28일) 양제츠 중국 국무위원을 만나, 북한을 미국의 ‘당면한 최대 위협’이라고 지칭했다고 CNN방송이 오늘 보도했습니다. CNN은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양 위원의 회동 내용을 전했는데요.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해 ‘미친 것 같다’고 언급하면서 '정말 미친 건지, 전략적으로 똑똑하게 행동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양 위원에게, ‘중국이 북한에 대해 무언가 해야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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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자) 태국의 대형 사원에서 경찰이 승려들과 대치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태국 수도 방콕에서 남쪽으로 50km 떨어진 곳에 있는 ‘왓프라 담마카야’ 불교 사원에서 경찰과 승려들이 2주 가까이 대치하고 있습니다. 이 사원은 넓이가 336hr에 달하고, 유적지로 100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손꼽히는 유명 사찰인데요. 치안 당국과 사찰 측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연일 뉴스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대치하는 이유가 뭔가요?

기자) 이 절에 부정한 돈이 흘러들어갔다는 혐의를 놓고 지주 승려를 잡기 위해서 입니다. 한 신용협동조합 고위 관계자가 3억4천400만 달러 상당의 돈을 횡령해서 이 절에 4천200만달러를 시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복'을 받으려는 신도들의 고액 시주가 잇따른 사원과 지주 승려의 재산 축적이 오랫동안 비판의 대상이었습니다. 지난 17일 방콕 경찰이 처음 경내 압수 수색을 시도했지만, 승려들의 저항으로 실패했는데요. 지금까지 양측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 이번 사건에 대해서, 정치적인 배경을 의심하는 분석도 있다고요?

기자) 네. 태국은 6천800만 인구의 90% 이상이 불교도여서, 불교가 정치와 사회 전반에 끼치는 영향력이 큰데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 헌법을 바꾸면서 군부통치를 강화하고 있는 태국 정부가 불교계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해 이 같은 대치상황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VOA 현지 특파원은 분석했습니다. 태국 정부를 이끄는 프라윳 찬 오차 총리는 육군 참모총장이던 지난 2014년 군사반란을 일으켜 3년째 집권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쿠데타 이후 태국에서는 정치적인 혼란이 계속되는 중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태국에서는 여러 차례 군사반란, 쿠데타가 거듭되면서 정권이 바뀌어왔는데요. 정치적인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 통합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푸미폰 국왕이 지난해 10월 서거하면서 혼란이 가중됐습니다. 와치라롱꼰 왕세자가 왕위를 물려받아 12월에 즉위했고요. '라마 10세' 새 국왕은 지난 13일 불교계 최고 지도자인 쏨뎃 프라 마하 무니웡 승왕을 임명하면서 안정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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