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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남미대륙 발판으로 독립국가 승인 모색


팔레스타인이 남미 대륙에서의 성과를 발판으로 국제사회에서 독립국가로 승인 받기 위한 노력을 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팔레스타인이 새로운 전략을 찾고 있는 겁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승인한 남미 국가가 최근에 갑자기 늘었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해 12월 이후 지금까지 모두 8개 나라가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승인했습니다. 남미대륙의 강대국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을 시작으로 칠레와 볼리비아, 페루, 파라과이, 에콰도르가 그 뒤를 이었고 우루과이는 다음달에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승인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칠레의 경우는 친미성향의 중도우파 정부인데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피네라 칠레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만류했지만 결국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습니다.

문) 팔레스타인의 입장에서는 상당한 외교적 성과를 거둔 셈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칠레 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의 사례도 많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남미 대륙에서 유대인들이 가장 많이 모여 살고 있는 나라인 만큼 이스라엘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결국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아르헨티나 외무부는 이른바 ‘패권적 개입’에 상관없이 중동 전체를 보고 내린 결론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중동 평화문제에 관한 한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문) 팔레스타인이 남미국가들로부터 지지를 받기까지 상당한 공을 들였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남미 국가들을 상대로 조용히, 그리고 끈질기게 설득 작업을 벌였습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경우에는 남미에서만 30년 넘게 활동한 와리드 무아카트 대사의 역할이 컸는데요, 이스라엘의 봉쇄조치를 받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현지주민을 직접 데려와서 생활이 얼마나 어렵고 고단한지 아르헨티나 정부 측에 증언하게 했습니다.

문) 남미 국가들과 중동지역의 관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구요?

답) 네, 아랍국가들과 남미대륙의 경제관계가 강화되고 있습니다. 아랍국가들이 석유생산으로 벌어들인 돈을 남미에 투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남미국가들은 아랍국가들에 수출을 늘려나가고 있습니다. 또 오는 4월에는 페루에서 남미와 아랍권의 정상들이 모일 예정입니다. 남미국가들이 팔레스타인을 독립국가로 인정하면서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협상은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 문제로 중단된 상태인데요, 팔레스타인은 이번 페루 정상회의에서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성명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입니다.

문) 유대인 정착촌 문제가 여전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를 가로막고 있군요.

답) 이스라엘 정부는 지난 1967년 이후 점령해온 요르단 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땅에 수십만 명에 달하는 이스라엘인들을 정착시켰습니다. 물론 팔레스타인 측이 강력하게 반발했죠. 특히 동 예루살렘 지역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가 수립되면 수도로 삼을 곳인 만큼 유대인 정착촌 건설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입니다. 이스라엘이 지난해 정착촌 건설을 잠정 중단해서 협상에 물꼬가 트이는가 했지만, 이 조치가 지난 해 9월 종료된 뒤 더 이상 연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은 정착촌 건설이 다시 중단되기 전까지는 협상에 임할 수 없다고 선언했지만 이스라엘은 이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문) 최근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18일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에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상정됐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이 결의안은 중동평화 협상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거부권을 행사해서 채택되지는 않았습니다.

문) 팔레스타인의 기세가 한풀 꺾였겠군요.

답) 유엔 안보리에서 이스라엘을 압박하는 건 사실상 어렵게 됐죠. 하지만 남미국가들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독립국가 승인을 받아내겠다고 팔레스타인은 벼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이 문제해결을 원한다면 밖에서 돌지 말고 협상에 복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동에 영향력이 거의 없는 남미 국가들로부터 팔레스타인이 지지를 얻어 낸 것도 정치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는 게 이스라엘의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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