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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 중동 민주화 바람 오만으로 확산


시위로 치솟는 연기를 지켜보는 오만인들
시위로 치솟는 연기를 지켜보는 오만인들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민주화 바람이 다른 나라로 계속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비교적 조용했던 오만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사망자까지 발생했는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오만은 튀니지와 이집트, 리비아 등 그 동안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던 나라들에 비해 조금 생소한 나라인데요, 어떤 나라인지 소개해 주시죠?

답) 오만은 아라비아 반도 동쪽 끝에 있는 나라입니다. 서쪽으로는 사우디 아라비아, 남서쪽으로는 예멘, 북서쪽으로는 아랍에미리트 연합과 국경을 접하고 있구요, 남쪽과 동쪽은 아라비아 해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국토 면적은 31만 평방 km로, 북한 보다 2.5배 정도 큽니다. 하지만, 전체 면적의 80%가 바위산과 사막으로 이뤄져 있어 실제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곳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인구는 2009년 현재 2백90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고, 국민들 대부분이 이슬람교도 입니다. 남북한 모두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데요, 1974년에 한국과 수교했고, 북한과는 1992년에 외교관계를 맺었습니다.

문) 정치와 경제 상황은 어떤가요?

답) 정치체제는 전제군주제로, 1970년에 집권한 카부스 빈 사이드 알 사이드 국왕이 41년째 통치하고 있습니다. 국왕이 절대권력을 갖는 체제이다 보니까 합법적인 정당이나 야권의 움직임 등은 전혀 없는 나라입니다. 경제적으로는 아랍세계의 다른 나라들에 비해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석유 수출과 관광산업이 주요 수입원인데요, 1인당 국내총생산 GDP가2만 달러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문) 정치적으로는 장기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이다 보니까 지금까지는 국민들의 불만이 표출되는 일이 거의 없었던 것 같네요?

답) 그렇습니다. 카부스 국왕은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석유로 벌어 들인 돈을 교육에 집중 투자했는데요, 41년 전 집권 당시 3개 밖에 없던 초등학교가 지금은 1천 개를 넘었습니다. 고등교육 기관도 40개가 넘고 해외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많습니다. 오만은 지난 40년 간 유엔 인간개발지수가 가장 빠르게 상승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요, 카부스 국왕의 통치 아래 이처럼 나라가 계속 발전하다 보니까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표출되기 어려웠습니다.

문) 지난해 말에는 국왕의 즉위 40년을 기념해 대대적인 축하 행사가 열리며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던 것도 바로 그 같은 이유 때문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물론 정치개혁이 더디고, 인터넷 검열이 심하다는 문제점은 있지만, 대부분의 오만 국민들은 카부스 국왕을 국부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쓸고 있는 민주화 바람이 오만에도 상륙한 것이군요?

답) 그렇습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반정부 시위를 계기로 오만에서도 16% 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과 40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카부스 국왕의 장기독재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 반정부 시위대의 요구 사항은 무엇인가요?

답) 네, 시위대는 모든 국민에게 석유의 부가 공평하게 분배되길 원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외국인 노동자 규모가 줄어 더 많은 일자리가 오만인들에게 돌아가길 원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오만 정부는 이 같은 반정부 시위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답) 오만 정부는 시위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시위대를 달래기 위한 유화책을 제시했습니다. 일자리 5만 개를 새로 만들고, 구직자에게 매달 390달러의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한 지난 26일에는 개각을 단행했고, 의회 역할을 하는 자문위원회의 권한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문) 하지만 시위는 오히려 더 확산되는 추세죠?

답) 그렇습니다. 수도 무스카트 등 전국적으로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평화적으로 시위가 열리고 있지만, 지난 27일 제2의 항구도시이자 정유시설이 밀집한 소하르에서는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현지 의사는 6명이 사망했다고 말했지만, 오만 보건부는 1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다쳤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소하르에서는 시위대가 항만과 산업단지로 통하는 주요 도로를 봉쇄하고 경찰과 대치했고, 일부 시위대는 상점들을 약탈하는 등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시위대의 요구는 임금 인상을 넘어 표현의 자유 보장, 정부 부패 일소, 새 헌법 제정, 시위대에 발포를 명령한 책임자의 처벌 등으로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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