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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유출 차단 또 실패 … 오바마 정치적 위기


미국 멕시코만의 기름 유출을 막으려는 시도가 실패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기름 유출이 8월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국 행정부와 지역주민들의 절망감도 커지고 있는데요. 현재 어떤 상황까지 왔는지, 또 미 정치권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는지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 지금 이 순간에도 미국 멕시코만에서 원유가 콸콸 쏟아지고 있는 거 아닙니까? (하루에 1만 배럴이 훨씬 넘습니다) 그 정도인가요? 상황이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것 같네요.

답) 석유시추 시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한 게 지난 달 20일이니까 벌써 40일이 훌쩍 지났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매우 암울한 상황입니다. 사고를 일으킨 영국 정유회사 BP가 원유 유출을 막기 위해 사흘 동안 ‘탑 킬’이라는 작업에 나섰지만 또다시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 ‘탑 킬’이라는 방식이요, 어떻게 원유 유출을 막으려고 했나요?

답) 이론은 그럴 듯 했습니다. 지금 수심 1천5백 미터 아래서 원유가 뿜어져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바로 그 유출 부분에 1백20만 리터 가량의 점성이 높은 진흙을 밀어 넣겠다, 그런 계획이었습니다. 무거운 진흙의 압력으로 송유관을 봉쇄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기대를 가져 봤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이 상당히 안타까운 심정을 표출했더군요.

답) 이례적으로 격한 감정 표현을 했습니다. “비통할 정도로 분개한다”고 했으니까요. 원유 유출이 계속되는 하루하루가 멕시코만 일대 주민들과 자연에 대한 공격이라는 말도 했구요. 오염 차단 노력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은 했습니다만 백악관 내부에서 나오는 얘기도 상당히 비관적입니다.

) 비관적이라면, 원유 유출이 훨씬 장기화될 수 있다, 그런 전망을 말하는 건가요?

답) 맞습니다. 다름아닌 백악관 에너지 보좌관의 말이어서 더욱 비관적으로 들렸습니다. 감압 유정 작업이 끝나는 오는 8월까지 원유 유출이 이어지는 것을 최악의 상황으로 잡고 있다고 했으니까요.

) 감압 유정 작업이요?

답) 감압, 그러니까 원유 유출 유정의 압력을 떨어뜨리겠다는 건데요. 이를 위해서 근처에 새로운 유정을 뚫겠다는 거구요. (유정을 또 뚫겠다구요?) 구멍이 두 개 뚫리니까 압력이 좀 떨어질 것이다, 그런 기대입니다만 역시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현 상황에서 원유 유출을 막기 위한 최후 수단이라는 것 뿐입니다.

) 당장 작업에 들어가나요?

답) 아닙니다. 감압 유정 설치 때까진 2개월이 넘게 걸립니다. 따라서 BP 사는 새로운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요. 로봇 잠수함을 투입해서 원유가 누출되는 손상된 수직 파이프를 절단할 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부분에 차단 밸브를 덮어씌운다는 계획이구요. (위험하게 들리네요) 그래서 우려가 많습니다. 실패 가능성도 높구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특별한 대안이 없습니다.

) 사고를 일으킨 BP사도 바늘 방석에 앉은 듯 하겠지만, 오바마 대통령도 이번 기름 유출 사태로 사면초가의 처지가 됐다는 지적이 많아요.

답) 그래서 “기름띠가 오바마를 덮친다”, 그런 표현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바로 행정부가 늑장 대응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기후변화와 에너지 법안 처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는 사안들 아닙니까? (그렇죠) 여기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겁니다.

)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상황이 더 안 좋은 게, 일부 지지자들까지 비판 대열에 합류했더군요.

답) 대표적인 사람이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입니다. 파월 장관은 공화당 출신이면서도 지난 대선 당시 민주당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에는 오바마 행정부가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대통령이 이번 사고가 발생했을 때부터 상황을 관리했다고 말했으나 그런 인상을 주지 못했다, 그런 지적이었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에게는 따끔한 조언으로 들렸겠네요.

답) 뼈아픈 지적이 됐을 겁니다. 또 사고지역이죠, 루이지애나의 바비 진달 주지사도 이런 위기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는 정부가 필요하다면서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비판했습니다.

) 정치도 정치지만, 정말 이번 사고의 끝이 안 보이네요. 8월이면 아직도 두 달이나 더 남았는데 말입니다.

답) 결국 대재앙이 1백일을 채우지 않겠는가, 그런 우려가 많습니다. 설령 기름 유출을 막는다 하더라도 그 동안 쏟아져 나온 기름은 어쩔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한 고민도 많습니다. (얼마나 유출됐습니까?) 아무리 적게 잡아도 2천만 갤런은 된다는 계산입니다.

) 인근 어장이 완전히 황폐화됐다고 하지 않습니까? 양식업도 타격을 입었구요.

답) 피해는 그 뿐이 아닙니다. 관광산업도 초토화됐구요. 또 루이지애나 습지 하면 희귀 동식물의 보고로 알려져 있는데 이 지역도 유출된 원유로 오염됐습니다. 또 기름띠를 없애겠다고 원유 분산제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여기에 노출된 방제작업자 10여 명도 병원으로 후송됐다고 합니다. 여러 가지 다른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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