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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미 한반도정책 라인 교체와 정책 변화] 2.오바마 행정부


미국의 대북정책은 궁극적으로 대통령의 결정사항이지만 국가안보 부처에 어떤 인물들이 포진해 있느냐에 상당한 영향을 받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최근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팀 재정비를 계기로 이 문제를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순서로 오바마 행정부의 사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조건 없는 만남과 대화를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 의사를 밝힌 바 있습니다. 이 때문에 2009년 초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할 당시 북한과의 핵 협상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팀 구성에도 반영됐습니다. 북한 문제를 총괄하면서 대통령과 국무장관에게 직접 보고하는 대북 특사직을 신설해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 미국대사에게 맡겼습니다. 보즈워스 특사는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평양도 여러 번 방문한 바 있습니다. 협상 실무를 총괄할 6자회담 수석대표에는 부시 행정부 말기에 북한의 핵 불능화 작업에 관여했던 성 김 한국과장이 임명됐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입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출범 초기에 보즈워스 특사를 평양에 보내려 했고,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과 접촉을 시도했지만 북한이 이를 모두 거부했다는 겁니다.

여기에 더해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틀 만에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클링너 연구원은 지적했습니다.

결국 북한은 2009년 4월 미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발사했습니다. 유엔 안보리에서 이를 비난하는 의장성명이 채택되자 북한은 6자회담에 나가지 않을 것이며 기존 핵 합의를 파기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영변 핵 시설을 원상 복구해서 폐연료봉 재처리를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발언의 수위를 높여가던 북한은 2009년 5월 2차 핵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의회 관계자는 당시까지도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취임하지 않아 국무부 차원의 구체적인 대북정책이 세워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대북 국가안보팀이 진용을 다 갖추기도 전에 한반도 정세가 격랑에 빠져들었다는 겁니다.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과장은 당시 북한이 미국의 의도를 오판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지하게 핵 협상에 나서겠다는 오바마 행정부의 뜻을 북한은 나약함으로 이해했다는 겁니다.

그러자 오바마 행정부는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는 쪽으로 대북정책의 방향을 잡으면서 제재 쪽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응해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결의 1874호가 채택된 뒤에는 국무부에 대북 제재 담당 조정관직이 신설됐고 공석으로 남아있던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도 임명됐습니다.

그러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평양을 직접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고 억류돼 있던 미국인 여기자 2명과 함께 귀국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습니다. 2009년 말 보즈워스 특사의 평양 방문이 이뤄지자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3월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11월 연평도 포격이 이어지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미-북 대화에 앞서 남북관계 개선이 먼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원칙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팀이 최근 들어 재정비되고 있지만 이런 대북정책 기조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래리 닉쉬 연구원입니다.

대북정책의 대부분이 현재 국무부 소관으로 돼 있는데 국무부 안에서는 스타인버그 부장관만 교체될 예정일 뿐 클린턴 장관과 캠벨 차관보는 그대로 남아있다는 겁니다.

닉쉬 연구원은 대북정책에 관한 한 클린턴 장관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국가안보회의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최근 교체됐지만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국방장관의 교체도 대북정책에는 별 영향이 없을 전망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리언 파네타 중앙정보국장을 새 국방장관으로 지명했지만 이는 정책 변화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로버트 게이츠 장관이 그 동안 사임 의사를 밝혀온 결과이고, 파네타 지명자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 그리고 예산절감 문제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닉쉬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국가안보팀의 인적 구성보다는 북한의 태도 변화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첼 리스 전 국무부 정책기획실장도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팀 재정비를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며 기존 대북정책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번 인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아시아에 어떤 신호를 보내기 위해 취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리스 전 실장은 이른바 ‘전략적 인내’를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북한과의 대화와 접촉을 다시 추진할 것인지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계속 내부적으로 논쟁이 돼왔지만 부시 전 행정부 때만큼 공론화되거나 격화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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