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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 부유층 증세 방침...미국, 마틴 루터 킹 기념일 맞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소식을 전해드리는 '지구촌 오늘' 입니다. VOA 최원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자들에 대한 세금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오늘은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는 기념일입니다.

진행자)그럼 오늘은 미국 국내 소식부터 살펴볼까요?
기자)네, 미국의 뉴욕 타임스 신문과 워싱턴 포스트 등 언론들이 주말에 일제히 보도한 내용인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20일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부유층에 대한 세금 부과 방침을 밝힐 예정입니다. 그러나 공화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어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립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하나씩 짚어봤으면 좋겠는데요. 먼저 오바마 대통령이 세금을 얼마나 올린다는 거죠?

기자)오바마 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것은 2가지인데요. 우선 자본소득에 대한 세금을 올린다는 겁니다. 자본소득은 주식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생기는 소득을 말하는데요. 이 자본소득에 대한 최고 세율을 기존의 23.8%에서 28%로 인상하고 주식과 같은 유산 상속분에 소득세를 부과하겠다는 겁니다.

진행자)또 다른 것은 무엇이죠?
기자)미국에는 대형 금융기관이 많은데요. 자산 규모가 500억 달러가 넘는 약 100개의 금융기관으로부터 자산 규모에 따라 새 수수료를 부과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해서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10년간 3천200억 달러의 세금을 더 거둘 방침입니다.

진행자)3천200억 달러면 상당한 액수인데, 이 돈을 어떻게 사용하겠다는 거죠?

기자)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중산층과 저소득층 지원에 사용할 계획입니다. 이 자금을 재원으로 해서 일정 수입 이하의 맞벌이 가구에게 육아, 교육, 연금 등의 지원을 실시할 예정입니다.이와 관련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이번 세금 증세 방안은 “상위 1%의 고액 소득자에 한정하는 것”이라며 이번 제안은 “중산층을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한마디로 부자들에 대해 세금을 더 물려서 중산층과 서민들을 돕자는 것인데, 공화당이 반대할 것 같군요?

기자)오바마 대통령의 ‘부자 증세’ 방침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공화당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데요. 공화당 소속으로 상원 재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오린 해치 의원은 18일 낸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무조건 세금을 올리기를 원하는 진보 성향 측근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말고 의회와 함께 망가진 세제를 뜯어고치는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공화당 소속인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국민을 잘살게 하려면 누군가는 희생해야 한다는 논리는 어불성설”이라며 성공한 사람들의 세금을 올린다고 해서 성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성공하는 건 아니고 또 역효과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반면 민주당은 이 방안에 찬성하고 있겠죠?

기자)미 하원 세입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샌더 레빈 의원은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세제 개혁안은 정확히 미국이 가야 할 방향”이라며 “바로 중산층 가족을 위한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습니다. 또 크리스 밴 홀런 하원 예산위원회 민주당 간사도 “중산층이 느끼는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라고 오바마 대통령의 방안을 평가했습니다.

진행자)민주당과 공화당간 정치적 대립이 한층 격화되겠군요?
기자) 그럴 공산이 큽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공화당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부자 증세’ 계획에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번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은 상, 하원을 모두 장악했기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의 이 방안이 의회를 통과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따라서 워싱턴 정치권에서는 세금 인상 방안을 놓고 대립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오늘은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민권 운동가죠,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기 위한 ‘마틴 루터 킹 데이’인데요. 미국 내 분위기는 어떤가요?

기자)오늘은 말씀하신대로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 지도자인 고 마틴 루터 킹 목사를 기리리 위한 기념일인데요. 이날을 기해 미국 전역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열립니다. 킹 목사가 생전에 평소 설교했던 고향 애틀랜타의 에벤에셀 침례교회에서 기념 예배가 열립니다. 또 수도 워싱턴에 있는 킹 목사 기념관에서도 기념 행사가 열리며 이 자리에는 제이 존슨 국토안보부 장관이 직접 참석해 기념사를 합니다.

진행자) 마틴 루터 킹 데이는 언제부터 미국에서 공휴일이 된 겁니까?

기자) 첫 기념일은 지난 1983년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서명해 제정됐고요. 그 후 1994년부터 공식 국정 공휴일이 됐습니다.

진행자)킹 목사가 어떤 인물인지 다시 한번 설명해 주시죠?
기자) 킹 목사는 미국의 대표적인 흑인 민권 운동 지도자인데요. 지난 1955년 흑인들에 대한 사회차별이 심했던 미 남부 앨라배마의 몽고메리시에서 흑인들에 대한 버스 좌석 차별에 항의 하는 운동을 주도하면서 전국적인 민권 지도자로 등장했습니다. 이후 1950-60년대의 민권 운동을 주도해 차별방지법이 제정되는 데 큰 기여를 했고 그 공로로 196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진행자) 민권 운동이 본격화된지 반세기 만에 미국에서 바락 오바마,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으니 흑인들이 참 감개무량할 것 같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모든 사람이 인종이나 성별, 종교, 성분 배경 등에 차별 받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받는 오늘날의 미국사회를 만드는 데는 킹 목사 같은 용감한 인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역사 학자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모든 공립학교에서는 킹 목사의 민권 정신을 의무적으로 가르치고 있고, 사회 곳곳에도 이런 민권 운동, 풀뿌리 민주주의가 스며들어 민주주의의 버팀목이 되고 있습니다.

진행자)이번에는 지난 주말에 있었던 미국-영국 정상회담 소식을 살펴볼까요?

기자)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지난 16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미-영 정상회담을 가졌는데요. 미-영 두 정상은 이슬람 극단주의 대처 방안과 사이버 공격 그리고 이란 핵 문제 등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진행자)이번 미-영 정상회담은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프랑스 언론사에 가한 테러 공격 이후 이뤄졌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오바마 대통령과 캐머런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프랑스에서 발생한 언론사 테러 등 이슬람 과격파의 테러위협에 공동 대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프랑스가 정의를 구현하고 테러리스트 조직망을 일망타진 하는 데 있어서 미국과 영국 양국이 계속 이를 도와야 한다는 점에 대해 견해를 같이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두 정상은 양국이 “치명적이고 열광적인 이데올로기에 직면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이를 위해 양국 공동으로 특별 전문가팀을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도 합의가 이뤄졌죠?

기자)미국과 영국 정부는 각종 사이버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공동 훈련(사이버 워게임)을 올 연말부터 실시하기로 했습니다. 첫 번째 훈련은 뉴욕과 런던의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가정해 실시될 예정인데요. 이번 훈련에는 미국, 영국 정부뿐 아니라 시중 은행들과 영국 중앙은행도 참여합니다. 또 미국과 영국 정부는 또 각종 사이버 위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공동의 사이버 조직도 창설할 예정입니다.

진행자)미-영 두나라 정부가 공동으로 만드는 사이버 공동 조직에는 어떤 기관들이 참여합니까?

기자)이번 사이버 조직 창설에는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국가안보국(NSA) 그리고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와 국내정보국(MI5) 등 양국 정보기관이 모두 관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두 나라는 사이버 요원을 양성하기 위한 장학 프로그램도 만들 계획인데요. 장학금 이름은 ‘풀브라이트 사이버 시큐리티 어워드'(Fulbright Cyber Security Award)라는 이름으로 양국 학생들에게 최대 6개월 간 사이버 보안 연구에 대한 장학금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진행자)북한이 미국의 소니 영화사에 대해 사이버 테러를 가해서 이런 대처 방안이 나온 것일까요?

기자)미-영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는데요. 이와 관련 AP 통신은 양국 정부의 이러한 계획은 북한이 미국의 소니 영화사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가해서 경각심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반면 이란에 대해서는 추가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요?

기자)미-영 두 정상은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 의회가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를 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캐머런 총리도 이란에 대한 제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와 관련해 일부 미 상원의원들과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미국과 영국 정상이 이란에 대해 제재를 반대하는 배경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아시겠지만 이란과 미국을 비롯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그리고 독일은 1년여 동안 이란 핵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였는데요. 지난해에 핵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오는 7월1일까지로 최종 협상 시한을 연장했습니다. 그리고 미국과 이란은 최종적인 핵협상 타결 방안을 만들기 위해 접촉을 갖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미 의회가 이란에 대해 추가 제재를 가할 경우 협상이 깨질 것을 우려해 이란에 대한 제재에 반대하고 있는 겁니다.

진행자)이번에는 중국으로 가보죠. 시진핑 주석이 중국군에 대해 ‘월급 외에 다른 돈을 받지 말라’고 경고했다고요?

기자)네, 중국 인민해방군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전산망인 ‘중국군망’이 18일 보도한 내용인데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인민해방군 부대를 시찰하면서 “군인이 월급 외에 다른 수입을 추구하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통수권자이며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겸하는 시진핑 주석은 최근 군부대를 찾아 “앞으로 군관들의 수입은 주로 월급이 돼야 한다”면서 불법자금이나 음성적인 돈을 받을 경우 처벌과 책임추궁을 받게 될 것이라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진행자)군부 내부의 부정부패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이군요?

기자)그렇습니다. 앞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쉬차이허우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비롯해 장성급 인사 16명을 구속하거나 낙마시켰는데요. 이번 발언도 군부 내 뿌리깊은 뇌물수수 등 부정부패를 뿌리뽑겠다는 시진핑 주석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자)이런 상황에서 중국정부는 공무원들의 봉급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요?

기자)네, 중국 정부가 19일 밝힌 내용인데요. 중국 정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700만 공무원들의 기본급을 올려주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와 관련 홍콩 문회보는 국가 지도자급 공직자의 기본급은 7천위안에서 1만 1천위안으로 올렸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니까 미화로 하면 1천1백달러 수준의 봉급을 1천7백달러로 올린 겁니다. 그리고 최하위급 공무원의 기본급은 630위안에서 1천320위안으로 각각 인상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또 중국정부가 1∼2년마다 한 번씩 공무원 임금을 인상하는 방안도 마련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이번 공무원 월급 인상도 부정부패 척결과 비슷한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봐야겠죠?

기자)그렇게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현지 언론은 중국 정부가 이번에 임금 인상을 결정한 것은 공직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 분위기를 일소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에 대한 처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진행자)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구촌 오늘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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