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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행정부, 아프간 전략 놓고 내부 격론

  • 김연호

오바마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 지난 해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졌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 신문의 밥 우드워드 부편집인이 ‘오바마의 전쟁 (Obama’s Wars)’이란 제목의 새 책에서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 전략 재검토 과정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는데요, 좀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밥 우드워드, 미국정치에 관한 탐사보도로 유명한 인물이죠?

답) 네. 방대한 분량의 문서, 그리고 미국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과 장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통해서 심층취재와 사건 폭로를 하기로 유명한 인물입니다. 우드워드 부편집인이 그 동안 펴낸 책은 모두16권에 이릅니다.

문) 그 중에서도 70년대 초에 나온 책이 가장 유명하죠?

답) 그렇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다룬 ‘대통령의 사람들”이란 책이 가장 유명합니다. 1972년 당시 워싱턴포스트의 신참 기자로 일하던 우드워드는 동료 기자인 칼 번스타인과 이 책을 같이 썼습니다. 두 기자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 도청 사건에 닉슨 행정부가 연루돼 있는 것을 폭로했습니다. 이 일로 탄핵 위기에 몰린 닉슨 대통령은 결국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문) 미국정치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책이었죠. 그런데 우드워드가 이번에는 오바마 행정부에 관한 책을 펴냈군요. 제목이 ‘오바마의 전쟁’이죠?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해 1월 취임한 뒤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어떻게 다뤄왔는지 자세하게 그리고 있는 책입니다. 특히 국가안보 참모들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놓고 어떤 격론을 벌였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동안 이 문제에 관한 보도들이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 자세한 내용이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 그럼, 책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 볼까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대해서 오바마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까?

답) 지난 해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뒤 아프가니스탄 전략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졌습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손을 뗄 수 있는 방법을 서둘러 찾으라고 군 고위 인사들에게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우드워드가 입수한 비밀회의 문건에 따르면 군 지휘부는 아프가니스탄 출구전략을 오바마 대통령에게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문) 군 지휘부가 왜 출전략을 내놓지 않았을까요?

답) 아프가니스탄에서 손을 뗀다는 건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군 지휘부는 미군을 철수할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오히려 병력 증강을 주장했습니다.

문) 민주당 안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 않았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특히 조셉 바이든 부통령이 미군의 임무를 축소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바이든 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제2의 베트남전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요, 군 지휘부가 미군 4만 명 증파를 요청하자 불가피하게 일시적으로 미군을 증파해야 한다면 2만 명선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문) 최종결정권자는 대통령이니까 오바마 대통령이 결론을 내려야 했겠군요.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은 양측 주장의 중간선인 3만 명 증파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자신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장기적인 국가건설 작업을 할 생각이 없고 1조 달러에 가까운 자금을 투입하지도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아프가니스탄에 미군을 계속 주둔시킬 경우 10년 동안 9천억 달러 가까운 전쟁비용이 추가로 들 것이라는 보고를 이미 받은 상태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 참모진에게도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계획은 출구전략과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오바마 대통령이 출구전략을 계속 원했군요.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이 최종 승인한 미군 3만 명 증파 계획에는 군 지휘부가 아프가니스탄 임무 확대를 시도하지 못하도록 군이 해서는 안 되는 사항까지 명시됐습니다. 하지만 국방부는 계속해서 이 결정을 번복하려 했고 결국 오바마 대통령이 격노했다고 합니다.

문) 당시 국가안보 참모들 사이에서도 의견 충돌이 심했다구요?

답) 네.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목표와 파병 규모를 둘러싸고 험악한 감정 싸움이 일어나고 서로 불신이 심했다고 합니다. 제임스 존즈 국가안보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참모들을 공산당 중앙위 정치국, 범죄조직인 마피아로 불렀고,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당시 중부사령관은 데이비드 엑설로드 백악관 정치고문을 완벽한 여론조종 전문가로 불렀다고 합니다.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은 대통령 집무실에서 열린 전략회의 도중 톰 도닐론 국가안보 부보좌관이 어떤 군 장성을 비난하자 불쾌감을 느끼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우드워드의 책은 전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핵심 관계자들이 지난 해 아프가니스탄 전략을 둘러싸고 내부적으로 격론을 벌였다는 소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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