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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이란 핵무기 개발 지원” 미국 언론 보도


이란의 핵 시설 (자료사진)
이란의 핵 시설 (자료사진)

이란이 외국의 지원을 받아 핵무기 개발을 계속해 왔다는 국제원자력기구의 보고서가 국제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란의 핵 개발에는 특히 북한이 기술 지원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됩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지난 8일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이란 핵 문제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아마노 총장은 “이란의 핵안전협정, 유엔 안보리 결의 이행에 관한 보고서”에서 이란이 핵 폭발장치 개발과 관련된 활동을 해 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는 고폭실험과 핵탄두 설계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 샤하브-3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성능 향상에 관한 연구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란 군 당국이 핵무기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장비와 물자를 조달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아마노 총장은 10개 이상의 국제원자력기구 회원국들로부터 수집한 정보와 핵 기술 밀거래 조직의 간부가 증언한 내용, 관련 문건 등을 토대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는 해외 밀거래 조직과 외국 전문가들의 지원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기폭장치용 고속 전기 스위치 같은 장비와 관련 물자 조달 뿐만 아니라 금속 우라늄 생산 방법을 설명한 자료를 밀거래 조직으로부터 들여왔습니다.

고폭점화 장치와 고속진단 장치의 개발에는 외국인 핵무기 전문가의 도움이 있었습니다. 이 전문가는 1996년부터 2002년까지 이란에 머물면서 기술자문을 해줬습니다.

이란은 지난 1997년 외국의 핵무기 개발 기관 인사들을 만나 컴퓨터를 이용한 핵폭발 가상실험을 지도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여기에는 중성자의 단면적 계산방법, 충격파와 우라늄 금속간의 상호작용 연구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보고서는 이란이 접촉한 외국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 신문과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북한과 파키스탄, 그리고 러시아가 연루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신문은 국제원자력기구 측의 설명을 들은 외교관들을 인용해 핵폭발 가상실험을 도운 나라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신문도 외교관들과 핵무기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란이 핵무기의 이론적 설계작업에 필요한 수학공식과 부호들을 북한으로부터 얻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버지니아 주의 민간 연구기관인 비확산정책교육센타의 헨리 소콜스키 소장은 핵탄두의 소형화, 경량화를 위해서는 핵폭발의 가상실험과 이론적 설계작업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컴퓨터 모델을 통해 작업을 하면 실제로 핵폭발 실험을 할 필요없이 핵무기를 최적화해 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소콜스키 소장은 북한이 컴퓨터 가상실험에 관한 기술을 해외에서 입수해 이란에 넘겨줬다는 정보가 과거 공개된 바 있다며, 북한과 이란 관계자들이 1997년 이후 핵 협력을 위해 여러 차례 만났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과 이란의 핵 협력설은 전직 이란 외교관의 증언에서 밝혀진 바 있습니다. 모하메드 레자 헤이다리 전 노르웨이 주재 이란 영사는 지난 해 말 프랑스의 한 정책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북한 기술자들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핵과 미사일 협력을 위해 비밀리에 이란을 방문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고 밝혔습니다.

독일의 ‘쥐트도이체차이퉁’신문도 지난 8월 서방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중성자 흐름 가상실험 프로그램을 이란 군부에 넘겼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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