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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단체들, 대북 정보 유입 보고서 발표


지난 6일 아침 평양 주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지난 6일 아침 평양 주민들이 출근하고 있다.

미국의 민간단체들과 전문가들이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 소식을 더 많이 전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주민 대다수가 한 달에 한 번은 외국 매체를 접하고 있다는 최근의 조사 결과가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주 산하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외부 정보 접근과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평양 등 북한 9개 도에서 주민 36명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91.6%가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외국 매체를 접한다고 응답했다는 겁니다.

설문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 가운데 6명은 매일, 12명은 일주일에 한 번, 15 명은 한 달에 한 번 외국 매체를 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응답자의 83%인 30명은 북한 정부보다 외부 물품과 정보가 주민들의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런 결과는 과거 탈북민들에 대한 여러 설문조사를 통해 널리 알려졌지만 북한 주민들을 상대로 직접 나온 결과여서 주목됩니다.

미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석좌교수는 지난18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웹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이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한국에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가 강조한 대북 정보 유입 발언들과 다양화 되는 정보 유입 기술을 소개하며, 영향력에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지난달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주민들의 의식을 깨우기 위한 외부 정보 유입을 강조하며 실태를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탈북민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은 100% 다 봅니다. 가서 도대체 어떻게 사는가. 한국에서 탈북민들의 생활을 그린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것은 북한에서 1순위입니다. 공부를 한 사람들은 역사물 영화를 좋아합니다. 예를 들면 불멸의 이순신이라든가 륙룡이 나르샤 이런 것을 좋아합니다. 일반 사람들은 (과거) 겨울연가라든가 가을 동화(중략), 북한 얘들은 지금 너무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봐서 말투도 한국식으로 변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북한에 없던 말투, 처녀 총각이 연애할 때 뭐 자기야 오빠야 이런 말투는 우리 때 없었거든요”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도 지난달 ‘대북 정보 접근 개선’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의 올비리아 에노스 연구원은 외부 정보가 주민들의 세계관과 정권에 대한 시각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정보 유입 기술을 보다 다양화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존의 라디오나 DVD, USB외에 주민들이 인터넷을 직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도록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외교협회(CFR)도 지난해 9월 발표한 대북정책 보고서에서 차기 미 행정부는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에 더 접근해 스스로 국가를 진화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만들도록 재정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었습니다.

최근 대북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 ‘북한의 숨겨진 혁명’을 펴낸 백지은 전 하버드대 벨퍼센터 연구원은 ‘VOA’에 정권에 빼앗긴 정보 선택권을 북한 주민들이 찾도록 돕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외부 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백지은 전 연구원]

백 전 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의 “정신적, 감성적, 지적, 정치적 자율권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드라마뿐 아니라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보들이 훨씬 많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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