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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들 '중-러 친선 강화' 연일 보도


지난달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상하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달 21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상하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북한이 최근 관영매체들을 동원해 중국과 러시아의 밀착 분위기를 부쩍 띄우고 있습니다. 냉전시대 동북아시아의 대립구도를 재현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벗어나려는 북한의 외교전이 한층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말 중국 상하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미국과 일본의 연합전선에 맞서는 공동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또 공동성명을 통해 내정간섭 반대를 천명하고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러시아편을, 그리고 러시아는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에 대해 중국편을 들고 나섰습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4일 이 정상회담의 결과를 높이 평가하는 글을 실었습니다.

두 나라 관계를 보다 높은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전망을 열어 놓게 됐다며 합동군사훈련 등의 협력 내용도 소개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이에 앞서 지난 달 25일에도 중-러 간 협력이 일극화된 세계질서를 세우려는 미국에 대한 결정적 반격이라고 주장했고, 지난 2일엔 중-러가 최근 합동군사훈련으로 미국의 아시아 전략에 맞서고 있다는 글을 내보냈습니다.

`조선중앙통신'도 4일 중-러의 밀착이 미국의 패권주의적 대외정책에 대한 심각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들의 이런 보도들은 핵 문제로 미국과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자신들에게도 불리할 게 없는 상황이라는 계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입니다.

[녹취: 김흥규 아주대학교 교수] “북한이 현재 상황에서 원하는 것은 냉전시대적인 구도, 북방 삼각과 남방 삼각은 이미 1970년대 초에 사라졌지만 오히려 그 관계를 형성하는 게 북한의 생존에는 훨씬 더 유리한 상황이라는 거죠. 그래서 북한이 의도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우호적 관계를 더 부각시키는 이면에는 자신들의 전략적 계산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박사는 북한 매체들의 보도 내용이 결국 미국의 아시아 정책을 압박하고 특히 북한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전략이 통하지 않음을 보여주려는 메시지라고 분석했습니다.

김흥규 교수는 북한이 앞으로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지렛대 삼아 걸끄러워진 중국과의 관계 복원을 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김흥규 아주대학교 교수] “최근 중국이 미국은 물론 한국과의 관계도 강화시키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선 어떻게든 적극적으로 러시아를 끌어들여서 중국에 대해서 견제도 하면서 동시에 중국으로 하여금 일방적으로 한국이나 미국과 손잡고 북한을 압박하지 못하게끔 기제로 활용하려고 하겠죠.”

북한은 지난 3월 러시아 연방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루스탐 민니하노프 대통령의 방북을 시작으로 러시아와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일본과 합의한 납치자 재조사 문제에도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미-한-일 동맹에 균열을 만들려는 시도에도 나설 것으로 외교 전문가들은 예상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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