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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활발한 대일 접촉...관계개선 모색


북한이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북 협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도 빈번하게 접촉하면서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특히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과의 국교정상화에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도쿄를 연결해 들어보겠습니다.

문)최근 들어 북한과 일본의 접촉이 잦아지고 있는데요, 최근 상황을 한번 정리해볼까요?

답)네 지적하신대로 최근 북한과 일본은 비공식적인 물밑접촉 뿐만 아니라 공식적으로도 활발하게 접촉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은 일본 정부의 최대 관심사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지렛대로 삼아 북-일 관계를 개선해보려는 자세를 분명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얼마 전에도 보도가 됐듯이 북한은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일본의 정치인과 시민단체 인사 60명을 공식 초청했습니다. 초청받은 일본 인사들도 방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앞서서는 나카이 히로시 전 공안위원장 겸 납치 문제 담당상이 지난 해 7월에 북한의 송일호 북-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와 극비 접촉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도 다시 만났습니다.

또 지난 해 11월에는 이와는 별도로 일본 정부 측의 인사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북한에 남았다가 숨진 일본인의 유골 수습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과 비밀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일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올해 초 국가공안위원장에 일본인 납치피해자 전문가인 마쓰바라 진 의원이 임명되면서 더욱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문)북한과 일본의 만남이 최근 들어 이처럼 잦아진 이유가 뭡니까?

답) 네 북한으로서는 최대 관심사가 역시 궁핍한 경제난 타개입니다. 자체적으로는 도저히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한반도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한 경제원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이 군사독재 시절이던 19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보다는 북한에 호의적인 입장이었고 아직도 일본 내에는 북한을 도울 수 있는 조총련계 인사들이 많다는 점도 관계 개선에 의욕을 보이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반면 일본 입장에서는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일단 북한과의 끈을 어떻게든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더욱이 북한 핵실험 이후 북-일간의 접촉창구가 거의 닫히면서 대북 관련 정보나 납치 문제 해결을 미국이나 한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는데요, 이런 점도 최근 일본이 북한과의 접촉을 자주 가지려는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그렇다면 북-일간의 접촉이 실제로 양국간 관계 진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습니까.

답)일단 두 나라가 다양한 접촉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게 발전해서 북-일 국교정상화라든가 양국간의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 일본은 외교적으로 동맹국인 미국과의 관계, 그리고 정치외교나 경제적으로 관계가 심화되고 있는 한국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으로서는 한국과 미국의 대북정책과 동떨어져서 독자적인 대북 외교를 구사하기가 힘들다는 거지요. 이 때문에 북-일 관계는 어디까지나 전체적인 한반도 분위기에 좌우될 것이라는 게 일본 외교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문)그래도 최근 북-일간의 접촉이 한국으로서는 신경이 쓰일텐데요?

답)네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납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노력을 지지하고 지원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히면서도 북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한-미-일 공조체제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일 관계는 남북관계와 미-북 관계, 북 핵 문제의 추이와 연결되는 것이므로 납치자 문제 해결도 이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와 관련해 신각수 주일 한국대사도 최근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일 접촉과 관련해 일본 측에 투명하게 진행할 것과 한국 미국과의 협의라는 두 가지 원칙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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