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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한과의 단독협상 위험"...일본 우회 비판


Pakistani laborers work on a bridge as the sun sets in Islamabad.
Pakistani laborers work on a bridge as the sun sets in Islamabad.
윤병세 한국 외교부 장관은 북한 핵이 동아시아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국내정치적 필요에 따라 북한과 단독협상에 나선 일본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습니다. 또 북한은 버마가 선택한 개혁과 개방 노선을 채택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윤병세 장관은 북 핵 문제가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에 중대한 위협이라며 개별 국가들이 북한과의 양자 협상거리로 삼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윤 장관은 9일 서울에서 동아시아연구원 등이 주최해 열린 국제토론회 기조연설에서 북 핵의 위험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여러 차례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을 의결한 데서 보듯 국제사회가 널리 공유하고 있는 인식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윤병세 장관] “Any nation that may wish to compromise on the cause of peace for the sake of domestic politics will run the risk of losing a more serious bet it has arduously made”

윤 장관은 자국 정치만을 위해 북한과 평화협상에 나서고자 하는 나라는 대신 더 중요한 것들을 잃는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 장관의 발언은 최근 일본이 북한과 일본인 납치자 재조사와 단독 대북 제재 완화를 합의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협상을 지속하고 있는 데 대해 경고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윤 장관은 이와 함께 최근 한국 외교부 장관으론 31년 만에 처음 버마를 방문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북한도 버마와 같은 개혁과 개방의 새로운 노선을 걸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윤 장관은 버마가 개혁과 개방을 추진해 정치적 자유를 확대하고 국제원자력 기구의 사찰을 받아들였다며 국제사회가 이를 크게 환영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윤병세 장관] “Now is the time for North Korea to follow the path of Myanmar and Vietnam. The sooner the North Korea makes that kind of strategic decision, the better”

윤 장관은 이제 북한이 버마와 베트남의 길을 따라야 할 시간이 됐다며 북한 당국의 이 같은 전략적 결단은 빠를수록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한반도가 통일로 가는 길에 여러 난관이 있지만 북한의 핵 개발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핵심 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동아시아 정세와 관련해선 아주 작은 충돌만 발생해도 훨씬 더 큰 물리적 충돌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윤 장관은 현재 태평양에 많은 갈등이 발생하고 있고 동해에서부터 동중국해, 남중국해에 이르기까지 여러 주변국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동아시아 전체에 걸쳐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서 모든 문제가 생겨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이런 상황이 억제되지 않으면 냉전 이후 심화된 경제적 의존성이 약화되고 지역 전체가 과거로 퇴행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 장관은 동아시아 국가들이 경쟁국을 적으로 간주하는 극단적 사고방식을 버려야 한다며, 지금은 어떤 국가도 평화를 위해선 타협을 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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