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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권대사 "북한정권 대량학살 자행죄 증거 충분"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공개한 지난해 11월 북한 16호 정치범수용소, 명간 관리소의 위성사진.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공개한 지난해 11월 북한 16호 정치범수용소, 명간 관리소의 위성사진.
북한에서 대량학살이 자행되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가 있다고, 한국 외교부 인권대사가 밝혔습니다. 주민 대량학살에 대해 북한 정권에 책임을 물을 법적 근거가 있다는 건데요,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프리카.세계보건 국제인권.국제기구 소위원회가 18일 북한인권 청문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해 북한인권 상황을 설명한 한국 외교부의 이정훈 인권대사는 북한 정권에 대량학살죄를 물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정훈 인권대사] “North Korean regime maybe guilty of genocide…”

이 대사는 자신이 설립한 국제 비영리단체 ‘휴먼 리버티’의 위임을 받아 영국의 법률회사 ‘호건 로벨스’가 작성한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18일 공개된 96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 COI 보고서가 밝힌 북한의 인권 침해 실상과 한국 정부가 수집한 수많은 탈북자 증언을 면밀히 검토해, 북한에 대해 ‘대량학살’ 죄를 물을 법적 근거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에서 그동안 대량학살이 자행됐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겁니다.

이 대사는 북한 정권이 최소한 세 개 주민 계층을 학살하려는 분명한 의도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정훈 인권대사] “First, so called hostile class…”

북한 정권이 이른바 적대계층으로 분류한 주민들, 기독교인 등 종교인, 그리고 중국인과의 혼혈인 등 순수 북한 혈통이 아닌 세 개 주민 계층을 겨냥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 대사는 앞으로 북한인권 문제와 관련해 COI가 제기한 북한의 반인도 범죄 외에 대량학살 문제도 함께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앤드루 나치오스 북한인권 위원회 공동의장은 북한 정권의 기반이 서서히 붕괴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나치오스 공동의장] “The North Korean totalitarian regime…”

북한 정권이 붕괴 직전에 있는 건 아니지만, 고난의 행군 시기의 대기근과 옛 소련과 공산권 국가들의 경제원조 중단, 정치 경제 개혁 거부, 정보 확산 등의 장기적인 영향으로 기반이 서서히 약화되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의 대외원조를 총괄하는 미국국제개발처 처장을 지낸 나치오스 공동의장은 미국 정부가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나치오스 공동의장은 또 미국 정부가 중국에 탈북자 강제북송을 중단하도록 계속 촉구하는 한편, 북한과의 대화에서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청문회에는 정치범 수용소 출신 탈북자 신동혁 씨도 출석해 자신이 북한에서 겪은 인권 침해 실상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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