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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한인권법 제정 또 무산


제 8회 북한자유주간 행사 중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참가자들

제 8회 북한자유주간 행사 중 북한인권법 제정을 촉구하는 참가자들

한국 국회에서 북한인권법 제정이 또다시 무산됐습니다. 야당의 끈질긴 반대 속에 직권상정 방안까지 검토했던 집권여당이 당장은 무리한 강행 처리는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함으로써 법안 처리의 앞날이 아주 불투명해졌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그 어느 때보다 의욕을 보여 4월 임시국회에서 그 처리 여부가 주목됐던 북한인권법 제정이 또 다시 무산됐습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4일 “4월 임시국회 중 북한인권법을 통과시키려고 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그렇게 할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안 대변인은 또 4일 열린 임시국회는 한국과 유럽연합 즉 EU간 자유무역협정 비준안 통과를 위한 것으로 북한인권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습니다.

“한-EU FTA가 시급하기 때문에 전선을 다각화시키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오늘 원 포인트 국회는 일단 이 문제를 통과시키기 위한 겁니다.”

이로써 북한인권법안 처리 문제는 6월 임시국회로 넘어가게 됐지만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이용한 무리한 강행 처리는 당장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법안 처리의 앞날이 매우 불투명해졌습니다.

북한인권법은 지난 해 2월 제1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의결돼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왔지만 민주당의 반대로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의 김무성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가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 달 20일 “제일 괴로운 게 북한인권법”이라며 “직권 상정해서 처리할지 고민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직권상정은 법사위 통과 절차를 건너 뛰고 국회의장이 직권으로 법안을 본회의에 올리는 방안입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야당과 갈등을 빚고 있는 다른 법안 처리에 우선순위를 둠으로써 이런 강행 처리 방안을 쓸 때가 아니라고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특히 지난 달 27일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상황에서 자칫 강행 처리가 여론을 더욱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직권상정의 당사자인 박희태 국회의장도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 초청 오찬간담회에서 직권상정에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저희들도 빨리 이런 입법 절차를 해야 하는데요, 그렇다고 지금 이 상황 속에서 강행 처리를 한다는 것은 별로 적합하지 못한 조치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박 의장은 그러나 북한인권법이 조속히 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박 의장은 “북한이 인권법을 만들지 않는 것은 인권침해를 통해 독재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의도”라며 “미국이나 일본도 제정한 북한인권법에 북한과 가장 밀접한 한국 국회가 침묵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법의 실효성이 없고 대화가 필요한 남북관계 현 상황에서 북한을 불필요하게 자극하는 것은 피하자는 논리로 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법은 대북 민간단체 지원 확대와 북한인권 침해 증거를 수집, 관리하는 북한인권재단과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설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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