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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전문가, “북한 농작물 피해 줄이려면 벼 포기 세워야”

  • 최원기

최근 북한 전역에 연일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벼 등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특히 개성의 경우 지난 주에 50년 만에 큰 비가 내렸는데요, 전문가들은 논에 물이 빠지는 대로 벼 포기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최원기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문) 북한에 큰 비와 왔다는데, 어느 정도입니까?

답) 네, 최근 황해도, 강원도, 함경도, 자강도 등 북한 곳곳에 큰 비가 내려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성에는 지난 달 중순부터 29일까지 5백 밀리미터 가까운 비가 내려 50년 만에 최고 강수량을 기록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의 보도를 들어보시죠.

“개성시에서는 이번 폭우가 50년 만에 처음 보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문) 홍수 피해는 어느 정도입니까?

답) 네, 지난 29일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한 비 피해 상황에 따르면 자강도의 경우 630여 세대의 살림집이 부서지거나 물에 잠겼습니다. 또 다리 20여 곳과 논밭 5백 정보가 유실됐습니다. 함경남도 신흥군의 경우 살림집 2백20곳과 다리, 그리고 농지 5백 여 정보가 침수됐습니다. 강원도에서는 도로가 파괴되는 한편 발전소 케이블(까벨)이 끊어져 전기 발전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개성 일대가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개성은 50년 만에 큰 비가 내렸다고 했는데, 피해가 특히 크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조선중앙방송이 보도한 북한 국토환경보호성 당국자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2,850여 종의 논경지가 침수되고 물길이 파괴된 것은 물론 4개의 다리와 6개의 구조물, 그리고 118동의 살림집과 도로들이 파괴되었습니다.”

문) 비가 이렇게 많이 왔으면 농작물 피해도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네, 북한은 이번에 폭우 피해를 보도하면서 농지 수천 정보가 침수됐다고 밝혔는데요.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벼농사와 강냉이 농사가 불가피하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문) 이 정도 비가 내렸으면 논에 아직 물이 차있을 것 같은데요. 벼가 이렇게 물에 잠겨 있으면 썩게 되나요?

답) 농업 전문가들은 벼가 하루이틀 정도 물에 잠겨있는 것은 괜찮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주일 이상 물에 잠겨있으면 벼 뿌리가 썩는 등 농사를 망칠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논에 물이 빠지면 빨리 벼 포기를 일으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여기서 한국의 북한 농업 전문가인 통일농수산정책연구원 김운근 원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모를 심을 때는 6-7포기를 심는데, 그것을 한 3-4 포기를 한 다발로 묶어주는 것이죠. 그러면 태양을 받고 그러면 수확 감수를 감소시킬 수 있는 거죠.”

문) 과거 경우를 보면 이렇게 홍수가 나면 ‘벼 멸구’ 같은 병충해가 기승을 부리던데요?

답) 그렇습니다. 북한에서는 벼 멸구를 ‘벼 물 바구미’라고 부르는데요. 이렇게 홍수가 나면 벼 멸구가 기승을 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따라서 농약을 살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문) 그런데 북한에서는 지난 1995년부터 올해까지 거의 매년 크고 작은 비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홍수를 막는 뭔가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답)네, 전문가들은 같은 양의 비가 내려도 남한은 큰 피해가 없는 반면 북한은 큰 피해를 입는 것은 북한의 치산, 치수 정책에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홍수 피해를 줄이려면 산림녹화와 수리시설을 대대적으로 보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문)홍수 피해를 줄이려면 산에 나무를 많이 심어야 한다는 얘기는 전에도 많이 소개해 드렸는데, 수리 시설을 보수해야 한다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네, 농사를 제대로 지으려면 농업 용수를 확보하는 것 못지않게 배수로와 유수지 등 홍수에 대비한 시설을 잘 갖추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지난 1995년 대홍수 때 파괴된 배수 시설을 아직도 못 고친 게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런 시설을 하루빨리 개, 보수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겁니다. 다시 김운근 원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매년 수리시설을 정비해야 해요. 북한은 경제가 어려우니까 수리 시설이 옛날 상태로 방치돼 있어 피해가 더 크죠. 그러니까 중장기적으로 산림녹화와 수리시설 정비를 해줘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되니까…”

문)다락 밭과 뙈기 밭 때문에 홍수 피해가 더 커진 것 아닌가요?

답)전문가들은 그런 측면이 있다고 말합니다. 북한은 그동안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경사지를 개간해 강냉이 등 밭 작물을 많이 심었는데요, 산비탈을 개간하는 과정에서 북한의 많은 산이 황폐화 됐습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큰 비가 내리면 산 사태는 물론 홍수가 나고 농사를 망치는 등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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