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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10년간 5억 달러 무기 수입’


북한이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5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정밀기계도 도입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무기 수입이 식량난 등 경제난을 가중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지난 1999년부터 2008년까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5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수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여당인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이 최근 정부 당국으로부터 입수했다며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999년 러시아 등으로부터 9천만 달러 상당의 헬리콥터와 전투용 전차 엔진 등을 수입했습니다. 또 2000년에는 중국 등 9개국으로부터 1억1천만 달러 상당의 항공기 부품과 레이더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이어 2001년에는 러시아 등 6개국으로부터 1억3천만 달러 상당의 헬리콥터와 군용 트럭을 수입했고, 2002년에는 슬로바키아 등 11개국으로부터 헬리콥터 부품, 통신장비 등 6천3백만 달러 상당의 무기를 구입했습니다.

이밖에 지난 10년간 북한이 리비아와 시리아, 이란 등 중동 지역 국가들은 물론 에티오피아와 앙골라 등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도 무기를 판매하거나 군사훈련을 지원해 온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자료를 입수한 한나라당 이철우 의원은 한국 `K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무기를 수출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지원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래서 외화벌이를 위해 무기를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북한이 수입한 전체 무기의 83% (3억9천만 달러)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 사이에 집중된 것이 특징입니다.

한반도 군사 전문가인 미국 텍사스 주립 앤젤로 대학의 브루스 벡톨 교수는 “한국의 김대중 대통령 정부 시절에 무기 구매가 집중된 점으로 봐서 한국의 대북 지원금 일부가 무기 구입 자금으로 전용됐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특징은 북한이 아프리카 등에 무기를 팔아 번 돈으로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부터 고성능 무기를 구매했을 가능성입니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10년간 총 101회에 걸쳐 쿠바와 콩고, 앙골라, 리비아, 시리아, 탄자니아, 우간다 등 중동, 아프리카 국가와 접촉하면서 무기 판매 등을 논의했습니다. 이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북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군사 전문가인 벡톨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외화가 필요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은 냉전시절부터 사용해 온 소련제 무기가 필요한데, 바로 북한이 그런 무기 공급원 역할을 한다는 겁니다.”

북한이 아프리카 국가에 재래식 무기를 수출한다는 사실은 이미 몇 가지 사례가 확인된 바 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난 2009년 11월 북한산 탱크 부품을 싣고 콩고로 가던 선박을 적발해 압류했습니다. 또 최근에는 내전을 치르고 있는 리비아에서 한글로 쓰여진 북한제 기관총과 탄약 상자가 발견됐습니다.

서울의 민간단체인 세계북한연구센터의 안찬일 소장은 북한도 노후된 탱크와 전투기 등의 부품을 교체하려면 아프리카 국가에 값싼 무기를 팔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이 탱크, 장갑차는 70년대까지는 자력갱생 한다고 하지만 연료와 첨단 부속품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래식 무기는 대량으로 내다팔고, 첨단 부속품은 사들이는 방식으로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이 군사용으로 전용될 수 있는 정밀기계를 스위스에서 구매하려 했던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스위스의 프랑스어 일간지인 ‘르탕’과 `로이터 통신’은 폭로 전문 인터넷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를 인용해 북한과 이란, 시리아 등이 스위스에서 군사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정밀기계류를 구입하려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북한의 무기 거래를 차단하려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그리 효과적인 것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지속적인 무기 구매가 식량난 등 경제난을 가중시키는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무기는 그 특성상 현금을 주고 사와야 하는데, 북한이 핵 개발과 고성능 무기 구입에 너무 많은 돈을 쓰다 보니 자연 인민경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안찬일 소장의 말입니다.

“북한경제가 몰락할 수밖에 없는 것은 개인 숭배와 무모한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 무리한 출혈을 계속하기 때문에 경제가 점점 힘들어지는 겁니다.”

북한은 지난 7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전체 예산의 15.8%를 군사비에 책정했습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의 실제 군사비 비율이 50% 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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