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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 증언 "재입북자 기자회견은 한국 실상 알게 된 기회"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탈북자 부부(김광호 부부)와 그들의 딸, 또 다른 탈북 여성(고경희) 등 4명이 북한으로 귀환해 인문문화궁전에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자료사진)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탈북자 부부(김광호 부부)와 그들의 딸, 또 다른 탈북 여성(고경희) 등 4명이 북한으로 귀환해 인문문화궁전에서 기자회견을 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자료사진)

북한 관영언론은 지난해 이른바 ‘재입북한 탈북자’의 기자회견을 다섯 차례나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의도와는 달리 북한 주민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사회의 실상을 보게 됐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병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12월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탈북해서 한국에 정착해 살다가 다시 북한에 입국한 64살 최계순 씨의 기자회견을 보도했습니다. 당시 `조선중앙TV'가 방송한 내용입니다.

[녹취:조선중앙TV] “남조선은 정말 사람들이 살 수 없는 생지옥입니다.”

북한이 재입북한 탈북자의 기자회견을 잇달아 연 것은 한국에 대한 적개심을 조성하고 북한체제에 대한 자긍심을 높여 탈북자를 막으려는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북한 당국의 의도는 제대로 관철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6일 서울에서 열린 북한 인권단체인 NK지식인연대의 ‘월례 북한 실상 정보보고회’에서 나온 탈북자 김영애 씨의 증언은 이 같은 사실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김 씨는 탈북하기 전 북한에서 이른바 ‘재입북자’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두 가지 생각이 들어 오히려 한국사회에 대한 동경을 품는 계기가 됐다고 증언했습니다.

먼저 재입북자가 집에서 살충제를 뿌린 일을 한국사회를 나쁘게 말하려는 의도로 꺼냈지만 그 대목에서 김 씨는 탈북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책을 엿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영애 씨/ 2014년 4월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저희는 그 부분을 듣고 북한 사람이 한국에 와서 아파트에 살았다는 게, (그건) 새로운 기회였거든요. 어떻게 집을 가지고 살았지?(라는 의문이 들었고) 물론 북한에서도 집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지만 집이 없는 사람이 더 많았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 집을 가지고 살았다 하니 좀 충격을 받았고.”

김 씨는 이와 함께 재입북자가 한국에서 투자를 했다가 사기를 당해 돈을 날렸다는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서도 자신은 한국사회의 감춰진 일면을 볼 수 있었다고 증언했습니다.

[녹취: 김영애 씨/ 2014년 4월 탈북자] “기존에 있던 사람도 아니고 북한에서 간 지 6년 밖에 안 됐다는 사람이 회사에 투자할 돈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가 대한민국 사회가 사람 못 살 사회가 아니며, 일단 자기가 노력하면 살 수 있는 기회의 땅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김 씨는 재입북자의 기자회견으로 자신 뿐아니라 직장이나 이웃 주민들도 한국사회를 잘못 알고 있었다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는 끝으로 북한 집권자들의 의도나 방향과는 달리 북한 서민들의 사상과 정신이 바뀌고 있다며 증언을 마무리 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병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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