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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압록강 하류 개발사업 착공 예정


북한과 중국이 이달 말 압록강 하류의 섬인 황금평의 합작 개발을 위한 착공식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착공식에 중국과 북한의 고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할 전망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요,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과 중국이 이달 중 압록강 하류의 섬인 황금평의 합작 개발을 위한 착공식을 가질 예정이라는 소식이 있는데요?

답) 네.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동을 가르는 압록강 하류에 있는 섬인 황금평에서 오는 28일 북-중 양국이 임가공산업단지 개발공사 착공식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착공식에는 북한과 중국에서 당과 정부의 고위 인사들이 참석해 황금평 개발 사업에 힘을 실어주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의 의지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황금평 개발은 북한과 중국이 합작개발하기로 합의한 양국의 대표적인 경제협력 사업입니다.

문) 중국 정부는 이달 28일로 알려진 북-중 간 황금평 합작 개발 착공식의 개최를 확인했나요?

답) 중국 외교부의 장위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황금평 합작 개발 착공식이 예정대로 개최되느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중국과 북한은 우호적인 이웃국가로서 우호 협력정책을 편다고 말하고 중국과 북한 간, 기업과 기업 간의 경제와 무역 협력은 쌍방의 사회와 경제 발전에 유리할 뿐 아니라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답했습니다. 장위 대변인의 발언은 황금평 합작 개발 착공식의 개최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확인을 피했지만 착공식 개최를 부정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 (앞서 전한 대로) 황금평 합작 개발 착공식에 북-중 양국의 고위 인사들이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북한 쪽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매제로 실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 네. 황금평 개발 착공식에는 북한 쪽에서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겸 노동당 행정부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장성택 부장은 이달 28일 중국을 방문해 단동 황금평의 임가공산업단지 개발공사 착공식에 참석한 뒤 지린성 창춘시와 연변조선족자치주를 잇따라 방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장 부장은 이어 북한 라선특구로 이동해 오는 30일 열리는 중국 훈춘과 북한 라진항를 잇는 도로보수 공사 착공식에도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단동과 신의주를 잇는 압록강철교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있는 다동 중롄호텔은 오는 27일 예약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중롄호텔은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방문 등 북한 고위 인사들이 중국을 방문하기 직전 보안상의 이유로 투숙객을 받지 않아 왔습니다.

황금평 개발 착공식에 중국 쪽에서는 왕치산 부총리가 참석해 장 부장과 황금평 임대 협정을 정식 체결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 장성택 부장은 황금평 개발 착공식에 이어 지린성 창춘에서는 누구를 만나 어떤 내용을 논의할지도 궁금한데요.

답) 장성택 부장은 창춘에서는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과 만나 북한 라선특구 개발에 필요한 시멘트 공장 건설과 라선특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중국내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라선특구 전력 공급과 관련해, 중국 쪽은 두만강 유역의 훈춘에 건설될 60만㎿급 화력발전소에서 송전하는 방법 외에, 옛 소련이 건설한 뒤 낡아 가동이 중단된 선봉 화력 발전소 설비를 개조, 북한이 전력을 자체 생산토록 방안을 놓고 북한과 협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장성택 부장은 북한의 외자 유치 총괄 업무를 담당하는 합영투자위원회를 총괄하면서 황금평과 라선특구 합작개발 등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문) 화제를 바꿔보죠. 북한 노동자의 중국내 고용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새로운 경제 협력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최근 들어서는 북한의 봉제공들이 대거 중국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소식이 있는데요, 규모가 얼마나 되나요?

답) 최근 중국 의류공장이 밀집해 있는 압록강 하류 동강 일대에 파견돼 일하는 북한의 봉제공의 경우 1천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400-500명에 불과했지만 남북교역 중단에 따라 한국 의류업체들의 대북 위탁가공이 끊기면서 1년여 만에 배 가량 급증했다는 것입니다. 이곳 단동 지역에 있는 의류공장마다 북한 봉제공들을 수십 명씩 고용하고 있고 규모가 큰 공장은 200-300명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들 북한 봉제공들은 외부와 전면 차단된 채 공장 내에서만 머물며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의 의류업체에 북한 봉제공들의 고용을 알선하는 중개업자들까지 등장했습니다.

문) 중국에 나온 북한 봉제공들이 받는 월급은 얼마나 되나요?

답) 북한 봉제공들에게는 평균 1천200-1천300 위안의 월급이 책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중국에서 도시 공장 근로자의 한 달 소득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하지만 개성공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임금은 북한 봉제공들의 손에 들어가지 않고 전액 북한 노무송출회사에 지급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북한 봉제공들에게는 임금의 30~40% 가량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서도 북한 봉제공들 사이에 중국에 나오기 위한 경쟁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중국 의류업체들이 이처럼 북한 봉제공들을 많이 받아 들이는 이유는 뭔가요?

답) 무엇보다 북한 봉제공들의 기술력이 우수한 점이 꼽힙니다. 북한 봉제공들은 오랫동안 한국 업체들의 위탁 가공을 맡아 온 덕분에 우수한 기술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북한 봉제공들은 또 밤샘 근무까지 해 내고 있어 효율성이 높다는 게 중국 의류업체들의 판단입니다. 이는 중국 근로자들이 힘든 일을 기피하고 자주 직장을 옮기는 모습과도 대조적입니다. 특히 북한 근로자의 저임금도 중국 업체들이 매력을 느끼는 요소인데요, 최근 중국에서 인건비가 급등하고 있는 반면 북한 근로자의 인건비는 중국 근로자의 50-70%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런 점들 때문에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의류공장들의 경우 북한 봉제공들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문) 중국 압록강 유역의 단동 외에 다른 북-중 접경 지역에서도 북한 봉제공들을 고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면서요?

답) 지난해 11월 연변조선족자치주의 훈춘과 투먼 등 두만강 유역에 있는 의류업체들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 1천500명 안팎의 북한 봉제공들을 고용하겠다며 중국 정부에 허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올 들어 지난 1월에는 이기범 선양주재 북한총영사가 총영사로서는 10년 만에 헤이롱장성 무단장시 정부를 방문해 쟝징촨 시장과 만나 북한 여성 근로자 2천여 명을 무단장 동닝현에 파견하는 방안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쪽은 추후 북한 여성 근로자의 파견 시기와 근로 조건 등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북한 여성 근로자들이 무단장에 파견되면 동닝현에 있는 헤이롱장성 최대의 목재 가공 단지에서 일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 근로자들은 섬세함이 필요한 목재 가공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문) 이처럼 북한 노동자의 중국 파견이 북-중 간 경제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뭔가요?

답) 무엇보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으로서는 노동력을 적극 가동하면서 외화 벌이를 위한 때문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한국과의 교역 중단으로 일자리를 잃은 봉제 기술자 등을 중국에 파견해 적극 활용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으로서는 인건비가 싼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접경지역에서 북한 노동자들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북-중 접경지역에 있는 중국의 의류 등 가공업체들은 노동 인력이 경제가 발전한 남부 연안지역으로 많이 빠져나가면서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요, 이 같은 인력난 해소를 위해 북한 근로자 고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 선양과 단동 등 랴오닝 지역 의류업체들은 2005년부터 북한 봉제 인력 수백 명을 고용했었지만,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중국 당국이 북한 근로자에 대한 취업 비자 발급을 중단한 뒤 북한 인력 고용이 중단됐었습니다. 그러다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두 차례 중국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경제협력이 적극 모색되면서 중국 기업들의 북한 근로자 고용도 재개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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