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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강제노동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


북한 탁아소의 아동들 (자료사진).
북한 탁아소의 아동들 (자료사진).

6월 1일은 공산권 국가들이 어린이 날로 기념하는 국제아동절입니다. 북한 전역에서도 오늘 어린이들을 위해 여러 가지 행사가 열리는데요. 북한 당국이 어린이들을 나라의 왕이라고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많은 어린이들이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강제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조은정 기자와 함께 북한 어린이들이 처한 실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조은정 기자. 북한 당국은 어린이들이 왕이라고 밝히고 있죠?

답) 예. 김일성 주석의 교시라고 합니다. 북한의 소학교들에는 ‘세상에 부럼 없어라’라는 선전문구가 걸려 있죠. 지난2009년 12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에 관한 보편적 정례검토가 열렸었는데요. 이때 한채순 북한 보건성 보건경영학연구소 실장이 어린이 인권 보호에 대해 언급한 내용을 들어보시죠.

[녹취: 한채순 실장] “저는 이 기회에 우리 공화국은 헌법과 여러 연관 부문 법들에서 여성들과 어린이들을 특별한 보호대상으로 규정하고 그들에게 온갖 특혜를 베풀고 있으며 이러해서 아이들은 나라의 왕으로, 여성들은 나라의 꽃으로 떠받들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바입니다.”

문) 북한 당국이 어린이들을 특별보호 대상으로 지정하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먹을 것 조차 보장해 주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지적이 있죠?

답) 그렇습니다. 세계식량계획 WFP가 지난 해 11월 북한 전역의 식량 상황을 조사했는데요. 2천4백만 북한 주민 중 8분의 1인, 3백만 명이 긴급 식량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중에서 224만 명이 어린이였습니다.

문) 어린이들이 잘 먹지 못하면 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텐데요?

답) 예. 이와 관련해서 WFP평양사무소 클라우디아 본 롤 소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클라우디아 본 롤 소장] “There is a very high rate of children and also adults who are actually much shorter…”

본 롤 소장은 “매우 많은 북한 어린이와 어른들이 예상보다 매우 키가 작다”며 “오랜 기간 동안 식량 부족을 겪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키가 얼마나 작은 가요?

답) 북한의 중앙통계국과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가 2009년에 실시한 전국 조사에 따르면, 5살 미만 북한 어린이의 32%가 나이에 비해 키가 작은 발육부진 상태였습니다. 개발도상국 평균인 29% 보다 높은 거죠.

문) 북한의 식량난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아는데요, 당시 성장기에 있던 어른들도 키가 작을 것 같은데요.

답) 예. 한국 통일부가 탈북자 수 천 명을 조사한 결과 성인 남성의 평균 키는 165cm, 여성은 154 cm입니다. 북한 남녀 모두 조선시대보다 4~5cm 밖에 자라지 못했다는 지적인데요, 남성의 경우 한국보다 무려 10cm가까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북한 어린이들이 굶주림 뿐아니라 강제노동에도 시달리고 있다는 국제 단체들의 지적도 있죠?

답) 그렇습니다. 북한 국내법은 16살 이하 어린이의 노동 투입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범죄 행위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 국무부가 지난 주 발표한 2011년 연례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어린이들이 특정 기간 동안 도로 제설작업, 그리고 곡식 수확량 목표 달성을 위해 농장과 공장에 종종 투입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 정모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탈북 난민 정모 씨] “농촌 동원 다닌다고 하면, 아이들이, 다 전반이 학생들이 농사 지은 것입니다. 학생모라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그렇게 말하거든요.”

문) 한 민간 연구기관은 북한을 최악의 아동노동 착취국가로 지목하기도 했죠?

답) 예. 영국의 메이플크로프트는 지난 1월 발표한 2012년 아동노동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을 조사대상국 197개국 가운데 최악으로 꼽았습니다. 북한 외에 버마, 소말리아, 수단이 공동 최하위를 기록했는데요. 메이플크로프트는 북한 아동들이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부모와 함게 수감된 어린이들이 정치적 이유로 처벌 받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앞서 북한 어린이들이 잘 먹지 못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런 상태에서 노동을 하면 몸에 무리가 갈 것 같은데요.

답) 예. 한국 통일연구원 임순희 박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녹취: 임순희 박사] “식량난이 심화되면서 아이들이 많이 먹지도 못했죠, 그리고 건강이 많이 나빠졌습니다. 영양실조가 많다고 해요.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일을 하다보니까 건강도 더 많이 해치게 되고, 학업에도 많은 지장을 준다,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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