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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버마 핵 협력설 증거 부족하지만 여전히 우려사안”


미국의 일부 전문가들은 버마가 북한과 협력해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마 핵 문제는 여전히 우려할 만한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롬 국제평화연구소의 로버트 켈리 연구원은 11일 워싱턴의 존스홉킨스 대학교 한미연구원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버마가 북한의 도움을 받아 비밀리에 핵 개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말했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 (IAEA) 고위 사찰관을 지낸 켈리 연구원은 아직까지 북한이 버마 핵 개발에 협력했다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버마가 비밀리에 핵을 개발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한 국방기술자 출신 망명자인 사이 테인 윈 소령을 예로 들었습니다. 윈 소령은 켈리 연구원과의 면담에서, 북한 사람들과 함께 일한 것은 모스크바로 유학을 떠나기 전인 2001년이었으며, 이후 다시 버마로 돌아간 뒤에는 북한 사람들을 만난 적이 없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켈리 연구원은 윈 소령이 핵 과학자가 아니라 기계공학 전문가일 뿐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워싱턴 소재 과학국제안보연구소의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북한과 버마 간 핵 협력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해서 우려대상 국가에 대한 정책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며, 리비아와 파키스탄 핵 과학자 A.Q 칸 박사를 예로 들었습니다. 2003년까지만 해도 리비아가 핵을 보유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는 것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은 미국 정부가 북한이나 이란 핵 문제에 비해 버마 핵 문제에 대해 관심을 덜 갖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버마 핵 문제를 버마 망명인사들이나 야당 등에만 맡겨놓지 말고, 미국 정부가 개입해 정확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 조지타운 대학교의 마이클 그린 교수는 북한과 버마 간 핵 협력 보다는 북한이 핵 능력을 이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을 지낸 그린 교수는 버마가 비밀리에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습니다.

그린 교수는 이어 버마가 핵 개발을 위해 북한과 협력하고 있을 가능성은 많아야 중간 정도라며, 하지만 북한이 핵 능력을 외국으로 이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을 가능성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린 교수는 자신이 2002년 당시 제임스 켈리 국무부 차관보와 방북 했을 때 북한 당국자들로부터 들은 얘기와 북한과 시리아 간 핵 거래, 그리고 최근 방북한 미국 인사들이 북한 당국자들로부터 들은 얘기 등을 종합해 그 같이 판단한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조셉 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미국 정부는 북한 문제와 관련해 6자회담 등을 통해 중국과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중국과 폭넓은 현안들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이런 논의를 통해 미-중 관계를 강화시켜 왔다는 것입니다.

조셉 윤 부차관보는 버마 문제에 대해서도 중국과 논의해 왔지만, 북한에 비해서는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조셉 윤 부차관보는 미국 정부는 북한과는 6자회담을 중심으로 다자적 접근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버마와는 양자적 관계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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