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탈북자들, “북한 봉건시대로 후퇴”

  • 최원기

북한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지 16년이 지났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김일성 주석에 대해서는 여전히 존경심을 갖고 있는 반면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하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16년 전인 1994년 7월 8일, 북한의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습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께서 1994년 7월8일 2시에 급병으로 서거하셨다는 사실을 가장 심통한 심정으로 온 나라 전체 인민들에게 알린다.”

당시 평양에 살고 있었던 탈북자 이숙 씨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뉴스를 듣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울었다고 말했습니다.

“제가 정말 길을 가다가 12시에 김일성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아버지가 죽은 것처럼 주저 앉았습니다.”

김일성 주석이 세상을 뜨자 그의 아들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력을 이어받았습니다. 그 후 김정일 위원장은 ‘선군정치’를 표방하며 지금까지 16년 간 북한을 통치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아직도 김일성 주석을 존경하고 있지만 김정일 위원장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업적을 무너뜨린’ 아들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평양의 대외보험총국에 근무하다 현재 워싱턴의 북한인권위원회 방문 연구원으로 있는 김광진 씨의 말입니다.

“북한 사람들의 시각에서 보면 아버지가 이뤄놓은 업적을 아들이 다 까먹고 망가트린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위원장을 김일성 주석보다 낮게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난 때문입니다. 김일성 주석이 다스리던 지난 60-70년대는 배급도 잘 나오고 경제가 그런대로 돌아갔는데, 김정일 위원장이 권력을 잡고부터는 모든 것이 엉망이 됐다는 것입니다. 다시 탈북자 이숙 씨의 말입니다.

“97년도에 백성들이 숱하게 굶어 죽었습니다. 저도 직접 무산의 집에 가서 봤는데, 탈북자가 생기고, 저는 이미 그 때 김정일에게 점수를 잘못 매기기 시작했습니다.”

탈북자 김광진 씨는 김정일 위원장이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것은 식량난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아버지 김일성 주석은 주민들 속에 들어가 인민들과 호흡을 같이 했는데 김정일 위원장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김일성은 신년사 매년 했죠. 육성 녹음을 들을 수 있었고. 현지지도 많이 했죠. 논 판에 앉아서 농민들과 얘기도 하고. 그런데 김정일은 왕자로 자라서 국민들 앞에 나서지 않고 육성도 거의 들어본 적이 없고, 소통이 없는 거죠.”

미국의 북한 전문가들도 탈북자들의 이런 평가에 동의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김정일 위원장이 경제를 잘못 운영해 민심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입니다.

"Under Kim Il Sung, we definitely had the preferential treatment of the elite, but there was a great focus on the welfare of North Korean people. We had various programs that were focused on the living standards of North Korean People."

김일성 시대에는 그런대로 전체 인민들을 위해 경제를 운영했는데, 김정일은 경제를 군부와 당 간부 위주로 운영해 민심을 잃었다는 말입니다.

북한은 지난 1994년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권력을 세습한 데 이어 또 다시 권력세습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2008년 8월 뇌졸중을 겪은 후 자신의 셋째 아들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정했습니다. 이어 오는 9월 노동당 대표자회를 열어 3대 권력 세습을 본격화 하려 하고 있습니다.

평양의 이 같은 권력 세습 움직임과 관련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대놓고 말은 못해도 내심 불만이 많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탈북자 이숙 씨의 말입니다.

“옛날 왕권 시절도 아니고, 어느 때라고, 사회주의도 아니고 공산주의도 아니고 옛날 봉건통치로 되 돌아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세계에서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를 표방한 나라들 가운데 아버지가 자신의 권력을 아들에 물려준 것은 북한이 유일합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 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