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러시아와 중국 방문을 마치고 27일 귀국했다고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김경희 당 경공업 부장 등 당과 군대의 책임일군들이 국경역에서 김 위원장을 맞이했다고 전했습니다. 후계자 김정은이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중국 방문에 동행하지 않고 북한에 머문 것이 확인된 것입니다.
앞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27일 오후 5시 중국 지린성 지안을 통과해 귀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의 방중을 ‘경유 및 동북지방 방문’으로 규정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러시아 방문을 시작으로 24일 동부 시베리아의 울란 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중국을 경유한 귀국행을 선택했습니다.
러시아와 접경 지역인 네이멍구 자치구에는 지난 25일 도착해 후춘화 네이멍구 당서기가 주최하는 환영 연회에 참석했고, 둘째 날인 26일에는 헤이룽장성 치치하얼에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접견했습니다.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다이 국무위원을 만나 북한이 전제 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화 목표를 지지하고 있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와 촉진을 위해 2005년의 9.19 공동선언을 모든 당사자들과 함께 완전히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경유하는 동안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나 원자바오 총리와의 회동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김 위원장은 후 주석에게 27일 친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중국 당국자들의 환대에 사의를 표하는 한편, 대를 잇는 북한과 중국간 친선 강화를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동북지역에서 중국 공산당 정책의 생활력을 볼 수 있었다며, 중국식 사회주의가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앞서 중국의 동북지방에서 주로 산업시설을 둘러보고 헤이룽장성 치치하얼에서는 대형 공작기계 공장과 유제품 공장, 다칭에서는 건설 중인 주택단지를 둘러봤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26일 저녁 특별열차 편으로 다칭을 떠나 하얼빈을 무정차 통과한 뒤 27일 마지막으로 퉁화 시를 방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퉁화 시에서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등이 동행한 가운데 포도주 제조 공장을 참관했으며, 지린성의 당과 정부가 준비한 연회에 참석하고 예술공연을 관람한 뒤 귀국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중국 동북지역 통과와 방문은 후진타오 대통령과 중국 당, 정부, 인민의 특별한 관심 속에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며 두 나라 간 전통적인 친선협조 관계가 과시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러시아 방문 뒤 중국을 경유함으로써 귀국 여정을 1천500km 단축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