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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폭우, 압록강 하구 범람


북한 압록강 하구 지역에 게릴라성 무더기비가 내려 이 지역 내 섬들이 대부분 물에 잠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단둥 일원도 피해가 계속 불어나고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수풍호 주변 지역에 300 밀리미터 이상의 강한 폭우가 내려 압록강 하구의 섬들이 물에 잠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무더기비로 위화도와 어적도 등 이 일대 섬들의 살림집과 농경지가 100 퍼센트 침수됐다고 전했습니다.

한국 기상청은 지난 19일 오후 9시부터 21일 오후 3시 사이에 수풍 지역에 369 밀리미터의 폭우가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 19일부터 압록강 하구쪽에 내린 집중 호우로 단둥지역에 최고 597 밀리미터의 무더기비가 쏟아졌다고 전했습니다.

‘신화통신’은 이번 폭우로 곳곳에서 둑이 터져 가옥 수백 채가 침수됐으며 주민 5만 명 이상이 대피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통신은 이 일대 전력이 끊기고 강변공원이 물에 잠겼으며, 21일 현재 주민 3명이 실종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단둥 현지 소식통들은 특히 단둥 하류 신개발 지역의 피해가 크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단둥과 마주보고 있는 신의주와 하구 비단섬 등에도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단둥 현지 소식통은 21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북한이 압록강 하류의 섬들에 벼 등 곡식을 많이 재배하고 있다며, 이번 폭우로 농작물이 침수되는 등 타격이 매우 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폭우로 가뜩이나 열악한 식량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 소식통은 특히 북한의 수해 방지 능력이 중국에 비해 많이 떨어진다며, 단둥 일원보다 신의주 등 북한 지역에 피해 규모가 더 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21일 신의주시 등 수해 피해지역에 인민군대가 동원돼 구조와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그러나 인명 피해 등 이번 수해의 구체적인 피해 내용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국 기상청은 수풍과 신의주 일원에 22일까지 38-80 밀리미터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많은 곳은 최고 150 밀리미터 이상 폭우가 내릴 수 있다고 예보했습니다. 또 월요일인 23일에도 북한 전역에 많은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으며, 특히 북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30 밀리미터의 강한 비가 오는 등 지역에 따라 강수량 차이가 클 수 있다고 예보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에 민둥산이 많기 때문에 홍수로 인한 산사태 등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경사면에서 갑자기 많은 물이 솟구치거나 지하수가 갑자기 멈출 때, 산 허리에 금이 가면 즉시 대피하거나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의료 전문가들은 특히 수해 뒤 장티푸스와 이질, 콜레라, 장염 등이 만연할 수 있기 때문에 손을 자주 씻고 익힌 음식을 먹으며, 물은 반드시 끓여 마셔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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