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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체 보도 태도 달라져


조선중앙통신의 북-러 정상회담 보도사진
조선중앙통신의 북-러 정상회담 보도사진

북한 관영매체들은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와 중국 순방을 일정이 진행되는 내내 이례적으로 신속 보도했습니다. 사진도 다양하게 소개했는데요, 이런 북한 매체들의 보도 태도는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것입니다. 서울의 김환용 기자가 그런 변화가 왜 일어나고 있는지 취재했습니다.

북한의 대외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두만강을 넘어 러시아 하산역에 도착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외신들과 거의 비슷한 신속한 보도였습니다.

이어 김정일 위원장이 러시아에서 중국으로 들어간 사실에 대해서도 조선중앙통신은 물론 대내 매체인 조선중앙TV도 긴급보도 형식으로 당일인 25일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주 내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중국 내에서의 움직임, 누가 따라갔는지, 그리고 회담 결과 등을 이례적으로 발빠르게 보도했습니다.

과거 북한 매체들은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기간 동안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귀국할 즈음에야 간단히 보도하곤 했었습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한국 내에선 북한이 국제사회에서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꿔보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고유환 교숩니다.

“국제질서에 이제 어느 정도 순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북한도 국제사회 일원이라고 하는 것을 과시하는 그런 의미도 있을 겁니다.”

최근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의 급속한 발달로 김 위원장의 해외에서의 움직임을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된 것도 또 다른 이유로 보입니다.

이와 함께 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김정은 후계체제가 미친 영향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지도자가 해외에서 정상 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대내적으로는 후계자가 충분히 국정을 장악하고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는 그런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 아닌가 봅니다.”

북한 매체들의 태도 변화는 다른 보도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28일 ‘시원한 여름’이라는 제목으로 평양시에 있는 만경대 물놀이장 사진 40여장을 실었습니다. 물놀이를 즐기는 북한 주민들의 평화로운 일상을 담은 사진들입니다.

전문가들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 급변설과는 달리 사회가 안정적이라는 점과 자신들의 평화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우영 교숩니다.

“자기네들은 전쟁 준비가 아니라 평화적 이미지를 강조한다, 이런 것들은 좀 있는 것 같아요, 올해 들어서 국제적으로 그런 평화공세를 하면서 이런 것들에 묻어서 어느 정도 지금 남북한 긴장 촉발시키는 것은 남쪽이지 북쪽은 아니다, 이런 것들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서 이명박 한국 대통령에 대한 거친표현과 비난이 최근 들어 급격히 줄어들다가 지난 주엔 아예 사라졌습니다.

북한 대학원대학교 이우영 교수는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미국에 대한 메시지로 분석했습니다.

“미국도 특히 남북관계를 우선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북쪽 입장에선 우리는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여러 면으로 보여주고 있는 거죠, 대남 비방도 좀 축소시키고 있고 대남관계에서도 성의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게 아닌가 싶구요.”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북한 매체들의 태도 변화가 대화국면 속에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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