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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북 비밀접촉 녹음기록 공개할 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군 간부들 (자료사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군 간부들 (자료사진)

북한은, 한국 정부가, 지난달 있었던 남북 당국간 비밀접촉의 진실을 계속 은폐할 경우 당시 녹음 기록을 공개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한국 정부에 대한 북한의 압박 공세가 한층 강해지고 있습니다. 김환용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측이 이번엔 남북 비밀접촉 당시 녹음기록을 공개할 수 있다고 한국 정부를 위협했습니다.

지난달 남북간 비밀접촉에 참여했던 북한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표는 9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을 통해 “한국측이 비밀접촉의 진실 밝히기를 거부하고 동족기만과 날조에 매달린다면 불가피하게 접촉 전 과정에 대한 녹음기록을 공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현인택 한국 통일부 장관은 앞서 지난 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비밀접촉 내용을 담은 녹취록은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 양측은 당국간 회담뿐만 아니라 적십자 회담 등 각급 회담과 접촉이 이뤄질 때 마다 관례적으로 녹음기 등을 이용해 협의 과정을 기록해 왔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실제로 녹취록을 갖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 국방위 정책국 대표는 이와 함께 지난 1일 자신들이 남북 비밀접촉사실을 공개한 이후 한국 정부가 이에 대해 밝힌 해명들을 일일이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정책국 대표는 이번 접촉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는 한국 정부의 설명에 대해 “김천식 통일부 정책실장은 비밀접촉 자리에서 이번 접촉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이 대통령의 지시로 마련됐고 현인택 통일부 장관이 전 과정을 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 절충안을 논의하지 않았다는 한국 정부의 해명에 대해서도 “한국측이 최소한 유감이라도 표시해주면 그것을 사과로 받아들여 지금까지의 대결 정책을 철회하고 정상회담도 빨리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한국측이 남북 정상회담 일정을 제안했는지 여부와 관련해선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현 당국은 시간이 매우 급하다면서 3차례 남북 정상회담 일정을 담은 시간표를 이 대통령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며 내놓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돈 봉투 문제에 대해선 “접촉이 결렬되자 김태효 비서관의 지시에 따라 홍창화 국가정보원 국장이 트렁크에서 돈 봉투를 꺼내 들었고 김태효 비서관이 북측 대표들의 손에 이를 쥐어주려고 했다”며 “북측이 거부하자 돈 봉투를 다시 걷어 넣었고 작별인사도 못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통일부 대변인 논평을 내고 “진의를 왜곡한 일방적 주장”이라며 “북한의 이런 태도는 남북관계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반박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의 협박 행위가 한국 정부를 최대한 구석으로 몰아 부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대화를 완전히 끊자는 의도라기 보다는 남북대화를 촉구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부터의 압박 속에서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공세라는 관측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의 정영태 박사입니다.

“그럼 주도권은 뭐냐, 결국 일단 거부하고 남한 정부를 강하게 몰아 부쳐서 어쩔 수 없이 대화에 응하도록, 대화하는 분위기를 남한 스스로 만들도록 하는 그런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 그런 생각도 들어요”

녹음기록 공개 가능성에 대해선 녹음 기록이 있더라도 북한으로서도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녹음 기록이 공개될 경우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이 엄청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는 “녹음 기록을 공개하게 되면 사실상 이명박 정부와의 대화는 불가능해진다”며 “6자회담 재개가 필요한 북한으로선 그런 선택을 하기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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