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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위원장 방러, 방중 결산


러시아의 아무르 주에 도착하는 김정일 위원장

러시아의 아무르 주에 도착하는 김정일 위원장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주 6박7일간의 러시아와 중국 방문을 마쳤습니다. 이번 방문은 미-북 관계가 변화의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많은 관심을 모았는데요,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부터 정리해 보죠. 9년 만의 방문이었죠?

답) 네. 지난 2002년 김 위원장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 때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특별열차 편으로 러시아를 방문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동거리가 굉장히 길었습니다. 닷새 동안 러시아에서 4천 킬로미터가 넘게 이동했는데요, 이런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김 위원장의 건강이 호전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20일 러시아 국경도시 하산에 도착한 뒤에 아무르 주에 있는 부레이 수력발전소를 방문하고, 바이칼 호수 인근에 있는 울란우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2001년에도 러시아를 방문했는데요, 그 때는 모스크바까지 열차를 타고 가서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문) 이번 북-러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문제가 논의됐습니까?

답) 6자회담 재개와 경제협력 확대 문제가 주로 논의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일 위원장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전제조건 없이 신속하게 6자회담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러시아 대통령실에 따르면 북한은6자회담이 재개되면 회담 과정에서 핵실험과 핵 물질 생산을 잠정유보 할 수 있다는 뜻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밝혔습니다.

문) 이번 회담에서는 경제협력 분야가 중점 논의된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북한은 두 정상이 천연가스를 비롯한 에너지와 철도 연결 등 경제협력을 확대하고, 이를 위한 실무그룹을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김정일 위원장이 러시아와 남북한을 잇는 가스관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제안된 가스관 사업은 총 연장 1천7백 킬로미터로, 사업이 시작되면 매년 1백억 입방미터의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한국으로 수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문) 김 위원장의 이번 러시아 방문에서는 가스관 사업이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는데, 북한은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입니까?

답) 가스관 부설 사업에 참여할 계획은 없지만 가스관이 북한 영토를 통과하는 건 허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입니다. 김 위원장을 수행했던 러시아의 빅토르 이샤예프 극동 연방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전한 내용인데요, 이사예프 전권대표는 러시아와 한국이 천연가스 공급 협정을 체결하면 북한은 가스관 통과와 영토 임대 수수료를 받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 김 위원장은 러시아 방문 중 러시아와의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죠.

답) 그렇습니다. 이샤예프 전권대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러시아 국경도시 하산과 북한 나진항을 잇는 철도 보수공사, 농업 합작사업, 러시아에 북한 맥주공장과 식당을 세우는 방안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때마침 러시아 경제대표단이 평양을 방문해 의정서를 체결했는데요, 양국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경제협력 방안을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는 내용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문) 김 위원장은 중국을 거쳐 귀국했는데요, 최근 들어서 중국을 자주 방문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지난 5월에 이어 3개월 만에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지난 해 5월과 8월에도 중국을 방문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불과 1년3개월 사이에 4차례나 중국을 방문한 것입니다.

문) 그만큼 중국과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는데, 이번에도 단순히 귀국길을 단축하기 위해 중국을 경유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 않았습니까?

답) 네, 특히 후진타오 국가주석이나 원자바오 총리와 회담을 가질지 관심이 모아졌는데요, 결국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접견하는 데 그쳤습니다. 대신 김 위원장이 후 주석에게 환대에 감사하고 북-러 친선 강화를 강조하는 친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2박3일 동안 네이멍구 자치구와 중국 동북지방을 지나면서 주로 산업시설을 둘러봤습니다.

문) 김 위원장은 다이빙궈 국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도 6자회담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밝혔죠?

답) 네,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을 이행할 준비도 돼 있다고 거듭 확인했는데요, 북-러 정상회담에서 밝힌 내용과 다르지 않습니다. 중국 측에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6자회담 재개 방안을 조율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러시아와 중국 방문이 앞으로 북 핵 6자회담 재개와 북-중, 그리고 북-러 간 경제협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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