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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휴대전화 특집] 2. 북한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지난 3월 말로 5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전문가들의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는 북한의 휴대전화를 두 차례에 걸쳐 집중조명 합니다.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휴대전화 가입자 급증이 북한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봅니다. 이연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올해 초 공개한 휴대전화 홍보용 동영상에서, 북한의 휴대전화 서비스가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통신봉사의 질이 높아지고 봉사의 내용이 다양해짐에 따라 3세대 이동통신은 사람들의 사업과 생활에서 더욱 더 친근한 길동무가 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휴대전화가 이제는 주민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다는 것입니다. 국제사회는 북한 내부의 이 같은 추세가 북한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는 지난 달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휴대전화 확산은 긍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휴대전화 가입자 증가가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를 말하기는 어렵지만, 북한 주민들이 서로 얘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것입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도 북한 주민들이 서로 휴대전화를 통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북한 당국이 허용한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휴대전화를 허용한 것은 정보의 흐름에 대한 통제를 부분적으로 완화한 것과 마찬가지이며, 이는 북한 주민들에게 전례 없는 좋은 기회라는 설명입니다.

해거드 교수는 특히 가입자 수가 급증하면서 특권층이 아닌 사람들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초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쓴 민주화 시민혁명에서 휴대전화와 인터넷 같은 정보통신기기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휴대전화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는 북한에서도 그 같은 일이 가능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북한에서 중동과 북아프리카와 같은 시민혁명을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합니다.

워싱턴 소재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에서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아직은 사회적 변화를 초래할 만한 정도로 휴대전화가 발전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또 중동, 아프리카와 북한의 상황은 아주 다르다고 지적합니다.

30년 넘게 철권정치를 하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몰아낸 이집트는 휴대전화 가입자 수가 5천만 명을 넘었지만, 북한의 경우 아직도 60만 명을 밑도는 수준인데다 이들 대부분이 정권에 별다른 불만이 없는 특권층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중동과 아프리카의 시민혁명에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유튜브 같은 인터넷 상의 정보 공유 사이트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지만, 북한 주민들은 인터넷 접속 자체가 원천적으로 막혀 있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 당국이 도청과 감청 등을 통해 휴대전화 사용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휴대전화 보급이 더욱 늘어나고 주민들 사이의 수평적 정보 공유가 확산될 경우 변화의 싹이 자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미국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딕 낸토 연구원은 휴대전화가 외부세계의 정보를 북한 내부에 전파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휴대전화 가입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정보의 흐름이 빨라지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북한 정부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낸토 연구원은 밝혔습니다.

휴대전화를 통해 다른 나라들의 생활수준이 북한 보다 높다는 사실이 주민들 사이에 빠르게 전파될 경우, 북한이 지상천국이라는 얘기를 듣고 살았던 주민들은 속았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낸토 연구원은 이처럼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될 경우 시장 허용 확대 등 생활수준 향상을 위한 조치를 정부에 요구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휴대전화 산업이 북한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을지도 관심사입니다. 휴대전화 산업이 한 나라의 경제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큰 데다, 북한은 나름대로 정보통신 분야에 대한 교육열이 높고 비교적 우수한 인적 자원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경우 휴대전화 산업이1990년대 이후 국가경제를 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출액도 2009년 1백81억 달러, 2010년 1백53억 달러 등 최대 수출품목의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을 한국과 비교할 수는 없다고, 서울 삼성경제연구소의 동용승 전문연구위원은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내부에서 휴대전화를 생산할 수 없다는 결정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휴대전화의 자체생산이라는 것은 단순히 전화기만을 만드는 것이 아니고 부품이라든가 전후방 연관효과들이 있는데, 현재 북한 내의 경제수준을 가지고 독자적으로 휴대전화기를 만들어 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북한은 현재 휴대전화기를 자체적으로 생산하지 못해 모두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으며, 따라서 휴대전화 산업이 북한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휴대전화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필요할 뿐아니라, 주민들의 소득수준이 더 올라가서 시장 규모도 지금보다 훨씬 커져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캘리포니아 주립 샌디에이고대학의 스테판 해거드 교수는 특히 개혁개방이 필수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개혁을 할 경우 북한 휴대전화가 경제 활동을 늘리고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산업발전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이 개혁을 하지 않을 경우, 휴대전화가 갖는 성장동력으로서의 잠재적 가능성이 실현되지 못하면서, 경제발전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해거드 교수는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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