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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김정은 등장 1년] 1. 정권 2인자로 안착한 김정은


아버지 김정일과 함께 군열병식을 참관하는 김정은 (좌 -북한 텔레비젼 화면)

아버지 김정일과 함께 군열병식을 참관하는 김정은 (좌 -북한 텔레비젼 화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인 김정은이 북한 정권의 후계자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지 28일로 1년이 지났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오늘부터 세 차례에 걸쳐 김정은의 지난 1년을 살펴보는 특집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순서로 ‘북한의 2인자 김정은’ 편을 보내드립니다. 최원기 기자입니다.

(북한 아나운서) “조선노동당 창건 55주년에 즈음하여 인민군 지휘 성원의 군사칭호를 다음과 같이 올릴 것을 명령한다. 대장 김경희, 김정은…”

지금으로부터 1년 전,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을 ‘인민군 대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음 날 44년 만에 열린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김정은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중앙위원회 위원으로 선출됐습니다. 그동안 온갖 소문과 베일에 가려져 있던 김정은이 최초로 공식 석상에 등장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김정은이 등장하자 많은 사람들은 불안한 눈초리로 평양의 새로운 후계자를 지켜봤습니다. 무엇보다 김정은이 27살로 너무 어린데다 국정 경험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일단 북한의 후계자로 안착한 것 같다고 말합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의 권력 승계 작업이 별 잡음 없이 진행되고 있으며, 김정은도 조금씩 권력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합니다.

탈북자 출신인 안찬일 세계탈북인총연합회 대표도 같은 견해를 밝혔습니다.

“북한 정치에서는 세습 외에는 대안이 없으니까, 꼭대기에서 결정하면 밑에서는 따를 수밖에 없고, 김정은에 대한 권력 이양은 무리 없이 가지 않겠나, 현 단계에서 보면 그렇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해 9월 공식 등장한 이래 자신에 대한 우상화와 권력기관 장악을 통해 북한의 명실상부한 후계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우선 김정은은 아버지인 김정일 위원장을 수행해 100회 넘게 현지 지도를 하면서 관영매체들을 통해 자신을 지속적으로 부각 시켰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그리고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백두혈통’을 강조했고, 김정은은 김일성의 젊은 시절 모습을 연상시키는 머리 모양과 옷 차림새로 자신을 ‘국정을 돌보는 젊은 후계자’로 포장했습니다.

그 결과 김정은은 지금 북한 주민들이 김정일 위원장에 이어 가장 자주 입에 올리는 지도자가 됐습니다. 최근 평양을 방문한 ‘미국의 소리’ 방송 기자가 만난 북한 주민의 말입니다.

“장군님의 배려와 김정은 대장 동지의 배려에 의해서 훌륭히 건설된 공원 중 하나이며..”

북한 당국은 이밖에 김정은을 상징하는 ‘대장복’ 비석을 곳곳에 세우는 한편 김정은을 찬양하는 교과서 발간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은 특히 지난 1년간 군부와 보안기관, 그리고 노동당을 빠른 속도로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민간단체인 외교협회의 스콧 스나이더 한반도 담당 선임연구원은 말했습니다.

"김정은은 리영호 총참모장과 김정각 총정치국 제1부국장 등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를 통해 군부 내에 자신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 등 보안기관도 상당 부분 장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당 조직지도부를 통해 당 인사에 개입하는 것은 물론 청년층의 대거 입당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과 정부, 군을 장악한 김정은은 지난 23일 평양에서 열린 김정일 위원장과 촘말리 사야손 라오스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배석하는 등 대외관계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국 국민대학교의 북한 전문가인 정창현 교수는 김정은이 권력의 70% 정도를 장악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최근에 라오스 대통령이 방북 했을 때 (김정은이) 김정일 위원장과 같이 외교 무대에 데뷔한 것을 보면 2인자로서의 보폭을 압축적으로 밟아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권력을 70%는 장악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이 살아있는 상황에서는 김정은의 권력 장악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과거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의 말입니다.

“POWER WILL TRANSFER WHEN…

북한 같은 봉건 왕조국가에서 권력자는 오로지 김정일 위원장 한 사람 뿐이며, 정권의 후계자로서 김정은의 안착 여부는 아버지인 김정일이 사망한 후에나 결론이 날 일이라는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최대 과제가 경제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북한의 권력이 1980년대에 김일성에서 김정일로 넘어 갈 때 김정일이 ‘3대혁명 소조’를 주도하며 자신의 경제적 업적을 부각시켰듯이 김정은 역시 주민들에게 뭔가 가시적 업적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다시 정창현 교수의 말입니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서 이전보다 나아졌는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후계자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올해, 내년에는 중국, 러시아에서 해외 투자를 받아들여서 가시적으로 주민들에게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재 한반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김정은이 북한이 이른바 `강성대국’을 달성하는 해로 정한 내년에도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르지 않고 당 정치국이나 국방위원회에 진입하는 선에서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당초 예상보다 좋아진 만큼 굳이 권력 이양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북한 정권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공식 석상에 등장한 지 1년을 맞아 보내 드리는 특집기획, 내일은 두 번째 순서로 `김정은 중심의 신군부 부상’에 대해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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