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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월드컵 축구대표팀, 평가전서 강화된 전력 선보여”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 개막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스트리아에서 최종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북한 대표팀은 유럽의 강호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강화된 전력을 선보였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북한 월드컵 대표팀이 어제(25일) 유럽의 강호 그리스와 평가전을 가졌는데요, 먼저 이 소식부터 전해 주시죠?

답) 북한 대표팀은 어제 (25일)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평가전에서 대등한 경기 끝에 2-2로 비겼습니다. 북한은 그리스에 전반 2분 만에 선제골을 내줬지만, 전반 23분 정대세가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그리스는 후반전 시작 3분 만에 다시 한 골을 넣으며 2-1로 앞서 나갔지만, 4분 후 정대세 선수가 오른발 슈팅으로 그리스 골망을 흔들면서 2-2 무승부를 이끌어 냈습니다.

문) 비록 무승부로 끝나기는 했지만, 북한이 잘 싸웠다고 할 수 있겠죠?

답) 그렇습니다. 국제축구연맹 피파 순위 1백6위에 올라 있는 북한이 12위의 그리스를 맞아 대등한 경기 끝에 무승부를 이끌어 낸 것은 기대 이상의 선전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뉴질랜드와 함께 이번 남아공 월드컵 본선 진출국 가운데 최약체로 꼽히던 북한으로서는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 월드컵에서 돌풍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하고 있습니다.

문) 이번 그리스와의 평가전을 통해 나타난 북한 대표팀의 전력, 어떻게 평가되고 있나요?

답) 어제 경기에서 북한은 빠른 축구로 그리스를 압박했는데요, 경기 내내 짧은 패스 연결과 빠른 발을 활용해 그리스 수비라인을 허무는데 성공했습니다. 특히, 몸싸움과 드리블이 능한 정대세 선수의 선전이 돋보였는데요, `로이터 통신’은 정대세 선수가 한 차원 높은 기량을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반면, 북한은 이날 경기에서 그리스에 2점을 내주면서, 그 동안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수비력에 문제점을 드러냈는데요, 앞으로 월드컵 본선에서 브라질과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 등에 대적하기 위해서는 수비를 더 보완해야 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월드컵 개막이 다가오면서 북한 대표팀에 대해 외국 언론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8일 평양을 떠난 북한 대표팀은 10일 스위스 안제레에서 유럽 전지훈련을 시작했고, 이어 지난 24일에는 최종 전지훈련을 위해 오스트리아 도른비른으로 건너갔는데요, 스위스부터 오스트리아까지 북한의 유럽 내 전지훈련 캠프를 따라다니며 밀착 취재를 하는 외국인 기자들이 따로 있을 정도입니다. 스위스 국제 라디오 방송의 보도 내용 직접 들어보시죠.

44년 만에 처음 월드컵 본선 무대에 진출한 북한이 강호 브라질과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함께 죽음의 조로 불리는 G조에 속해 있다면서, 현지 관계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한 선수들이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과 그리스의 평가전에 취재 신청을 한 기자들이 1백 명을 넘었구요, 경기 하루 전 열린 북한의 훈련에도 한국을 비롯해 네덜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미국, 일본 등 3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렸습니다.

문) 북한 선수단도 오랜만에 공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월드컵에 임하는 포부를 밝혔다지요. 어떤 얘기들이 나왔나요?

답) 김정훈 북한 감독은 북한 여자축구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라 있으며, 최근에는 남자축구도 세계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월드컵에서 잘해서 세계가 북한 축구에 대해 새로운 관점으로,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축구대표팀의 간판인 정대세 선수는 북한이 브라질과 함께 16강에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 선수는 그러면서, 매 경기 골을 넣고 싶다며 특히 브라질,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는 꼭 골을 넣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문) 앞으로 북한 대표팀의 일정은 어떻게 되나요?

답) 그리스와의 평가전을 마친 북한은 오스트리아에 계속 머물다 다음 달 1일 남아공으로 떠날 예정입니다. 베이스캠프는 요하네스버그 외곽의 미드란드로 정해졌습니다. 당초 5월 말로 예정됐던 짐바브웨 전지훈련은 취소됐고, 29일로 예정됐던 콩고민주공화국과의 평가전도 취소됐습니다. 다음 달 6일 요하네스버그에서 나이지리아와 마지막 평가전을 치르는 북한은 6월16일 브라질과 첫 경기를 갖게 됩니다.

문)끝으로 한 가지 더 알아보죠. 북한 주민들에게는 텔레비전을 통해 이번 월드컵을 시청할 수 있느냐가 큰 관심거리일 텐데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답)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에는 북한 주민들이 안방에서 월드컵 경기를 시청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반도에 대한 월드컵 중계권을 갖고 있는 한국 민간방송 SBS는 어제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중계권 협상이 한국 해군 천안함 침몰 사고 이후 진전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SBS는 북한 측이 방송을 할 수 있는 권리와 위성으로 경기 화면을 직접 보내주는 것 등 두 가지를 모두 원했고, SBS도 이를 그렇게 해 주기로 약속했지만, 천안함 사고로 모든 협의가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는데요,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접촉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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