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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문가“서해 포격 대내용 사건”분석


북한의 서해 해안포 동굴진지 (자료사진)
북한의 서해 해안포 동굴진지 (자료사진)

한국이 대북 수해지원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서해상에 포 사격을 가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대외용보다는 대내용 사건으로 보고 있는데요,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10일 북한 군이 두 차례에 걸쳐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으로 포 사격을 가했습니다. 한국 군도 대응사격으로 맞서면서 한 때 긴장이 감돌았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황해남도 일대 건설현장에서 이뤄진 발파작업을 한국측이 포 사격으로 날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국방부는 관측장비를 통해 포 사격을 확인했고 대응 사격이라는 정당한 조치를 취했다며 북한측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자칫 지난 해 말 연평도 포격사건 때와 같이 팽팽한 군사적 긴장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이번 사태는 한국 측의 오해였다며 북한이 한발 물러서면서 마무리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이 북한에 수해지원 물자를 보내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이번 포격사건은 언뜻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미국 해군 분석센터의 켄 고스 해외지도부 연구담당 국장은 북한이 한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대내용으로 이번 사태를 일으킨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음주 시작하는 미군과 한국군의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을 앞두고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불만을 표현해서 정권 내부 단속을 강화하고자 했을 것이라는 겁니다.

북한이 한국군의 오해였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선 것 역시 이번 사태가 대내용이었음을 반증한다고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미국 신안보센타의 패트릭 크로닌 박사도 이번 사태가 서해 북방한계선을 둘러싼 남북한의 대립을 다시 한 번 보여주기는 했지만 군사, 외교적으로 대단한 사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남북관계와 미-북 관계, 그리고 6자회담 참가구들간에 막후에서 상당한 움직임이 있는 만큼 각국 당국자들이 이번 포격사태를 중대한 사건으로 판단하고 있지 않다는 겁니다.

해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도 북한이 서해 포격을 통해 외부세계에 어떤 신호를 보내려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미국과 한국을 상대로 공포심을 조장해서 대북 접촉과 대화를 더 서두르라는 신호를 보내려 했다고 하기에는 포격의 강도가 너무 약했다는 겁니다.

미국과 한국 정부도 이번 포격사태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마침 지난 9일부터 2박 3일 동안 워싱턴을 방문한 한국의 천영우 외교안보수석도 한국측 함선이나 영토가 직접 포격을 받은 게 아니고 인명이나 물적 피해가 발생한 것도 아닌 만큼 미국측과 서해 포격사태에 대해 특별히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더해 한국 정부는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대북 수해지원은 적십자 차원의 순수한 인도적 지원이라며 지원 물자를 예정대로 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미국도 포격사태가 모두 종료됐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치들에 성의를 보일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사태가 일단락 된 만큼 이제는 주요 현안으로 다시 돌아가야 하며, 이는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의 뜻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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