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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전환기의 미-북 관계] 5. “미-북 합의 앞으로 1년이 중요”


12일 학술회의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

12일 학술회의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한 북한의 리용호 외무성 부상.

미-북 관계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2.29 합의 이후 미국의 대북 영양 지원이 임박한데다, 두 나라 간 다양한 민간 교류에 대한 기대도 높아가고 있습니다. 저희 ‘미국의 소리’ 방송은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는 미-북 관계를 다섯 차례로 나눠 조망하는 기획보도를 준비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 순서로 미-북 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2.29 합의 전망을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2.29 합의 이후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을 뉴욕에 보내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지난 9일 뉴욕에서 열린 한반도 세미나에 참석해 리용호 부상을 만났던 한국 연세대학교 문정인 교수의 말입니다.

“과거 세대와는 달리 우리의 새로운 지도자는 미국과 싸움을 원치 않습니다. 우리의 새로운 지도자는 미국과의 평화를 원합니다. 이게 문자 그대로 북측이 가져온 메시지인데…”

리용호 부상은 또 미-북 관계가 먼저 정상화되면 비핵화를 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미국 조야는 평양의 이런 메시지를 선뜻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워싱턴포스트’ 신문은 지난 13일 사설을 통해 ‘북한이 핵을 동결하고 그 대가로 미국이 24만t의 식량을 제공하는 것은 이미 산 말을 다시 사는 것’이라고 오바마 행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 수장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번 합의에 대해 ‘조그마한 첫 걸음’이라는 조심스런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A modest first step in the right direction…”

북한과의 이번 합의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첫 걸음이며, 미국은 북한 새 지도자들의 행동을 면밀히 주시하고 판단할 것이라는 겁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기관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오바마 행정부가 미-북 합의에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GIVEN THE LONG HISTORY OF NORTH KOREA..”

미국은 핵 문제를 풀기 위해 지난 18년간 북한과 크고 작은 합의를 이뤘지만 한결같이 북한 측의 합의 불이행으로 파기되고 말았다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 1994년의 제네바 기본합의는 북한이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을 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기됐습니다. 또 2005년의 9.19 공동성명과 2007년 2.13합의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사문화됐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도 1년 정도 그럭저럭 진행되다가 그 후 핵 문제를 놓고 삐걱이는 ‘단기적 화해, 중기적 갈등’ 형태로 전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미국은 대북 영양 지원을 매달 2만t씩 12개월에 걸쳐 북한에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미국의 대북 영양 지원이 계속되는 동안 북한은 별 부담이 없는 핵 활동을 중단하고 국제원자력기구 (IAEA)사찰관의 복귀도 허용할 전망입니다.

전문가들은 또 올해 안에 6자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조심스레 거론하고 있습니다.

미 서부 남가주대학의 한반도 전문가인 데이비드 강 교수는 미국의 국내정치 상황도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합니다.

“WIN FOR OBAMA BECAUSE HE FROZEN…”

올 11월 재선을 위한 선거를 앞둔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번 2.29 합의는 적은 비용으로 북한 핵을 동결시킨 외교적 업적이 된다는 겁니다.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장은 단기적으로는 북한 김정은 정권도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AIDS FROM UNITES STATES IS CRITICAL TO APRIL…”

북한 정권은 4월의 태양절 행사를 앞두고 식량 확보 등 주민들에게 뭔가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일단 합의를 이행하려 할 것이란 얘기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북 식량 지원과 국내정치 일정이 마무리된 내년 봄 이후 미-북 관계는 핵 문제를 놓고 다시 삐걱댈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문정인 교수입니다.

“농축 우라늄 문제인데, 그 다음 다시 2.13 합의 문제로 들어가서 2단계 불능화로 가서, 검증가능한 핵 폐기까지 갈려면 상당히 갈 길이 멀겠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미-북 합의의 가장 큰 문제는 양국간에 신뢰가 없는 것이라며 앞으로 1년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킹스연구소 조나단 폴락 선임 연구원의 말입니다.

"FIRST THING FIRST…”

폴락 연구원은 앞으로 1년간 북한이 얼마나 합의 내용을 성실히 지키는지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는 김정은 정권의 비핵화 의지와 미-북 관계 정상화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북한의 과거 행태로 미뤄볼 때 예상치 않은 사태로 미-북 간 합의가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늘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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